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입 개선안, 수능정시 사실상 45% 이상 확대…창체 축소되고 세특 강화된다
교육부 대입 개선안, 수능정시 사실상 45% 이상 확대…창체 축소되고 세특 강화된다
  • 박지향 기자
  • 승인 2019.11.28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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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 발표
-현 중3 치를 2023 대입부터 수능정시 40%로 확대
-2024 대입부터 정규교육과정 이외 비교과활동·자소서 폐지 
-교과 세특 기록 필수화…학생참여 수업으로 대전환할 가능성 
-고교 프로파일 제공 금지 
-논술·특기자전형 단계적 폐지 
-수능에 서술논술형 문항 도입할 수도 
-학생부교과로 지균 선발 10% 이상 확대 

극심한 수능 경쟁으로 인해 고교 교실이 황폐화되고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해 수능망국론이 정론으로 대두됐던 것이 20년 전후 일이었습니다. 정부는 우리 아이들을 그런 세상으로 다시 몰아넣고 싶은 모양입니다. 우리 교육이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사진 설명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유은혜 교육부장관 [사진 출처=e-브리핑]

빠르면 현재 고1 학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부터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이 4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현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12학년도 대입부터 고교 프로파일이 전면 폐지되고, 2022학년도부터는 교사추천서가 사라진다. 현 중2가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며, 교육과정 외의 비교과활동은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2024학년도까지 수능 정시전형 40% 이상으로 확대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11월 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학종과 논술위주전형 위주로 쏠림이 있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대해 수능위주전형으로 40%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한다는 데 있다.

대상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학종과 논술전형으로 45% 이상을 선발하는 서울권 주요 대학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명목상으로는 교육부가 권고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 고교교육 정상화기여사업 등 재정지원을 무기로 한 교육부 권고를 거부할 대학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대상 대학들이 대입 전형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대학들이란 점에서, 이들 대학의 변화를 나머지 대학들도 비슷하게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대학이 모두 수능 정시전형 선발 비율을 40%로 확대할 경우, 서울권 주요대학의 정시 선발인원은 2021학년도에 비해 약 5,2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선발인원이 보통 5~10% 정도라고 할 때, 사실상 수능 정시전형의 선발인원은 45~50%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1학년도 16개 대학 정시 선발인원 대비 2023학년도 정시 인원 증가예상표 

2024 대입부터 정규교육과정 이외 비교과활동·자소서 폐지 
대입정책 4년 예고제에 따라, 현 중2 학생들이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비교과활동과 자기소개서를 전형 자료로 쓸 수 없게 된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을 치를 현 고1 학생들부터 소논문과 진로희망분야를 학생부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고, 교사추천서 역시 폐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입 반영이 금지되는 비교과활동에는 수상경력, 개인봉사활동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이 있다. 다만 정규과정 내의 비교과활동인 자율활동 특기사항, 정규 동아리 특기사항,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봉사활동 실적, 진로활동 특기사항 등은 여전히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고교 현장에서는 “학종이 내신등급의 위력이 절대적인 학생부교과전형과 다를 바 없어져 활성화되고 있던 창의적 체험활동이 망가지면서 문제풀이 수업시대로 회귀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정규과정 내의 창체 기록은 여전히 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폐지되는 것은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으로 한정된다. 하지만 교육부가 사실상 ‘창체 축소’라는 시그널을 준 이상 고교 현장에서 창체활동이 축소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소서의 경우 기재금지 위반사항과 편법, 변칙적 기재사례들이 다수 확인돼, 자소서를 통해 부모배경 등 외부요인이 평가에 반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대입정책 4년 예고제에 맞춰 2024학년도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자소서는 학생부에 학생의 역량이 충분히 담기지 못했을 때, 그 역량을 대학에 보여줄 수 있는 보완 수단이 돼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소서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자소서 자체를 없애는 것은 섣부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교과 세특 기록 필수화…학생참여 수업으로 대전환할 가능성 
한편, 교육부는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즉 교과세특 기재를 주당 수업시수가 많은 과목부터 단계적으로 필수화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창체 비중이 줄고 세특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교실 수업이 발표·토론 중심의 학생참여 수업으로 대전환을 이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매우 중요해지고 세특을 잘 기록하는 것이 학종의 관건이 되면, 세특을 제대로 적기 위한 발표‧토론식 수업이 필요하고 과정 중심의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수능 중심의 수업 운용을 주장하는 쪽과 학생중심수업, 과정중심 평가를 주장하는 쪽의 갈등이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교과세특은 3년간 총 40여 명의 교과 담당교사가 해당학생의 수업참여도와 성취도를 관찰 평가한 360도 다면 평가 결과이다. 따라서 교과세특이 강화될수록 전형 자료로 더욱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았던 기재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의 기재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 교과별로 기재방법을 안내하는 '교과세특 기재 표준안'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교사들의 학생중심수업, 과정중심 평가, 평가 결과의 기록 역량이 균형 있게 강화될 수 있도록 연수 모듈을 개발하여 지원하고 실습 위주 연수를 강화할 예정이다. 

