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시대 대표적인 저항시, 심훈의 '그날이 오면'

8월 15일은 1945년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돼 국권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광복절(光復節)’이다. 우리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해 준, 조국의 해방을 위해 희생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추모하고 그 업적을 기려야 한다.

하지만 광복은 올해로 74주년. 지금 세대의 국민들에겐 나라 잃은 백성들의 고통과 설움이 어떤 감정인지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독립을 향한 그들의 열망이 얼마나 절절했는지도 알지 못할 수 있다.

그토록 갈망했던 소원, 나라를 되찾는 그 날이 온다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민족운동가이자 작가였던 심훈이 언제 올지 모르는 ‘그날’을 염원하며 쓴 시 <그날이 오면>을 읽어보자.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8월호 90p에 2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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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이러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룡소슴칠 그날이、
이목숨이 끊지기전(前)에 와주기만하량이면
나는 밤한울에 날르는 까마귀와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드리바더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저 산산(散散) 조각이 나도
깃버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앞 넓은길을 울며 뛰며 뒹구러도
그래도 넘치는 깃븜에 가슴이 미여질듯하거든
드는칼로 이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스오리다
우렁찬 그소리를 한번이라도 듯기만하면
그자리에 꺽구러저도 눈을 감겠소이다

심훈 (1901~1936)
심훈은 일제강점기 소설가, 시인, 영화인, 민족운동가이며, 대표작은 소설 <상록수>(1936)이다. <그날이 오면>은 심훈이 1930년 3월 1일 기미독립선언일을 기념해 쓴, 식민지시대의 대표적인 저항시다.

영국 옥스퍼드대 C.M. 바우라 교수는 그의 저서 <시와 정치>에서 ‘그날이 오면’을 세계 저항시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일본의 한국 통치는 가혹하였으나, 그 민족의 시는 죽이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심훈은 미처 조국이 독립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단 한 편의 시로 불멸의 시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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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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