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을 부끄럽게 한 '알렉스 비어드'의 생생한 취재기

대한민국 교육을 부끄럽게 한 '알렉스 비어드'의 글로벌 교육 탐사기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지난 10월에 출간된 교육 서적입니다. 판매 수가 3만이 넘었죠. 출판사 '아나로그'는 대형 출판사도 아니고 베스트셀러 제조 업체도 아닌 그저 평범한 곳입니다. 또 저자의 인지도 역시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이렇게 많이 팔리는 이유는 단 하나! 책이 좋기 때문입니다. 저자인 알레스 비어드는 30대 후반의 영국 교사 출신 교육학자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영국 홍콩 한국 중국 상하이 핀란드 미국 등 전 세계를 돌며 학습 혁명(우리는 학습 퇴행)의 순간들을 발로 뛰며 취재해 생생한 교육 르포르타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 교육이 부럽다고 말한 버락 오바마의 판단을 한 마디로 정의합니다. 그것은 틀렸다. 저자가 목격한 한국의 교육 현실은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표준화된 시험 그것도 하루만의 시험으로 대학 직업 심지어 배우자까지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시스템의 무자비함을 가차 없이 비판합니다.

한 학생의 시험 공포증을 예로 들며 시험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 만큼 중요하게 여기며 심지어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명상훈련을 하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죠.

그는 한국에 와서 여러 교육계 인사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입니다. 이 장관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더군요. “산업화 시대에는 시험 점수가 중요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닙니다. 한국은 창의성과 사회적 감성적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도가 입학사정관제고 입학사정관제는 현재까지는 실패했습니다. 정부는 창의성과 사회성 감성 대신 산업화 시대의 인재 선발 방식으로 회귀를 선택했죠. 비어드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할까요? 아마 미셸 푸코의 이 말을 할 겁니다.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시험은 일종의 정치 도구다.”라고 말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2010년까지 대한민국보다 국민들이 많이 교육 받은 나라도 없답니다. 그러나 수능으로 줄 세우기를 한 결과 대한민국은 노벨상 수상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고 어떤 한 분야에서도 창의적으로 혁신을 일으킨 사례가 없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수능을 설계한 사람이 최대한 객관적인 시험 문제를 만드는 데 치중하다보니 알고리즘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기이한 조합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는 거죠.

그는 한국의 학교를 탓하지 않습니다. 이런 학교 때문이 아니라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이룬 것이지요. 그러나 그는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세게 최상위권이라는 성과 뒤에는 '학원'이라는 비밀병기가 있었음을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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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치열한 교육현장 이면에 드리운 '권위주의'라는 그림자
그는 한국 교육을 가장 잘 따라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고 주장합니다. 중국의 상하이의 교육열은 대치동을 뛰어넘습니다. 오직 자기 자식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비싼 개인 교사를 붙여주기 위한 부자들의 노력은 시진펑 주석도 어찌 하지를 못합니다.

상하이 교육이 이룬 엄청난 수학 과학과 독해력의 성과를 그는 다소 평가절하합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약 2000년 전인 한나라 시대에 이미 세계 최초의 표준화 검사를 만들어서 최고의 자리를 향한 경쟁을 시작했답니다.

중국 교육에 비판적인 내부 인사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결과로 상하이 학생들이 생각할 줄 아는 학생들임이 밝혀졌다지만, 사실은 권위주의적인 제국의 전통으로 기껏해야 일부 영역의 지능을 발전시켰을 뿐이다.”

중국은 다양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재능을 희생해서 세계 최고의 시험 성적을 획득했다고 자화자찬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정부가 의도하는 내용을 머릿속에 그대로 주입하는 권위주의의 기계를 양산하는 일이었죠.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독재 권력을 빅 데이터에 행사해서 급여 상세 내역부터 시작해 최근 부모를 언제 만나러 갔는지까지 모든 사항을 추적할 수 있는 단일 사회 신용 체계를 구축해 시험하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11년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던 조슈아 웡을 인터뷰합니다. 조슈아 웡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사상의 자유를 수호합니다. 그리고 세뇌교육에 반대합니다. 자유세계의 언론은 공산주의의 유령이 젊은 세대를 해치지 못하게 지켜주어야 해요!”

중국 교육을 보면 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교육 또한 늘 선을 위해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착취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홍콩 시위에 침묵합니다. 그러나 진실을 알리려는 국민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97년 홍콩의 자유를 보장했던 중국의 체제 보호 약속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는지 그동안 얼마나 교묘하게 중국이 사상 통제를 해왔는지 조슈아 웡의 인터뷰와 홍콩 교육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성공' 아닌 '행복' 위한 교육 목표 세우자! 
저자는 경쟁 교육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치열한 다툼의 장이다.” 그러나 성공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공으로 가는 길에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바닥에 잔뜩 깔려 있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응원하는 친구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는 우리 교육은 성공이 아닌 행복으로 목표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출처=yes24  

그는 교육의 이상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자로 비춰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용적입니다. 뉴욕의 흑인 빈민가에서 대학 입학률을 현격하게 올린 한 교사 해리엇 볼의 말을 전합니다.

“읽어야 해. 애야 읽어야 해. 더 많이 읽을수록 더 많이 알게 되거든. 왜냐면 지식은 힘이고 힘은 돈이고, 그리고 너는 돈을 갖고 싶으니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왜 교육만 그대로일까?” 라고요. 저는 저자의 이 주장에 적극 동감합니다.

앞으로도 교육 혁명은 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전의 혁명은 인쇄기술이 발명되어 대중교육이 가능해진 500년 전) 지금과 같은 지성의 시대는 배움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진 최신 과학 기술과 인간의 뇌에 관해 우리가 아는 모든 지식을 이용하고, 창의성을 중시한 교육 체계를 만들고, 교사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한다면 다시 한 번 놀라운 학습혁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시 수시 논쟁이 아니라 비어드가 제시하는 화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아닐까요?

▲ 신진상 

▶대입 컨설턴트
▶'공부 완성 독서법' 저자
▶전 ebsi 강사
▶전 유웨이 중앙교육 입시 컨설턴트
▶전 강남대성학원 강사
▶전 대치 대찬학원 입시연구소장
▶전 신우성학원 입시 연구소장
▶전 조선일보 조선에듀케이션 칼럼리스트
▶전 스피트북 스터디포스 입시 연구소장
▶'학생부 합격의 법칙', '수시의 진실' 등 20여권의 교육서 저자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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