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Tech] 우리는 ‘코스모스인’이다!
[Sci&Tech] 우리는 ‘코스모스인’이다!
  • 문영훈 기자
  • 승인 2019.10.0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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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이 지구인에게 던진 한 마디!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사람들이 모두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대중적인 과학 저술을 남기고, TV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고, 영화 각본을 쓴 이유도 대중들의 과학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는 “우리는 과학기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거의 아무도 과학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를 교묘하게 구축해두었습니다. 이것은 재앙으로 가는 확실한 처방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가 과학을 대중화 하는 데 앞섰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9월호 'Sci&Tech'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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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우주’에 감명 받은 아이
유대계와 러시아계 이민자 사이에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칼 세이건은 어렸을 때부터 천문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천문학과 외계생명체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커다란 이유는 ‘경이감’ 때문이었다.

그는 1939년 다섯 살 때, 뉴욕만국박람회에 구경을 갔다가 우주에 관한 전시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그는 잠들기 전 방 안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아홉 살 때는 별을 더 알고 싶어 어머니에게 설명해 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설명 대신 뉴욕 84번가에 있는 도서관 회원증을 만들어주면서 직접 조사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도서관에서 천문학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세이건은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이 학교를 ‘콘웨이(교장 이름) 수용소’라고 부르며 냉소하기도 했다. 특히 과학적 기반이 약한 교사들에게 거의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는 학교 교육이 ‘시간낭비’라고 여기고 독서에 매달렸다.

이때 훗날 친구가 되는 과학소설계의 거물 아서 찰스 클라크의 <성간 비행>을 접하고 로켓 기술과 수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클라크 외에도 아서 에딩턴, 제임스 진스, J.B.S. 홀데인, 줄리언 헉슬리, 조지 가모브, 윌리 레이, 레이첼 카슨, 사이먼 뉴컴 등의 저서들을 탐독했다.

세이건은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굳혔지만 가족의 반대에 부딪혔다. 할아버지는 천문학자가 되었을 때의 경제적 어려움을 걱정했고,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의류 사업을 하기를 바랐으며, 어머니는 아들이 피아노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세이건은 명문 시카고대학에서 공부하고 하버드 대학과 코넬대학에서 천문학을 가르쳤다. 그는 일생 동안 600건 이상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고 12권의 책을 썼다.

1978년에는 그중 하나 <에덴의 용: 인간지능의 진화에 대한 의문>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1980년에는 과학에 관한 13부작 텔레비전 시리즈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가 진행한 프로그램 <코스모스>는 원자에서 우주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이 프로는 세계 60개국에서 4억 명이 시청하는 인기 프로가 되기도 했다.
 

▲칼 세이건(1934~1996) [사진 출처=wikipedia

칼 세이건,  항공우주국 발전에 큰 기여
세이건은 1950년대, 불과 23세의 나이부터 천문학자이자 외계생명체 연구자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추진하는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는 화성 탐사선 매리너 9호 계획이었다.

매리너 9호는 1971년 5월 30일 발사돼 성공적으로 화성 궤도에 도달했는데, 이는 화성 궤도를 처음으로 선회한 위성일 뿐 아니라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다른 행성의 궤도에 최초로 진입한 탐사선이 되었다.

1975년과 1976년에는 최초의 화성 착륙선 바이킹 1호와 2호가 발사됐다. 이때, 바이킹 2호가 싣고 간 착륙선의 안착 지점을 결정한 과학자도 칼 세이건이었다. 이탐사는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으며, 약 4년 동안 사진을 비롯한 각종 정보를 보내왔다.

세이건은 최초의 목성과 토성을 탐사하는 파이어니어 10, 11호 계획에도 참여했다. 1973년 발사된 파이어니어 11호는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
를 발견할 경우 그 외계 생명체에 지구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과 교류를 하기 위한 임무를 가졌다.

태양계 밖으로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를 보내는 우주계획도 먼 훗날 다른 별에 있는 지능 있는 생명체들이 탐사선에 실린 메시지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추진한 것이다. 그는 외계인이 탐사선을 발견할 경우, 그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로 여러 달 동안 고민했다.

결국 여러 나라 언어로 된 인사말 메시지를 싣고 1977년 보이저 탐사선은 항해를 시작했다. 보이저는 발사된 지 42년째인 지금도 우주를 날아가면서 발견되는 모든 정보를 지구에 전송하고 있다. 2019년 9월 현재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항해하고 있는 중이다.

세이건은 1997년, 바이킹 이후 20년 만에 다시 패스파인더라는 화성 탐사선을 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무인 착륙선과 이동식 차량으로 되어 있는 탐사선은, 날개 모양의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는 등 화성에 하나의 탐사 기지를 형성했다. 패스파인더는 화성의 대기와 기후, 토양과 암석에 관한 수많은 정보와 영상을 보내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신의 노력이 이루어낸 결실을 보지 못하고 1996년 12월 20일, 6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 항공우주국은 세이건을 추모하기 위해 그 기지의 이름을 칼 세이건 기지로 명명했다.

