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인문학전 사고 융합은 필수

인구 증가와 기술 성장을 양분으로 발전해온 근대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기술 발전으로 인한 과잉 생산이 경제 사회의 발목을 붙잡고 나락으로 떨구는 형세이다. 이런 사회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려면 판을 크게 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수축사회’의 저자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팽창사회에서 수축사회로 변해가는 한국에서 어떻게 해야만 우리 학생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AI와 IT에 미래를 걸라는 그의 진심어린 충고에 귀 기울여 보자.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10월호 '시사N이슈'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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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사회에서 수축사회로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팽창의 역사였다. 생활환경이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했다. 고려인의 평균 수명이 약 30세인 데 비해 현재는 70~80세가 보통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무려 150세를 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인류를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과거농경사회에서는 자녀의 수가 생산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요즘 사람들은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어, 자녀를 두는 것을 오히려 부담스러워 한다.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데 들이는 비용이 너무 커서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사는 데 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경제력이 높은 국가의 인구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감소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구 국가는 물론이고,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경제 발전을 이룩한 일본은 이미 30년 전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했다.

한국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인구 증가율이 아시아에서 최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인구 노령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해 10년 안으로 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축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문제는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우리 사회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증가, 산업 개발, 경기 호황 등에 힘입어 만들어진 팽창사회는 과거의 역사가 됐다. 이제는 인구 감소, 과잉생산 등으로 성장 자체가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인구 증가, 산업개발, 경기 호황이라는 전제에 맞춰 설계된 사회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이제는 사회 전 분야에서 팽창사회의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경쟁에서 공생으로, 성장에서 분배로 패러다임을 옮겨와야만 인류가 공존해 갈 수 있다.

이처럼 냉정하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단한 이는 ‘증권 분야의 미래학자’로 불리는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다. 그는 ‘수축사회’라는 책을 통해 이처럼 움츠러드는 사회를 ‘수축사회’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세계는 2000년대 초반 전 지구적 호황 이후 2008년 국면전환에 따른 복합위기를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수축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감소와 생산성의 획기적 증대로 인한 공급과잉, 역사상 최고 수준의 부채, 부의 양극화로 세상은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환경이 됐다.”라고 진단했다.

수축사회로 바뀌면서 전체 파이의 크기가 줄어들자, 사회구성원의 갈등이 계층과 세대를 막론하고 전 방위적으로 나타나 제로섬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현대의 사회 갈등은 디플레이션이나 경제위기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사회가 팽창사회에서 수축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 와 있어 공급과잉, 극악의 부채, 부의 양극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수축사회로의 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세계 경제 모두 정지(저성장) 상태다. 곧파이 자체가 축소되는 국면이 온다. 파이가 계속 커질 때는 내 파이도 커지니까 다툴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파이 크기가 고정되면서 자신이 더 먹으려면 남의 파이를 빼앗아야 하는 제로섬사회가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파이가 더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이 뺏고 빼앗기는 전투가 불가피하다. 수축사회 진입은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미중 패권경쟁의 본질도 더이상 팽창이 어려워지면서 상대방의 파이를 빼앗으려는 생존경쟁으로 봐야 한다.”

▲수축사회(홍성국 저)

수축사회에서 일자리 해법은?
그가 특히 심각하게 보는 것이 고용 문제이다. 수축사회에서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해법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일자리 문제를 놓고 보면 4차 산업혁명은 그야말로 인류가 맞닥뜨린 최대의 위기이다. 과거의 1, 2, 3차 산업혁명에서는 단기적으로 일자리 감소가 있었어도 장기적으로는 그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 수요가 생겨났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다르다.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되지만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 수요가 없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기계가 채울 뿐이다. 이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을 끌어가는 소수의 엘리트와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계층 간의 차가 더욱 벌어져 양극화 문제가 극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수축사회에서 우리의 일자리를 덜 빼앗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팽창사회가 수축사회로 이행하는 것은 결국 인구 감소와 공급 과잉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을 확대해 가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은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전 세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생산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내수 중심의 아이템으로는 시장 확대가 불가능하다.”라고 못 박는다.

사업 아이템을 잡는다면 철강, 화학, 정유, 기계,조선, 건설, 운송 등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이므로 쳐다보지도 않는것이 좋다. 대신 AI, IoT, 전기자동차, 바이오시밀러 같이 성장 잠재력이 높고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기존 사업을 AI와 연계하는 산업도 좋다. 이것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AI·IT에 미래 걸어라!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AI에 있어 기술 잠재력이 뛰어난 나라로 손꼽힌다. 정부는 로봇, 컴퓨팅,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있으며, 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구글의 AI 프로젝트 총괄자인 제프 딘 시니어 펠로우는 “모든 산업이 AI와 머신러닝의 영향 아래 놓이는데, 한국은 반도체, 휴대폰, 통신 사업 등 여러 산업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어 전망이 밝다.”라고 말했다.

한편, 채용 시장을 살펴보면 ‘IT·인터넷’ 직종 관련 공고가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인’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에 등록된 직종별 채용 공고 빅데이터를 지난 해 상반기 때와 비교 분석한 결과, ‘IT·인터넷’ 분야 공고가 16.5%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공고 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직무는 △응용프로그램 개발로 1만 5,970건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웹 환경이 보편화되고 스마트기기가 전국민에 보급되면서 응용프로그램 개발과 서버, 보안 전문가 수요가 크게 증가해 나타난 현상이다.

다음으로 △웹개발(13,459건 ↑) △서버·네트워크·보안 (10,631건 ↑) △웹기획·PM(6,484건 ↑) △웹디자인(5,458건 ↑)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가폭이 가장 큰 직무도 알아보자. △동영상·편집·코덱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가 증가하며 1위에 올랐다. 그만큼 산업에서 영상 콘텐츠 활용이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AI·빅데이터가 55.6% 증가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모든 산업에 적용 가능해 이 분야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요즘 대기업, 스타트업 등 기업 형태를 막론하고 AI·빅데이터 전문가는 ‘부르는 게 몸값’이라 할 정도로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이밖에 △ERP·시스템분석·설계(42.5%) △게임·Game(35%) △데이터베이스·DBA(34.4%) △웹△응용프로그램개발(23.4%) △웹기획·PM(21.7%) 등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IT·인터넷’ 직무의 구인 수요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을 한국이 주도해 가려면 이공계열로 교육의 중심을 옮겨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실제로 현실이 되고 있다. 대학들이 인문계열을 통폐합해 학과전공을 축소하고, 이공계열은 학과전공을 확대하며 교육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이공계 교육도 ‘인문학적 사고’라는 바탕 위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사회는 ‘기술자’가 아닌 ‘창조자’가 이끌어간다. 이공계 교육에만 경도되면 기술자만이 양성된다. 기술에 창의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적 사고력이다.

잡스와 저커버그가 인문학적 사고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아이폰과 페이스북은 결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인문학도가 과학적 사고를, 과학도가 인문학적 사고를 함께 해낼 때 수축사회로의 진입 속도 또한 크게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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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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