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식각공정과 불화수소의 용도
-불산의 순도, 불산수용액의 농도
-‘일본산 고순도 불산, 반도체 미세공정에 꼭 필요하다?’
-불산, 국내 및 해외산으로 충분히 대체가능

지난 7월 4일, 일본 정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품목 3가지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했다. 이로 인해 특히 99.999%의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에 의존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큰 피해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국내 기업은 큰 피해를 입기는커녕 국산 불화수소를 생산공정에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일본을 제외한 불화수소 대체 공급국을 찾아 나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상태다. 과연 고순도의 일본산 불화수소를 쓰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반도체 생산과정과 불화수소의 용도를 알아보고 불화수소와 관련된 몇 가지 의문을 풀어 본다.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8월호 92p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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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식각공정과 불화수소의 용도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는 고순도 불화수소(HF, 이하, 불산)는 반도체 제작과정에서 ‘식각공정’ 그 가운데서도 습식식각에 사용된다. 반도체를 깎아내는 식각공정은 습식식각과 건식식각 두 가지가 있다. 습식식각은 불화수소 즉 불산 용액으로 반도체를 부식 시켜 깎아내는 방법이다.

단점은 부식을 시키지 않아야 하는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의 아랫부분까지 부식시키는 등방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둥글게 모든 방향으로 동일하게 부식이 되기 때문에 정밀한 식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대신,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반도체 미세화단계의 정밀성을 요하지 않는 공정에서 사용된다.

건식식각은 플라즈마상태에서 아르곤의 물리적 충격 또는 화학가스를 통해서 식각을 하는 방법이다. 습식과 다르게 정밀한 식각이 가능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비등방성이다. 정밀하게 깎아내기 때문에 미세한 공정으로 진행될수록 건식식각이 주로 사용된다.

건식식각은 불산을 이용하는 것 외에도 가스로 식각하는 방법, 플라즈마 상태에서 아르곤 원소로 웨이퍼(wafer)의 표면을 때려서 식각하는 스퍼터링(sputtering)이라는 방법, 이 두 가지를 혼합한 RIE(Reactive Ion Etching)라는 방법도 있다.

건식식각 중에서 가스로 하는 화학식각은 습식식각과 같이 어차피 등방성으로 위에서 얘기한 포토레지스트 아랫부분까지 식각이 되기 때문에 정밀한 식각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플라즈마 아르곤 스퍼터링 방식은 비등방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식각은 아니다. 현재까지 가장 완벽한 것은 두 가지를 혼합한 RIE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비용문제가 있으므로 정밀한 식각은 아르곤 원소로 웨이퍼의 표면을 깎아 물리적으로 원자와 분자를 떼어내는 스퍼터링 방식을, 덜 정밀해도 되는 부분은 아직 습식식각으로 처리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수주 공시를 할 때, 반도체 장비를 수주할 때 습식과 건식식각 장비 둘 다 수주하는 이유는, 반도체 생산 비용과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 습식과 건식 두 방식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이다.

불산의 순도, 불산수용액의 농도
불산은 상온에서 기체 또는 수용액 상태로 공급된다. 불산이 수용액 상태가 아닐 때는 무수불산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수분이 없는 불산이다. 무수불산의 끓는점은 19.54℃이기 때문에 실온에서는 기체상태로 존재한다.

일반적인 공업용 불산을 제조하면 순도 99.99% 불산이 만들어진다. 나머지는 불산 제조과정에서 미세하게 유입되거나 남아있는 비소트라이플로라, 삼불화붕소, 플루오린화인, 사플루오린화규소 등 미량의 불순물들이 0.01%의 수준으로 남아있게 된다.

반도체 식각공정에서는 아주 미세한 수준의 불순물이 있을 경우라도 웨이퍼에 잔류 또는 패턴형성과정에 반응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불산은 2차 공정을 통해 이런 불순물을 상당히 제거한 고순도로 사용된다.

‘순도 99.99% 불화수소’를 말할 때는 불산 자체의 순도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불산의 순도가 높고 낮음에 따라 반도체 웨이퍼 식각 및 패턴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순물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A성분이 50개, B성분이 10개, C성분이 10개, 총 70개로 구성된 혼합물이 있을 때, A성분의 순도를 구한다면 50을 전제 성분 개수인 70으로 나눠서 순도 72.42%라는 답을 얻어낼 수 있다. 순도가 99.99%라는 것은 전체성분 개수가 10만개라면 그중 한 개가 불순물이라는 것이다. ‘50% HF’, ‘55% HF’라고 말하는 경우는 반도체 식각용으로 쓰이는 불산수용액의 농도를 말하는 것이다.