“우리 몸을 이루는 물질은 원래 별의 중심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별의 물질로 이뤄진 존재들입니다.”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는 지구
칼 세이건은 그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보이저 1호가 전송한 사진 속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불렀다. 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티끌보다 더 미미하고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상징하는 듯한 푸른 점 지구. 그는 인류가 우주적 관점에서 자신을 성찰할 때 전쟁이나 민족·종교 분쟁 같은 지구 내부적 갈등을 극복하고 동일시의 지평을 모든 생명과 전 우주로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는 다릅니다. 저 점을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입니다. 저곳이 우리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당신이 아는, 당신이 들어본, 그리고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이 바로 저 작은 점 위에서 일생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이 저 점 위에서 존재했고,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한 자신만만했던 수천 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체제가, 수렵과 채집을 했던 모든 사람들, 모든 영웅과 비겁자들이, 문명을 일으킨 사람들과 그런 문명을 파괴한 사람들, 왕과 미천한 농부들이,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들, 엄마와 아빠들, 그리고 꿈 많던 아이들이, 발명가와 탐험가, 윤리도덕을 가르친 선생님과 부패한 정치인들이, ‘슈퍼스타’나 ‘위대한 영도자’로 불리던 사람들이, 성자나 죄인들이 모두 바로 태양빛에 걸려 있는 저 먼지 같은 작은 점 위에서 살았습니다.”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지구는 태양의 중심을 도는 아홉 개의 행성 중 하나일 뿐이다. 태양계는 은하의 외곽에 놓여 있고 은하에는 그 만한 별이 4,000억개나 더 있고, 또 우주에는 그런 은하가 1,000억 개쯤 더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작은 존재라는 자각,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인간과 지구의 가치가 낮다는 인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작고 연약한 만큼 더 소중히 아껴야 한다는 것이 세이건이 다다른 결론이다.

“우리를 뒷받침하는 환경은 아주 취약합니다. 우리가 숨 쉬는 대기의 두께는, 지구의 크기와 비교하자면, 지구본 겉에 발라진 유약의 두께 정도밖에 안 됩니다.”

칼 세이건은 지구 밖으로 나가 지구를 보았던 경험을 이야기 한다. 거기에는 철학, 인문학, 과학, 환경 등 우리 지구에서 필요한 모든 문제를 보게 된다. ‘다른 세상을 조사함으로써 우리 세상에 대해서 배운다’라는 것이다.

온실가스의 위험성, 오존층 파괴의 위험을 깨달은 것은 금성과 화성 관찰을 통해서이다. 금성은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로 인해 행성 표면 온도가 약 470도까지 올라간다. 화성에는 오존층이 없다. 그래서 태양이 작열하는 자외선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은 채 곧장 표면을 때리므로 설령 그곳에 유기 분자가 있더라도 금세 튀겨지고 말 것이다.

금성과 화성의 환경은 우리 지구의 먼 미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인류는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지구 환경을 해치는 데 거리낌 없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멸망의 길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자신에게나 지구에게나 인류는 분명 위험한 존재이다.

천문학을 공부했던 칼 세이건이 환경운동과 반핵운동에 헌신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니 그는 지구에서 사는 지구인들도 코스모스를 알기를 바랐던 것이다.

“과학은 생각하는 방법이다”
칼 세이건은 자신의 경험과 주위의 사례 등을 통해 일찍부터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역설했다. 세상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직감과 느낌만으로는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합리적 분석이 필요한 모든 문제를 다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과학적 사고방식’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아이는 타고난 과학자라고 인식했다. 그러나 아이들한테서 우리의 교육제도가 그 능력을 빼앗아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그 능력을 계속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이 답을 모르는 질문을 아이가 던질 때 겁먹지 않는 겁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겠다고 고백해도 정말 괜찮습니다. 설령 질문자가 여섯 살 짜리라도요. 최악은 아이를 비웃는 겁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른들을 성나게 하는 질문이란 게 있다고 믿게되고, 그런 경험을 몇 차례 하고 나서는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과학을 편하게 여기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한 명 잃은 겁니다. 이 과정은 자기 증식적입니다. 과학을 모르고 두려워하는 세대가 역시 과학을 모르고 두려워하는 세대를 낳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답을 모르겠다면 ‘같이 찾아보자’라고 말하면 됩니다. 백과사전이 없다면 도서관에 가면 됩니다. 그것도 싫다면 최소한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를지 몰라. 어쩌면 네가 커서 그 답을 처음 알아내는 사람이 될지도 몰라’ 그런 게 격려입니다.”

광활한 우주의 티끌보다도 미미한 인류. 그러나 인류가 스스로의 기원이 우주임을 알고, 그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간다면 그렇게 인류는 한 층 더 진화하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별에 대해 숙고할 줄 알게 됐다. 10억의 10억
배의 또 10억 배의 그리고 또 거기에 10배나 되는 수의 원자들이 결합한 하나의 유기체가 원자 자체의 진화를 꿰뚫어 생각할 줄 알게됐다. 우주의 한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 <코스모스> 마지막 문단-

■ <나침반 36.5도> 9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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