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질적 양적 구조조정, 국가과제로 급부상할 듯

   
 

다른 국가에 비해 과도한 대학생수와 세계경제의 영향에 따른 국내 산업의 조정 등으로 우리나라의 대학 전공과 실제 취업 사이의 미스매칭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학교육의 총체적인 질적 양적 재조정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공개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김안국 선임연구위원과 유한구 연구위원의 ‘전공졸업자수와 전공에 맞는 직업인의 수요를 파악한 연구 자료’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1995년 5.31 교육개혁 전후로 고등교육이 폭발적으로 팽창하여 고등학교 취학률과 대학진학률을 합친 고등교육 취학률이 이미 100%를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수치는 일본 등 선진 국가들이 60% 내외인 것에 비교해 봐도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대학진학률의 경우도 한때는 80%가 넘기도 했으며, 현재도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비대한 대학진학률은 세계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2010년대 이후 전공-직종별 미스매칭을 더욱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연구자는 2013년까지의 각종 교육 및 취업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 나라의 직종별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학력의 인력 규모와 실제취업자의 학력별 인력 규모 분포를 비교하여 현재 고등교육 인력의 공급이 어느 정도 과잉인지 추정했다. 특히 전공-직종별 매칭으로 취업자의 증가와 졸업생 수를 비교 분석하는 방법으로 전공별 공급이 어느 정도 과잉인지를 구체적으로 추정해냈다.

두 연구자가 조사단위로 삼은 23개 전공 가운데 6개 전공만 취업자수가 늘어나고 나머지 17개 전공은 줄어들었다. 그 결과 졸업자에서 실제 취업자 증감인원을 뺀 수급인원이 마이너스로 일손이 부족하다고 나타난 전공은 3개 분야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20개 분야는 모두 플러스를 기록해 일자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별로 볼 때 특히 공급과잉으로 조사된 학과는 건축학과 토목공학, 항공학과, 해양공학과, 의공학 재활치료 전공, 교육학, 중등교육, 초등교육, 법학, 행정학과 등이다.

직종별 취업자의 증가 인원보다 전공 졸업생 수가 더 많은 경우는 전산/컴퓨터공학/정보/통신공학 전공, 화학공학, 금속공학과, 재료공학과, 환경공학과, 전기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전공과 간호학과, 식품영양학과, 유아교육학과, 문헌정보학과 미술학과, 사진, 무용학과, 디자인학과 등으로 나타났다.

전공계열별로 보면, 공학계열과 교육계열은 취업자 수의 증가보다 더 많은 인원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계열은 취업자 수의 증가보다도 대체로 졸업생 수 배출의 규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의약계열의 초과공급률이 가장 낮은 반면 교육계열의 초과공급률이 가장 높고, 공학계열의 초과공급률도 높게 나타난 연구(권우현 외 2013년 연구자료)와 유사한 결과다.

반면에 전공졸업자들이 더 많이 필요한 분야는 금융, 회계, 세무학, 의학, 치의학, 한의학, 수의학, 약학 등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연평균 취업자 증가율 상위 20개 직종에 의료진료 전문가, 보건의료 관련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치료사 및 의료기사, 약사 및 한약사 등이 최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자료(권우현 외 2013년 연구자료)와도 일치한다.

전공자수와 취업자의 수급차이 <마이너스가 부족한 인력, 플러스가 과잉공급> 

전공 졸업인원  직종  취업자증감인원  수급 차이
금융.회계.세무학 8,990 보험 및 금융 관리자 금융 및 보험 전문가 금융 및 보험 관련 사무 종사자 14,994 -6,004
사회복지학 보건학 42,970 보건 및 사회복지 관련 관리자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 42,309 661
보건의료 관련 종사자
전산/컴퓨터공학 정보/ 30,190 컴퓨터하드웨어 및 통신공학 전문가 정보시스템 개발전문가 정보시스템 통신 및 11,422 18,768
통신공학 방송송출 장비기사운영자
건축학 토목공학 14,756 건축및토목공학기술자및시험원 -15,644 30,400
화학공학 5,491 화학공학기술자및시험원 303 5,188
금속공학 재료공학 1,952 금속/재료 공학 기술자 및 429 1,523
시험원
환경공학 5,354 환경공학기술자및시험원 2,294 3,060
전기공학 /전자공학 / 35,175 전기/전자 및 기계 공학 9,362 25,813
기계공학 기술자 및 시험원
항공학해양공학 4,982 항공기/선박 기관사 및 관제사 -1,247 6,229
의학/치의학/한의학 8,855 의료진료전문가 17,853 -8,998
수의학
약학 2,111 약사및한약사 3,489 -1,378
간호학 14,238 간호사 7,129 7,109
식품영양학 6,116 영양사 4,144 1,972
의공학재활치료 6,806 치료사및의료기사 -4,374 11,180
종교학 3,738 종교관련종사자 5,804 -2,066
교육학/중등교육 / 18,934 학교교사 -6,683 25,617
초등교육
유아교육학 11,928 유치원교사 612 11,316
법학 9,838 법률전문가/법률 및 감사 -471 10,309
사무 종사자
행정학 16,423 행정전문가 -2,075 18,498
문헌정보학미술학 6,148 큐레이터/사서 및 3,749 2,399
기록물관리사
연극,영화학 영상예술학 6,281 연극/영화및영상전문가 6,272 9
미술 사진 무용 7,649 화가/사진가 및 공연예술가 2,064 5,585
디자인학 21,514 디자이너 1,234 20,280

주) 졸업인원은 2011년 2월 졸업자 수와 2010년 8월 졸업자 수를 합한 것임. 수급차이는 졸업생 수에서 취업자 증감 숫자를 차감한 것임. 마이너스 표시면 졸업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함.
자료: 교육통계서비스, 취업통계연보(2011년), 지역별 고용조사 2011년 3분기, 2013년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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