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능력 평가하는 서울대 면접 문제
-하나의 전제에서 결론 이끈는 '직접추론'
-전제가 여럿 등장하는 '간접추론'
-추론적 습관 키우는 3가지 방법!

추론능력 평가하는 서울대 면접 문제

서울대 합격에 추론적 사고력은 필수
서울대 면접·구술고사는 5년 전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습니다. 2015학년도 면접·구술고사에서부터 지원자의 추론적 사고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습니다. 고교에서 배운 여러 개념과 원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답을 추론하도록 하는 것이죠.

다음에 소개하는 문제는 2018학년도 서울대 사회과학대 일반전형 면접·구술고사에 출제된 실제 문항입니다. 문제를 풀면서 자신의 추론적 사고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세요.

■ 서울대 사회과학대 일반전형 면접·구술고사 기출문제

[문제] (가)와 (나)의 공통적인 논지를 설명하시오.
(가) 시력저하로 인해 글쓰기가 어려워진 니체는 타자기를 주문했다. 일단 타자 기술을 익히고 나니 눈을 감은 채 손가락 끝만으로도 글을 쓸 수 있었다. 머릿속 생각들을 다시 종이에 문자로 옮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새로운 기기는 그의 저술에 미묘하지만 분명한 영향을 끼쳤다.

니체의 산문은 보다 축약되고 간결해졌다. 마치 일종의 불가사의한 힘을 통해 기계의 힘이 종이에 찍히는 단어로 옮겨가는 듯했다. 니체의 가까운 친구이자 작곡가인 쾨젤리츠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아마도 이 기기를 이용하면서 자네는 새로운 언어를 갖게 될 것이네. 음악과 언어에 대한 나의 생각들은 펜과 종이의 질에 의해 종종 좌우되곤 하지."

(나) 영국 연구자들은 택시 운전사들이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데 기억보다 지도에 더 의존할수록 공간 파악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해부학적·기능적으로 확연히 변화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공간의 생김새를 처리하는 부분이 쪼그라들지만 복잡하고 추상적인 시각 정보를 파악하는 부분은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는 지도의 확산을 계기로 공간을 추상화하는 사고능력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설명해준다.

<해설>
제시문을 읽고 기술 발전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인간의 사고 능력 또한 변화 발전한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문제입니다.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 논지를 이해하고 논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가를 평가합니다.

하나의 전제에서 결론 이끄는 '직접추론'
추론을 설명할 때 쓰이는 용어를 짚고 갈게요.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을 명제라고 합니다. 전제는 결론을 뒷받침해주는 명제입니다. 어떤 명제가 참인 이유를 밝히는 것을 논증이라고 합니다. 결론은 주장을 나타내는 명제를 말합니다.

추론은 크게 직접추론과 간접추론으로 나눌 수 있어요. 두 추론은 전제의 수와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직접추론은 ‘하나’의 전제에서 ‘직접’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직접추론의 예를 들어볼게요.

1. 긍정인 전제를 부정으로 바꾸는 방식
[전제] 사람은 동물이다.
[결론] 그러므로 사람은 식물이 아니다.

2. 전제의 주어부와 서술부 위치를 바꾸는 방식
[전제]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결론] 그러므로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다.

3. 대우 : 전제의 주어부와 술어부의 위치를 바꾸고, 모순개념으로 바꿈
[전제] 사람이면 죽는다.
[과정1] 여기서 주어부인 ‘사람’과 술어부인 ‘죽는다’의 위치를 바꿈
ㄴ 죽으면 사람이다
[과정2] 주어부와 술어부의 의미를 모순개념으로 바꿈
ㄴ 죽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결론] 그러므로 죽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 대우명제
*수학에서는 대우를 ‘P이면 Q이다. → ~Q이면 ~P이다.’라는 식으로 나타냄

전제가 여럿 등장하는 '간접추론'
이제 간접추론을 알아볼게요. 간접추론은 2개 이상의 전제에서 ‘간접’적으로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간접추론은 가장 널리 쓰이는 추론방식입니다. 간접추론의 유형은 크게 연역추론과 귀납추론으로 나눌 수 있어요.

