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과학을 접목한 화가

“내 미술에서 시를 봤다면 그건 착각이라네”
여러분이 생각하는 ‘예술가’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은 예술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기복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일상의 어떤 것에서든 영감을 받으면 작품활동을 시작하며, 가끔은 기행도 일삼는 등의 ‘자유로운 영혼’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여기 그러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예술가가 하나 있다. 이름은 ‘조르주 쇠라’. 과묵한 성격에 충동적이지도 않았으며 늘 단정한 정장을 입고 규칙적인 생활을 했던 화가다.

그러나 그 역시 예술가인지라 자신의 개성을 작품에 드러낼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근대의일상을 매우 선명한 색으로 고전적인 질서 속에 담아내며 그동안 전무했던독특한 스타일의 걸작을 남겼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과학을 믿는 ‘점쟁이’가 되는 것이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쇠라의 작품을 감상하며 알아보자.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10월호 '인문 다이제스트'에 8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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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쇠라(Georges Pierre Seurat, 1859~1891)

예술에 과학을 접목한 화가, 조르주 쇠라
조르주 쇠라는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인상주의 화가다. 그는 대대로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 부족함없이 자랐다. 화가로 활동하던 초기에는 주류 예술계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신인상주의’를 창시하고 친구인 폴 시냐크(Paul Signac, 1863~1935)와 함께 이끌어가면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안정감 있는 색채와 구도를 얻기 위해 미술에 과학이론을 접목했다. 여기엔 그의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한몫했다. 그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이전에 마음에 들 때까지 수십 번의 데셍을 하고 습작을 남겼다. 작품 하나를 그리는 데 많게는 60여 점의 그림을 그렸고 이 때문에 작품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년이 걸렸다.

한편, 쇠라는 막 성공 반열에 오르려던 때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로 인해 습작을 제외하고 그가 그린 대표작은 손에 꼽힌다.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는 19세기 미술을 현대로 이끌었고, 폴 세잔과 더불어 20세기 회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점’으로 분할된 선, 색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다
쇠라는 ‘점묘법(點描法, pointage)’을 만든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두 그림을 살펴보자.

왼쪽에 있는 그림은 인상주의의 창시자 모네(Claude Monet, 1840~1926)가 그린 <양산을 쓴 여인>의 일부다. ‘빛은 곧 색채’라고 늘 말하던 그답게 빛에 따라 변하는 색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표현하려 한 것이 눈에 띈다. 여인의 순백색 드레스는 햇빛과 하늘의 색이 닿아 노란색과 하늘색이 덧칠해졌고, 머리에는 양산의 빛을 받은 초록색이 칠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순간의 감상을 캔버스에 나타내려면, 색칠해 놓은 그림에 빛으로 인해 달라진 색을 덧칠하거나 팔레트 위에서 섞어 만든 색을 칠해야 한다. 이때 물감의 색이 섞이면 아무리 밝은 빛을 표현하려고 해도 칙칙해진다. 쇠라는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는 그가 이미 가산혼색의 성질을 가진 빛과 달리 물감이 감산혼색의 성질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 당시엔 채도가 높은 색으로 표현됐다고 해도 물감의 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래기 때문에 색이 칙칙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과학자들이 쓴 색채이론에 관심이 많았던 쇠라는 색의 선명도를 높이면서도 오래도록 지속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을 작품에 적용해 보기로 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기존의 화법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색채 광선주의 ‘색광주의(chromo-luminarism)’다.
 

▲<서커스 사이드쇼>, 1888, 98x150㎝,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점의 또 다른 효과, 안정감 있는 구도
쇠라 작품을 들여다보면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작품 속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보인다. 작품 속 사물은 수평과 수직의 균형 잡힌 구도로 배치돼 있어 마치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듯 정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구도는 당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을 당시 사람답게 그리면서도 또한 고전회화같은 아름다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쇠라가 찍은 점의 효과는 색을 나눌 뿐 아니라 화면의 체계적인 구성을 위한 영역 분할의 의미까지 포함된다. 즉, 엄격하고 질서정연한 구도는 점으로 인한 분할주의에서 오는 것이다.

그는 또한 화면에 입체감 없는 사람을 쭉 늘어놓고 그림 속 크고 작은 직사각형으로 구성된 면에 황금비율(1:1.618)을 적용하려고 했다.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와 <서커스 사이드쇼> 등의 그림을 보면 질서정연해진 그림에서 차분하면서도 다소 이질적인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나침반 36.5도> 10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사진 설명: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사진 출처= wikipedia]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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