■ 학생부 주요항목 개선 현황

*출처: 교육부
**(미기재) 학생부에서 삭제, (미반영) 학생부에는 기재하되, 대입자료로 미전송

고교 프로파일 제공 금지 
2021학년도부터는 고교 프로파일도 사라진다. 고교 프로파일이란 각 고등학교가 대학에 제공하는 일종의 학교 소개서이다. 대학은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해당 고교의 교육과정과 교육환경, 여건 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고교 프로파일이 특목, 자사고 등의 후광효과를 야기하고, 학생의 역량과 잠재력이 학교 프로파일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한 일부 대학은 졸업생 고교별 해당대학 진학 현황, 중도탈락률 등을 선발 과정에서 활용한 사실이 이번 교육부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교에서는 고교 프로파일에 가짜 실적을 올리는 등 조작된 정보를 제공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학종 선발결과에 나타나고 있고 소득 지역별 격차도 큰 것을 확인했다”며 “고교 프로파일 등을 통해 출신고교의 영향력이 발생할 수 있고, 전형자료가 10분 내외로 평가되는 등 부실운영 정황도 확인돼, 학생의 역량과 잠재력이 있는 그대로 평가될 수 있도록 고교 프로파일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논술·특기자전형 단계적 폐지 
수능에 서술논술형 문항 도입할 수도 

학생부교과로 지균 선발 10% 이상 확대 
교육부는 또한 일반 고교에서 준비하기 어려운 논술위주전형과 특기자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대입전형을 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위주전형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평가방식 및 고교 학점제 등 교육정책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2028년 새롭게 도입될 수능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새로운 수능체계를 고교학점제가 대입에 첫 적용되는 2028학년도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개편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될 경우에는 논·서술형 유형 문항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논술전형, 어학 및 글로벌 특기자 전형은 내년부터 당장 폐지를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단계적 폐지를 말하고 있지만 대입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어서 대학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학교장 추천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포함해 사회통합전형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른기회 특별전형은 정원내외 합산 10% 이상 선발을 의무화하고, 지역균형선발관련 전형을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10% 이상 선발을 권고할 계획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종에서 비교과가 축소되고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선발(학교장추천제)이 확대되면서 내신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유웨이 이만기 이사는 "내신 비중이 커지면 교실은 내신파와 수능파로 나뉠 가능성이 크고 지역적으로도 수도권과 대도시는 수능 중심으로, 지역은 내신 중심으로 입시의 판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신의 위력이 커짐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가 무색하게 등급 받기가 쉬운 과목 위주로 선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이과 학생들을 통합해 내신을 산출하면서 문과 지망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장추천전형 대상자 선발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따라서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천대상자 자격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대학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은 지방대의 경우, 정시 선발 비중이 확대될수록 미달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하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한 대학들의 눈치경쟁도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 대입전형 구조개편 추진 로드맵

대입전형 구조개편 추진 로드맵
*출처: 교육부

*사진=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유은혜 교육부장관 [사진 출처=e-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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