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학 기회, 영재고가 일반고보다 약 89배 높아
-과학고(8.94%) 약 22배, 외고·국제고(4.33%) 약 11배, 자율고(1.50%) 4배 차이나
-2019학년도 영재학교 신입생 출신지역 70.1% '서울·경기'
-영재학교 신입생 49.5% 수도권 사교육 과열지구 출신
-심각한 고교서열화 고착 문제 해결해야

서열화된 고교 체제, 대학 입학 특권 요소로 작용하나? 
흔히 고교 서열을 이야기할 때 영재고, 과학고, 국제고, 외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결정짓는다. 이처럼 서열화된 고교 체제가 실제로 대학 입학에 특권 요소로 작용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학교 알리미'가 제공한 고교 현황 자료를 토대로 고교유형별 서울대 입학생 현황을 분석해봤다.

서울대 입학자 중 일반고 출신은 49.4%,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는 18.7%, 자율고는 19.3%, 영재학교는 8.6%이다. 이러한 수치는 언뜻 일반고 학생들이 많이 뽑히고 특권 고교 학생들은 그 비율이 높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고를 다니는 학생들의 수가 훨씬 많으니 전체 학생들의 수에 비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그 대학에 합격하는지를 파악해 보면, 서울대학교가 특권 학교 학생들을 얼마나 선호하는지를 알 수 있다.

■ 서울대학교 출신고교 유형별 현황 '입학생 대비 비율'

서울대 입학 기회, 영재고가 일반고보다 약 89배 높아 
고교 유형별로 2019학년도 서울대학교 입학생 현황을 분석하면 일반고 학생들 중 0.4%의 학생만이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학고는 9%에 가까운 학생이 입학했다. 이는 일반고에 비해 과학고가 약 22배 높은 수치다.

일반고에 비해 외국어고는 11배, 예술체육고는 7배, 영재학교는 무려 89배가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를 해석하면 영재학교에 입학하면 서울대에 입학할 확률이 일반고에 비해 무려 89배가 높다고 볼 수 있다.

■ 고교 유형별 서울대 입학 실적 차이

*자료 제공: 대학알리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각 고교유형별 2018년 3학년 학생 수에서 각 고교유형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나눈 수치임.
** 과학고의 경우는 2학년 조기졸업 제도가 있으므로 2학년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함
*** 자율고의 경우 전국단위 자사고, 광역단위 자사고, 자율형공립고의 인원을 합친 수치임.

2019학년도 영재학교 신입생 출신 지역 70.1% '서울·경기'
지난 10월 10일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분석한 '2019학년도 영재학교 신입생 중학교 출신지역' 결과에 따르면 영재학교 신입생 70.1%가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교육 과열지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에 있는 영재학교는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 등 총 8개교로 각 학교별로 80~130명을 선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9학년도 전국 8개 영재학교 입학자는 총 834명으로 서울과 경기지역 중학교 출신 입학자가 전체 834명 중 585명으로 압도적인 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학교유형별 학생수 대비 합격자 비율

영재학교 신입생 49.5% 수도권 사교육 과열지구 출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교육 과열지구로 알려진 서울과 경기의 10개 지역에서 전국 8개 영재학교 신입생의 49.5%가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재학교 입학생들의 출신학교가 위치한 시·구를 살펴보면 수도권 상위 10개 시·구의 입학생은 전체 입학생(834명)의 49.5%(413명)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은 상위 5개 구(강남구, 양천구, 노원구, 서초구, 송파구)가 전체 서울 지역 입학생319명의 69.9%인 233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는 상위 5개 시(고양시, 성남시, 용인시, 안양시, 수원시)가 전체 경기 지역 입학생 266명의 71.4%인 190명을 차지하고 있어 학원가가 밀집한 지역의 쏠림현상이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 2019학년도 영재학교 신입생 출신 중학교 지역 비율

부모의 지역적·경제적 배경, 영재학교 합격으로 이어져
이를 종합해보면 영재학교 입학생의 출신지역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는 경제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절반가량으로 볼 수 있다. 즉 부모의 지역적, 경제적 배경이 영재학교 합격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의 배경이 영재학교 입학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재학생의 3분의 1이상(35.6%)이 서울대에 입학하는 특권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특권 트랙에 진입하기 위해 초등학생이 사교육기관을 통해 고교 수학은 물론이고 대학 정수론과 조합론을 선행학습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심각한 고교서열화 고착이 더 큰 문제
이러한 문제는 영재학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영재학교 입시에서 불합격하면 그 다음 대학 진학에 용이한 과학고로, 과학고 입시에서 떨어지면 ‘국제고・외고・자사고’ 로, 이 마저도 모두 불합격하면 일반고로 진학하며 아이들로 하여금 계속되는 열패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심각한 고교서열화를 고착화시킨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최근 교육부가 당·정·청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2025년까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안을 보고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정부는 고교 서열의 정점에서 심각한 입시 경쟁 문제와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야기하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사진 설명: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사진 출처=sjpost.co.k]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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