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들'이 그리는 복잡미묘한 친구사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거나 오랜 연휴가 끝나고 찾은 교실은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는데요. 낯선 교실을 쭈뼛거리며 들어가 보면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괜히 선생님 얼굴도 반갑게 느껴지고요. 그런데 내 제일 친한 친구, 베프 ‘지아’가 갑자기 나에게 차갑게 대합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나요?

영화 '우리들'에 나온 이야기인데요. '우리들'은 초등학교 4학년인 주인공 ‘선’과 ‘지아’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친구관계를 다룬 영화예요. 선은 지아와 여름방학 동안 서로의 비밀을 나누면서 누구보다 친한 ‘베프’가 됩니다. 그런데 개학 후 학교에서 만난 지아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선이를 무시했어요.

선이는 지아와의 관계를 어떻게든 회복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아의 비밀을 반 아이들에게 폭로해 버립니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틀어져 버리게 되는데요. 선과 지아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회복될 수 있을까요?

-이 기사는 <톡톡> 9월호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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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본능! 우리는 왜 매일 싸울까?
여러분도 선이와 지아처럼 베프와 싸운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나…’서운한 마음이 들고 괜히 친구가 미워지죠. 매일 같이 떡볶이 먹으러 가고, 놀이터와 방방이를 누비던 우리 사이가 왜 이렇게 원수처럼 변하게 된 걸까요?

사실 우리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파이터 본능’이 있어요. 우리는 저마다 태어난 환경, 살아가는 지역, 성격, 취향 모두 다릅니다. 우리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이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친구 관계에 있어서 ‘싸움’은 필연적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내가 살아온 환경에서는 당연했던 것들이 친구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더 좋은 친구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서로를 ‘배려’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내가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기대한다면, 그 과정에서 싸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내 주장만 내세우고 친구의 생각을 무시한다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나와 친구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며 지낸다면 돈독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친구와 '잘' 싸우는 방법
‘싸움’이라는 것은 친구와 가까워질수록 더 자주 생길 수밖에 없어요. 선이와 지아처럼 친한 ‘베프’라면 더 그렇죠.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만나서 매일 한 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붙어있으면 부딪힐 일도 많습니다. 그래서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 <우리들>에서도 지아와 선이가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선이가 관계를 회복하려 건넨 말을 지아가 까칠하게 받아내고 소리까지 지르니, 선이도 울컥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립니다. 이처럼 친구와 싸울 때 화를 이기지 못해 욕설을 하거나 상처가 되는 말을 한다면, 친구도 나에게 똑같이 하고 싶어질 거예요.

그렇다면 친구와 ‘잘’ 싸우는 방법은 뭘까요? 바로 ‘친구와 눈을 마주 보고 조곤조곤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친구에게 서운함을 느낀 이유와 친구에게 잘못했던 것을 말한다면 친구도 자연스럽게 서운했던 이유를 말하게 될 거예요. 이때 친구의 말을 중간에 끊고 내 이야기만 한다면 친구는 더 기분이 상할 수 있어요. 그러니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다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주세요.

친구와 ‘잘’ 싸우는 것은 결국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란 사실, 절대 잊지 말기.
 

친구는 나의 거울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는 제2의 자신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친구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 친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내가 친구를 진정으로 배려해줄 때 친구는 바뀌기 마련입니다.

친구와의 관계가 고민이라면, ‘나’부터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황금률(golden rule)이라는 가르침이 있죠.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라는 것입니다. 친구가 나를 소중히 대해주길 바란다면 내가 먼저 친구를 소중히 대해 봅시다.

선과 지아가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은?
내 사과를 받아줘~

‘잘’ 싸우는 것만큼 화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화해는 빠를수록 좋아요. 다툰 후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 마음의 골이 더 깊어지고, 오해가 굳어져 풀기 힘들 수도 있어요. 친구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서운하게 느껴졌는지 친구에게 얘기해 봅시다. “선아, 나는 네가 내 비밀을 반 애들 앞에서 말해서 속상했어.”라고 말이죠.

그리고 바로 “내가 왕따라고 욕해서 너도 속상했지. 미안해.”라고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겁니다. 서로의 잘못만 지적하다 보면 오히려 더 큰 싸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화해하고 난 뒤에는 똑같은 싸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친구가 서운하게 느꼈던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먼저 화해하자는 말을 건네기 어색하다면, 때로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아요. 내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써서 사물함이나 책상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에서는 주인공이 친구와 화해하기 위해 ‘크림 브륄레’라는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어서 닫힌 친구의 마음을 달달하게 녹여버립니다. 어떤 방법이라도 좋아요. 여러분이 먼저 용기를 가지고 사과해 보세요. 친구도 화해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테니, 먼저 용기를 내준 여러분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바로 사과해줄 거예요.

그럼 언제 놀아?
다시 영화 <우리들>로 돌아가 볼까요? 영화에서 지아와 관계가 틀어진 선이는 잠도 제대로 못 자며 고민에 빠집니다. 그런데 이런 선이에게 생각지도 못한 답을 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어린 동생 윤이입니다.

윤이가 매일 같이 친구와 놀다 다치고 오자 선이는 속상해서 말합니다. “너도 때렸어야지!” 하지만 윤이는 누나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되묻습니다. “그럼 언제 놀아?”라고요. “친구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친구가 또 때리고, 나도 또 때리고…….난 그냥 놀고 싶은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는 말로, 해를 입은 만큼 앙갚음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에요. 친구와 싸울 때 내가 상처 입은 만큼 친구에게 심한 말을 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친구 사이에서는 꼭 받은 만큼 되돌려주지 않아도 돼요. 윤이처럼 말이죠.

친구와 자주 싸우게 되면 친구와 나 둘 다 지치게 되고, 어느 틈엔가 멀어지고 말 겁니다. 그러니 친구와 다투게 된다면 서로 조금씩 져 주는 건 어떨까요? 서로 배려할수록 우정은 돈독해지고, 그러면 함께 놀 시간은 더 늘어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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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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