-10명 중 8명 수능 기반 선발, 학종 선발비율은 거점국립대 중 꼴찌
-학종 입학 학생, 학과 만족도 높아 중도탈락 적다
-학종과 지역 학생 선발 확대 필요

전북대 [사진 출처=전북대 홈페이지]

 

서울과 지방의 대학 경쟁력 차이가 극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지역거점국립대가 지방 대학의 경쟁력 하락을 막아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거점국립대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전북대학교는 2017학년도 4년제 대학 중도탈락 현황 조사에서 지역거점국립대학 가운데 중도탈락자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나타났다.

지역거점국립대학이 대입전형 방향에 따라 그 지역 고교의 입시 대비 방향도 결정된다고 할 만큼 거점대는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환경에서 거점대가 교육환경의 변화에 눈감고 복지부동한 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지역 중고교 교육까지 망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전주고 권혁선 교사는 전북대에서 유독 중도에 학교를 그만 둔 학생들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지방 대학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편집자 주

전북대, 10명 중 8명은 수능 기반 선발
…지방거점국립대 중 중도탈락자 비율 가장 높아

지방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 중도탈락자가 가장 많은 학교는 전북대입니다. 전체인원의 3.7%인 948명으로, 2위인 경북대에 비해 1%가 높습니다. 

전북대의 중도탈락자 비율이 높은 것은 아무래도 수능 중심 입시제도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대는 일반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이 불과 373명으로 9%에 불과해 거점국립대학 가운데 꼴찌입니다. 

반면 수능 최저등급이 있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인원은 1,878명으로 45.2%나 돼 비율이 무척 높습니다. 거기다 정시 선발인원은 1,415명 34%로 수능을 기반으로 선발하는 학생 비율이 무려 79.2%에 이릅니다. 

무리하게 수능 중심 수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시에서 선발인원을 제대로 선발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학생 수 역시 지방 국립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546명으로 37.5%의 이월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역인재 전형은 의·치·수의학 계열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 2017학년도 4년제 대학 중도탈락 현황 

전북대, 타 지역 유입 학생과 정시 입학 학생 많다
…중도탈락자 비율 높은 원인일 수 있어 

전북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수능 중심 선발 비중이 높고 지역인재 선발 비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타지 학생들이 전북 지역에 많이 진학합니다.

그런데 이들 타지 학생의 전북 지역 유입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대한 공헌이 얼마 큰지에 대한 연구 분석 결과를 아직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들 학생들의 상당수가 중도탈락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됩니다.

또한 정시 학생들의 경우, 아무래도 점수에 맞추어 대학에 진학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학과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휴학 이후 반수를 많이 선택합니다.

특히 정시 추합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가장 손쉽게 학교를 그만 두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전북대에 진학한 타지 학생들도 쉽게 전북대를 그만 두고 원 지역 학교로 편입 혹은 반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 2020 전북대 전형 개요 

학종 입학 학생, 학과 만족도 높아 중도탈락 적다 
이에 비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학교나 학과에 충성도(?)가 가장 높습니다. 그만큼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일 또한 거의 없습니다. 나름대로 진로와 적성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고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합니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하는 비율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생을 많이 선발할수록 적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학교나 학과에 대한 애착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2017년 한양대, 중앙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서울 지역 10개 대학 입학처에서 지난 3년간의 대입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가 이를 말해줍니다.

대입 전형유형별 대학 입학생의 중도탈락률을 살펴봤더니, 수능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8.4%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다음이 학생부교과 4.7%였습니다. 학생부종합은 3.5%였습니다. 수능이나 학생부교과 등 점수 위주 선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중도탈락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학종 입학생의 중도탈락률은 수능 입학생의 절반도 안 됩니다. 대학생활 적응 면에서 학종 입학생이 다른 전형 입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적응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종과 지역 학생 선발 확대 필요 
수능 중심의 전통적 입시 제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요즘 입시 추세에 맞지 않은 전형일 뿐만 아니라, 종국에는 공교육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 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학생들이 지나치게 수능 한방이라는 '입시 희망고문'에 매달리게 하고, 본인의 진로나 적성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입시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입니다. 

정시 수능전형으로는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이 고교에서 물리나 화학을 배우지 않고도 진학할 수 있습니다. 의학이나 약학계열에 진학할 때 화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역사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 세계사나 동아시아사를 하나도 공부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입니다. 이런 학생들 중에 대학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탈락자가 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반면 요즘 학종은 고교에서 희망 진로와 관련한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배우고 학습한 과정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학종으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은 자신이 그린 진로와 연결된 학과를 선택하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결과 학생들의 대학생활 만족도가 높아져 중도탈락자 수도 줄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전북대에서 중도 포기 학생이 많이 나오는 결정적인 원인은 정시 중심의 입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맞춰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널리 확대하고, 지역 학생들을 보다 많이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입시 제도가 필요합니다.

*사진: 전북대 [사진 출처=전북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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