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탈출구,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를 넘어라

독일에서는 어떤 사람을 표현할 때, 우리나라의 ‘인싸’라는 말 만큼이나 ‘환경친화적(Umwelt freundlich)’이라는 표현을 유행처럼 사용한다. “그 사람 굉장히 환경친화적이야!”라는 말은 큰 칭찬이다. 독일을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이끌고 간 힘이 바로 여기 있다.

독일은 러시아를 제외한 전 유럽지역에서 에너지 소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그런데 이런 독일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상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발전량을 앞지른 것이다.

‘환경친화적인 사람’이라는 표현이 ‘인싸’ 만큼이나 기분 좋은 유행어로 퍼지는 독일,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8월호 98p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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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마일섬, 체르노빌, 후쿠시마…독일의 ‘에너지 인식’을 깨우다!
1979년 발생한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참상을 바라보며 독일은 큰 인식의 전환기를 맞았다. 원전이 미래 세대를 위해 결코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더해지면서 관념 속에 떠돌던 인식이 점차 구체적인 목소리로 나타났다. 그리고 마침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라는 사회적 합의를 끌어냈다.

이후 독일은 급격한 속도로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이뤄갔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은 석탄발전이 풍력·태양·바이오매스 발전량의 2배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 공급 40% 이상을 충족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재생에너지 사용에 따른 에너지 전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소비량의 65%, 2050년까지는 8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 또 2022년까지 총 17기의 원자력 발전소 모두를 폐쇄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독일 에너지 산업의 변화 중심에 있는 이들이 바로 이 ‘에너지 프로슈머(E-Prosumer)’이다.

‘에너지 프로슈머’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이용해 직접 전력을 생산하고 주택이나 상가 등에 사용하며, 생산한 전력을 시장에 판매하기도 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한 마디로 과거에는 에너지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극명하게 갈렸던 것이, 이제는 그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에너지 강국’ 잡은 독일 발빠른 미래 맞춤형 법·제도가 비결!
독일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재생가능에너지법(EEG)을 지목했다. 2004년 개정된 이 에너지법의 핵심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Feed-in Tariff, FIT)’다. 

독일은 EEG에 따라 전력회사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면 시장이 이를 사들이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한 FIT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사들일 때 가격도 20년간 고정되기 때문에 발전 사업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전력거래소에서 거래 가격이 내려가게 되면 FIT를 늘려 기준가격을 보전하는 식이다. 따라서 기준가격은 전력거래소 가격과 FIT를 합산한 가격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는 기술발전으로 생산 단가가 떨어져 전력의 시장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FIT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제도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을 보전함으로써 독일 가정과 기업에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붐을 일으켰다. 여기서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대출에 대한 낮은 은행 문턱도 한몫했다.

미래를 직시하고 발빠르게 대처한 독일의 법과 제도는 시민들을 단순한 에너지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거듭나도록 만들었다. 이들이 바로 ‘에너지 프로슈머’다. 그리고 에너지 프로슈머는 독일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에서 맹활약 중이다.

新 에너지 시대 맞은 세계 한국의 위치는?
현재 세계는 스페인처럼 재생가능에너지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곳의 남아도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어떻게 나눠쓸 수 있을지, 독일 북부 지역의 해상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는 또 어떻게 나눠쓸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고민에 대한 답으로 국가를 넘어선 ‘송전망’ 설치를 제시하고 있다.

국가를 넘어선 에너지 프로슈머의 활약은 독일을 넘어서 유럽, 그리고 전 세계적인 재생가능에너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벌써 독일 녹색당은 하인리히뵐재단의 후원 아래유럽 재생가능에너지공동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재생가능에너지 문제에서 이제 생산량 확대를 넘어 효율적 공급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대한 한국의 움직임은 둔하기만 하다. 독일 베를린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로 50%를 바라보고 있을 때 서울시의 재생에너지 목표는 고작 3%에 불과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에너지 프로슈머’에 주목하고,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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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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