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 기술, 축복일까, 독이 든 성배일까
-학생 길잡이 중고생 진로·진학 월간지 '나침반 36.5도' 다시보기

2018년 11월 열린 ‘인간 유전자 편집 국제 회의’에서 한 중국인 과학자의 폭탄 발언으로 세계 과학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바로 '유전자 가위’로 DNA를 교정해 출산에 성공한 쌍둥이 아기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인간이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원하는 대로 변형할 수 있다는 말은 즉, 인간의 기술이 신의 영역까지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상이 현실화된 유전자 편집 기술. 이는 미래 인류에게 있어 축복이 될까? 아니면 독이 든 성배일까?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3월호 p.96에 4p 분량으로 수록된 내용입니다.
- <나침반 36.5도> 매거진을 읽고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에 기록해 봅시다!

경쟁력 있는 나만의 학생부 만드는 비법이 매달 손안에 들어온다면? 학종 인재로 가는 길잡이 나침반 36.5도와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매달 선명해지는 대입로드를 직접 확인하세요!

 ▼ <나침반 36.5도> 정기구독 신청

대학 길잡이 '나침반 36.5도' 정기구독 신청 클릭!
대학 길잡이 '나침반 36.5도' 정기구독 신청 클릭!

NG난 유전자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
인간의 삶과 죽음에는 여러 환경적 요인도 작용하지만 대부분 DNA 유전 정보를 관장하는 게놈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십억 개에 이르는 DNA 물질 중, 단 하나만 잘못돼도 희귀병이나 암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이에 학자들은 유전자에 의한 질병을 인간 스스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여러 연구를 지속해왔다. 그리고 그 바람은 ‘유전자 혁명’으로 불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CRISPR-Cas9)’로 현실화됐다.

유전자 가위란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골라 잘라내는 신기술로, 인체 내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전자 염기서열의 재편집을 통해 문제 유전자를 제거한 후 다시 건강한 유전자로 바꿀 수 있다. 쉽게 말해 영화나 드라마 속 NG장면을 삭제해 재편집하는 과정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식 물에 적용돼 병충해에 강한 쌀과 무르지 않은 토마토 등 우리에게 익숙한 수많 은 유전자변형작물(GMO)들을 만들어 냈다. 동물의 경우, 근육이 많은 비글이나 고양이보다 작은 미니돼지 등이 탄생되기도 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현존하는 유전자 연구도구 가운데 가장 정확하면서도 사용이 쉽다는 평을 받으며 백혈병, 혈우병, 시각장애 등과 같은 선천적 유전병 치료에 혁신적 서막을 열었다. 

과학계 금기 깨고 탄생한 ‘맞춤형 아기?’
중국 선전시 남방과학기술대학의 허젠쿠이 교수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에이즈에 내성을 가진 쌍둥이 여아 출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성공으로 세계 최초의 유전자 편집 시술을 시행했다는데 큰 책임감을 느끼며, HIV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독한 약을 쓰는 대신 유전자 편집 시술을 시행하는, 보다 쉬운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허 교수가 탄생시킨 ‘맞춤형 아기’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생명윤리에 대한 과학계의 금기를 깨고 반기를 든 인간의 첫 번째 도전이었다.

‘유전자 편집 기술’ 아직 사회적 합의 필요
허젠쿠이 교수의 발표에 과학자들은 놀라움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계 과학자들은 그의 비윤리적 실험에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고, 그가 속한 남방과기대조차 이번 연구에 대해 학계기준을 어긴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허 교수에 대한 세계적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유전자 조작과 교정연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게다가 실험 참가자의 증언도, 시술의 성공 여부도 확인된 바가 없어 그의 연구결과를 온전히 신뢰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편, 현재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배아와 수정란을 활용한 연구를 금지한 상황이다. 중국 역시 유전자 편집을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있어 허 교수의 법적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상업화로 이어지면
부에 따라 ‘생명의 불평등’ 초래할 수도

인간의 질병치료에 신기술을 적용해 고통을 줄이는 것에 반대할 자 누가 있겠는가? 특히 내 자신의 아이가 치명적인 유전병을 안고 태어날 확률이 높다면 더욱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 기술은 자칫 본래 목표를 벗어난 길로 들어설 우려 가 있다. ‘치료법’으로 시작한 이 편리한 기술은 분명 언젠가 상업화로 이어져 이윤창출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업화된 생명공학 기술은 더 많은 부를 가진 이들 위주로 제공될 것이고, 결국 부의 불평등이 생명의 불평등까지 초래할 수 있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신의 영역에 다가선 인간,
인류애적 성찰과 고민이 필요할 때

인류는 머지않아 진화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선다.  출산 전 태아의 열등한 유전자를 제거해 우성인자를 가진 선택된 인간만이 이 땅에 살아남는 모습으로 과학기술이 인간 진화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이 엄청난 기술을 올바로 사용할 준비가 됐을까. 과학의 영역을 넘어선 인류애적인 성찰과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이다.

■ <나침반> 3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023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