연역추론
연역추론은 간접추론의 하나입니다. 교과서에서는 연역추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일반적인 원리나 진리를 전제로 해 구체적인 사실을 결론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요. 그러나 구체적인 사실에서 일반적인 사실을 이끌어내는 연역추론도 있으니, 이 설명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연역추론에 대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전제가 참일 때 결론도 ‘반드시’ 참이 된다는 것입니다. 연역추론의 이 같은 성격 때문에 ‘반드시 이끌기’라는 순우리말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론에서 말하는 내용은 이미 전제에 내포돼 있어, 이를 ‘전제가 결론을 함축한다’라고도 표현합니다.

이처럼 연역추론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이라 추론적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연역추론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삼단논법’이에요. 삼단논법은 두 개의 전제에서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추론방식입니다. 아래 삼단논법의 예를 보고 연역추론의 특성을 이해해 봅시다.

연역추론 삼단논법 예*
[대전제] 사람은 죽는다.
[소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결론]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여기서 대전제인 ‘사람은 죽는다’는 참입니다. 소전제인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명제도 참입니다. 이를 전제로 이끌어진 명제인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결론 역시 참입니다. 이처럼 연역추론은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이 되는 경우는 없으므로 ‘타당한 추론’이라고도 합니다.

연역추론(반드시 이끌기) | [전제] 참 ⇒ [결론] 반드시 참

*삼단논법에서 결론의 서술부를 포함한 전제를 ‘대전제’라고 합니다. 그래서 위의 예에서는 ‘죽는다’를 포함한 전제 ‘사람은 죽는다’가 대전제가 됩니다. 결론의 주어부를 포함한 전제는 ‘소전제’라고 합니다. 따라서 ‘소크라테스’가 결론의 주어부이니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가 소전제가 됩니다.

귀납추론
귀납추론은 연역추론과 달리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은 참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귀납추론에 대해 연역추론과 반대라고 설명합니다. 구체적인 사실들을 전제로 해서 일반적인 사실이나 진리를 결론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요. 그러나 일반적인 사실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이끌어내는 귀납추론도 있으니, 이 설명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귀납추론에 대해 기억해야 할 것은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은 참일 개연성이 높지만,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귀납추론 대신 ‘아마도 이끌기’라는 순우리말을 쓰기도 합니다. 또한 결론에서 말하는 내용은 전제에 내포돼 있지 않아요.

전제가 결론을 함축하지 않는 거죠. 바꿔 말하면 전제에 의거해 나온 결론은 완전히 새로운 정보가 되기 때문에 우리의 지식을 키워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귀납추론 예(1)
[전제] 어제 해가 동쪽에서 떴다.
[전제] 오늘도 해가 동쪽에서 떴다.
[결론] 따라서 내일도 해가 동쪽에서 뜰 것이다.

유비추론(유추)
[전제] 비가 오면 길이 젖는다.
[전제] 길이 젖어 있다.
[결론] 따라서 비가 왔다.

예(1)을 봅시다. ‘어제 해가 동쪽에서 떴다’라는 첫 번째 전제는 참입니다. 두 번째 전제인 ‘오늘도 해가 동쪽에서 떴다’라는 명제도 참입니다. 그러나 이를 전제로 이끌어진 명제인 ‘내일도 해가 동쪽에서 뜰 것이다’라는 결론 역시 참일까요? 그럴 개연성은 높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당
장 오늘 밤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내일 동쪽에서 해가 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2)를 봅시다. ‘비가 오면 길이 젖는다’ ‘길이 젖어 있다’라는 명제는 참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는데, 참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렇다면 결론 ‘비가 왔다’는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참일 가능성이 높지만 반드시 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청소차가 물을 뿌리고 갔을 수도 있고 눈이 녹아 길이 젖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경험적 사실과 근거를 가지고 가장 그럴 듯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귀납추론입니다. 이 말은 곧 귀납추론으로 완벽하게 참인 결론에 이르기는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과학이론도 결국은 귀납추론에 의해 얻은 결과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추론이 타당하지 않지만(=전제가 참이어도 결론이 거짓일 수 있지만) 결론이 참일 가능성이 높은 추론을 ‘개연성이 높은 추론’이라고 말합니다. 추론이 타당하면서 전제가 실제로도 참인 추론은 ‘건전한 추론’이라고 구분합니다. 

