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중3 자사고 지원자, 일반고 동시지원 가능…'자사고 중복지원 금지' 위헌, '일반고와 동시선발' 합헌
올 중3 자사고 지원자, 일반고 동시지원 가능…'자사고 중복지원 금지' 위헌, '일반고와 동시선발' 합헌
  • 문영훈 기자
  • 승인 2019.04.12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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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기사회생'에도 입시전망 먹구름…'영재고·과학고' 지원 늘듯

올해 고교입시에서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지원자들은 일반고에도 동시지원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헌재)가 자사고·일반고 이중지원 금지 규정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헌재는 4월 11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정부가 개정한 자사고·일반고 입시시기 일원화 및 이중지원 금지 법령(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 제1항 및 제81조 제5항)에 대해 각각 합헌·위헌 결정을 내렸다.

자율형사립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것이다. 다만 같은 법령에서 자사고의 학생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후기모집으로 조정한 것은 합헌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 금지를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1조 제5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자사고와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일원화한 해당 법령 제80조1항에 대해서는 4(합헌)대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 결정에는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필요하다.

헌재는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단에 대해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평준화지역 소재 학생들은 중복지원금지 조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일반고에 지원할 기회가 없고, 지역별 해당 교육감 재량에 따라 배정, 추가배정 여부가 달라진다"며 "이에 따라 정원미달이 발생한 고교 추가선발에 지원해야 하고, 그조차 곤란하면 고교 재수를 해야 하는 등 진학 자체가 불투명하게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교 교육의 의미, 현재 한국의 고교 진학률에 비춰 자사고에 지원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게 적절한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사고와 일반고 입시시기 일원화 합헌 결정에 대해서는 "당초 취지와 달리 자사고 전기모집은 학업능력 우수학생 선점 목적으로 이용됐다"며 "자사고와 일반고가 동시선발해도 해당 학교 장이 입학전형 방법을 정할 수 있어 해당 자사고 교육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했다.

다만 위헌 의견을 낸 서기석·조용호·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자사고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는 대신 일반 사립고보다 폭넓은 자유권을 향유하고 학생선발권 규제도 되도록 받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반대했지만 정족수(6명)에 미치지 못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 12월 자사고·일반고 입시시기 일원화 및 이중지원 금지 규정 등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자사고(외고·국제고 포함) 선발시기를 전기(8월~11월)에서 후기(12월~2월)로 바꿔 자사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고(제80조 제1항) 평준화 지역의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을 금지(제81조 제5항)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반발한 전국단위 자사고 법인 이사장과 자사고 지망생 등은 지난해 2월 정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과 학교법인의 사학 운영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과 해당 법령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헌재는 지난해 6월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을 막는 법령에 대해서만 위헌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효력을 정지했다.

2020학년도 고입전형기본계획 그대로 유지 
헌재의 결정에 따라 지난 3월 예고한 2020학년도 고입전형기본계획이 바뀌지 않는다. 입학전형 실시 절차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 앞서 교육당국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입시시기를 전기(8~11월)에서 후기모집(12월)으로 바꾸고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2020학년도 고입전형기본계획을 기준으로 보면,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자들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중 1곳과 일반고 2곳을 선택할 수 있다. 1단계 지망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 가운데 1곳을, 2단계 지망에서 거주지 내 일반고 2곳을 지원하는 식이다. 1·2단계 지망에서 모두 떨어지면 일반고로 임의배정(3단계)된다.

입학전형 방식도 유지된다. 자사고의 입학전형은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운영된다. 학교별로 반영비율에 차이가 있지만 대개 1단계에서 내신과 출결, 2단계는 1단계 성적과 면접을 토대로 뽑는다. 단 서울은 1단계에서 내신성적 제한 없이 추첨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다른 학교 지원자들도 달라질 게 없다. 일반고 지원자들은 전년도처럼 최대 4개 일반고를 택할 수 있다. 1단계 지망에서 서울지역 내 전체 일반고 가운데 가고 싶은 2곳을 선택하고 2단계 지망에서 거주지 내 일반고 2곳을 지원하면 된다. 3단계는 일반고 임의배정이다.

과학고나 예술·체육계열고 등의 지원자들은 예년과 같이 전기모집(4~11월)으로 진행되고 지원자들은 이들 학교 중 1개교에만 원서를 낼 수 있다. 영재학교(영재고)는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학교장이 선발권을 가진 과학고·특성화고·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은 4~8월 사이 각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입학전형요강을 공개할 예정이다. 학교장 선발 고교를 희망하는 학생은 입학전형요강을 참조해 개별학교에 직접 지원하면 된다.

일반고 등 교육감 선발 고등학교는 오는 9월 세부 고입전형 실시계획을 발표한다. 교육감 선발 고교에 진학할 학생은 12월 중 고등학교 입학 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후기모집 고등학교 배정 결과는 2020년 1월 발표한다. 

정부 "입시명문고로 변질된 자사고 폐지…고교 교육 정상화할 것" 
자사고의 운명은 다음 단계에서 갈리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자사고 폐지를 위한 3단계 로드맵을 예고한 바 있다. 자사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정부의 국정과제다.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명문고가 된 이들 학교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1단계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다. 2단계는 오는 2020년 8월까지 진행될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행·재정적 지원을 통한 일반고 전환, 3단계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 제도 완전 폐지 방안을 담은 고교체제 개선방안을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이다.

2단계 로드맵은 현재진행형이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올해부터 진행된다. 전국 42개 가운데 24곳이 올해 평가를 받는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재지정 평가를 통해 지정취소될 자사고가 상당수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는 현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을 토대로 자체 모의평가를 벌인 결과 13곳 모두 자사고에서 탈락할 것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2단계 로드맵 결과에 따라 상당수 자사고가 폐지될 경우 정부의 최종 3단계 로드맵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자사고 '기사회생'에도 입시전망 먹구름…'영재고·과학고' 지원 늘듯 
한편, 입시 전문가들은 11일 자사고와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일원화하되 중복지원은 허용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자사고 지원자가 감소하고 학교 사이에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것으로 봤다. 대신 과학고와 영재고의 지원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자사고가 기사회생했지만 '지원기피'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영재고와 과학고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번 결정으로 자사고의 불안한 지위가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학생들의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소장은 "재평가도 앞두고 있는 만큼 학생들 입장에서는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불안요소가 크다"며 "학생부 기록이 간소화되면서 내신 중요성도 커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자사고 선호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도 광역 단위로 모집하는 자사고의 경우 지원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단,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하나고나 민사고 등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학교는 계속해서 높은 경쟁률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달이 나거나 경쟁률이 높지 않았던 일부 자사고는 이른바 '일류 자사고'에 먼저 지원자를 빼앗길 것이란 뜻이다.

이만기 소장은 "영재학교나 과학고로 학생들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등에 미리 지원한 뒤 떨어져도 후기에 자사고나 일반고를 지원할 수 있어서다.

허철 진학사 수석연구원도 "혼란이 일어난 만큼 학부모의 우려가 크고 결국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과학고와 영재고로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경쟁률이 낮아진 학교가 향후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몇 년을 이어온 자사고의 교육 커리큘럼은 유지될 것이란 시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면학분위기와 대입실적이 입증된 자사고들의 경우 선호도가 높다"며 "만약 재지정 평가나 지원율 하락 등으로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그 학교는 지역 명문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사진: 유남석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자사고 관련 위헌 여부 선고를 위해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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