불산수용액의 농도가 적당하게 맞춰져 있는 이유는 식각의 공정에 알맞게 설정된 농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산 농도 50%의 수용액을 사용해야 하는 공정에서 불산 농도 80%의 수용액을 사용하면 너무 과도하게 식각이 되어 웨이퍼가 다 녹아 들어가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야 한다. 

‘일본산 고순도 불산, 반도체 미세공정에 꼭 필요하다?’
현재까지 반도체 생산공정의 미세화 단계에서 비용과 속도, 효율성 문제로 인해 불화수소가 사용되는 습식식각과 가스 식각 방식이 모두 잘 사용되고 있다. 지금 미세화 공정과 현재 상황에서는 불화수소는 상당히 중요한 소재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반도체 미세화 공정이 진행될수록 순도를 점점 더 높인 불화수소를 써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반도체 공정의 나노미터가 작아질수록 불산용액의 습식식각 또는 불산가스로 가스식각을 하면 정밀한 식각이 되지 않는다. 만약 습식식각을 실행한다 해도 포토레지스트 아래가 무너지지 않게 이 식각공정만 막질을 한 번 더 씌우는 원자증착공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이때 이중 비용이 발생하므로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등방성을 가지는 습식식각 또는 가스 식각은 사용되기 어렵고 비등방성의 건식식각만 사용이 된다. 선폭이 미세화 될수록 플루오린(F), 산소(O), 염소(CI) 등 원소단위 물질로 웨이퍼 표면을 반응시키는 화학식각과 함께 아르곤으로 때리는 물리 식각이 사용된다.

즉,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공정으로 진행될수록 식각공정이 비등방성의 건식식각으로 바뀌어가기 때문에 사용되는 불화수소의 양이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도체 미세화공정이 더진행될수록 더 높은 순도로 정제된 일본산 불화수소의 의존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은 반도체의 식각공정을 잘 모르고 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불화수소의 순도 개념은 식각이 잘되느냐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불량률=수율’과 연관성이 높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순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불량률을 감소시킨다는 측면에서 분명 유리하다. 하지만 모든 화학제품의 순도가 일정 이상 수준으로 높아지기 위해서는 불순물 제거 공정이 반복되고 복잡해져서 그만큼 가격이 아주 높아진다.

불산 내 불순물은 각 불순물 별로 반응하는 물질을 이용해 추출해낸다. 이런 반응 과정을 반복해서 불순물이 최대한 미량으로 남아있을 수준까지 제거한다. 순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정제비용이 증가하고 보관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가격도 함께 상승한다.

아무리 초고순도 제품이라도 가격이 비싸면 해당 순도의 불산은 아무도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일정 순도의 불산을 구입하고 불량률과 경제성을 따져서 그것에 맞는 순도의 불산을 구입해서 쓴다. 불량률이 조금 더 올라가더라도 수지 타산이 맞는 수율의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더 크게 이익을 남기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반도체 생산공정에는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가격에 맞는 불산이 투입되는 것이고, 굳이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초고순도 불산을 쓸 이유가 없다.

불산, 국내 및 해외산으로 충분히 대체가능
일부에서는 순도 99.999%의 불산은 일본에서밖에 구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삼성과 하이닉스에 공급하는 불산은 일명 ‘파이브 나인(9가 5개)’이라고 불리는 순도 99.999% 제품이다. 실제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국내산 불산은 검증이 끝났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불산 공급량을 100% 국산으로 대체하려면 기업들이 설비증설을 하는 등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뿐, 우리가 크게 우려할 점은 없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순도를 중요시 하고 일본산 제품을 사용해 왔던 이유는 단순히 불량률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기업이 손실을 감내하고도 일본을 제외한 국산 또는 해외업체의 불화수소를 사용해야 될 이유가 생겼다. 그동안은 상당한 테스트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소재국산화 또는 수입다변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라는 엄청난 사건으로 인해 우리 기업은 일본 기업들이 더 이상 믿을 수 있는 거래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 기업들은 언제든지 제품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삼성과 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자체가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따라서 삼성과 하이닉스는 어느 정도 손실을 감내하고라도 수율테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국산화 및 소재 수입의 이원화를 반드시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율테스트를 통해서 불량률의 수준을 알고 결과가 좋다면 최근 거론된 러시아 및 대만, 중국산 불화수소 사용도 가능하다. 또한 국산 불화수소는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테스트 과정이 필요 없이 국내 기업들이 물량을 제공할 수 있는 증설하는 기간만 벌어준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나침반 36.5도> 8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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