귀납추론(아마도 이끌기) | [전제] 참 ⇒ [결론] 아마도 참

유비추론
유비추론은 귀납추론의 일종으로, 줄여서 ‘유추’라고도 합니다. 두 대상 사이에 비슷한 속성이 있을 때 그 유사성을 근거로 두 대상의 다른 속성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이에요. 단순식으로 표현하면 ‘A:B=C:D’가 됩니다.

쉬운 문제를 내볼게요. ‘사람:밥=원숭이:( )’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죠. 바나나입니다. 사람에게 밥은 주식입니다. 그렇다면 괄호 안에는 원숭이의 주식이 들어가야겠죠. 이처럼 유비추론을 할 때는 앞에 제시된 전제의 관계에 주목해 봐야 합니다. 

유비추론 예
[전제] 사슴이 한 풀을 먹고 상처가 나았다.
[결론] 따라서 사람도 그 풀을 먹으면 상처가 나을 것이다.

위 예를 보면 사슴과 풀의 관계와 사람과 풀의 관계를 같은 선상에 놓고 추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슴과 사람은 동물이라는 속성은 같지만 그밖에 다른 점이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전제를 참이라고 해도 결론이 반드시 참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하지만 참일 개연성은 있지요. 신약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이 이같은 유비추론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유비추론은 부분을 근거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연성은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참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유추와 비교, 뭐가 다르지?
유추와 비교 모두 대상들의 공통점을 찾아 그 특성을 밝히는 것이죠. 넓은 의미에서 보면 유추가 비교에 속해 있지요. 그렇다고 둘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비교는 같은 범주에 있는 대상들의 공통점을 견주어보는 것이고, 유비추론은 비슷한 속성을 가졌으나 범주가 다른 것들을 비교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또한 유추는 추론의 한 방법이지만 비교는 추론이 아닙니다. 

추론적 습관 어떻게 키우지?
선천적으로 추론적 사고력이 뛰어난 친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마세요. 추론적 사고력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키울 수 있으니까요. 지금부터 일상생활에서 추론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1. 책을 읽어요
추론적 사고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책을 읽는 것이에요. 독서를 열심히 하면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독해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정보 지식과 독해력은 추론적 사고력의 밑바탕이 됩니다. 알고 있는 정보 지식을 활용해 논리적으로 답을 끌어내는 과정이 추론적 사고인데요.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여러분에게 큰 자산이 됩니다.

또한 책을 읽으면 어휘력도 자연히 늘어 자신의 추론을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생략됐거나 숨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도 있고요.

2. 비교하고 구분하고 분류하고 분석해요
추론적 사고력은 분석적 사고력이라는 토대가 있어야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분석적 사고력의 기초가 비교, 구분, 분류, 분석이고요. 특히 추론적 사고력은 관계를 발견하는 능력입니다.

대상과 대상, 정보와 정보 사이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관계의 고리를 찾아낼 줄 알려면 이들이 서로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먼저 알아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대상과 정보들을 각각 비교하고 구분하고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관계를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3. 끊임없이 ‘왜?’를 생각해요
추론한다는 것은 곧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현상이나 명제에 대해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런지 의심해 보는 거예요. 그런 결론이 왜 나왔고 어떻게 나왔으며 무엇 때문에 나왔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이처럼 끊임없이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붙으면 추론적 사고력도 크게 높아질 거예요.

다음 시간에는 '추론적 사고력' 그 마지막 시간으로, 추론적 사고 워크시트 작성 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 ‘비판적 사고력 향상 프로젝트’ 12개월 프로그램 

■ <비사 프로젝트> 9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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