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의 연결고리 '통계물리학'

영화 시장과 출판 시장 지니계수 어디가 더 높을까?
통계물리학자이며 ‘세상물정의 물리학’의 저자인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의 신간 ‘관계의 과학’을 읽다 깜짝 놀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영화 시장과 출판 시장의 비교였는데 제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내용과 상반되는 부분이었죠.  

일단 책 소개를 먼저 하자면, 김 교수는 이 책에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에 대한 통계물리학적 설명을 시도합니다. 최소한의 수학 공식을 사용해 상당히 가독성 있게 읽히는 과학서인데요, 현재 자연과학 서적 중 베스트셀러 8위를 기록 중입니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연결 편에서는 정치 분야에서 변화의 물리학을 다룹니다. 2부 관계 편에서는 국회의원이 친소관계에 따라 어떻게 법안을 발의하는지 등등을 다루죠.

3부 시선 편에서는 광장에 모인 사람들 계산하기 등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줍니다. 4부 흐름에서는 라즐로 바라바시의 ‘버스트’의 한국어 버전으로서 여러 인간 관계의 동역학을 탐구합니다. 5부 미래 편은 결정론과 불확정성 이론 비선형동역학을 다루며 인간의 미래가 결정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지 등을 다루죠.

저자는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학계에서 주목하지 않는 분야를 논문이 아닌 단행본으로 만들어내는 특징이 있는데요, 그 연구의 동기는 ‘순전히 재미삼아’였습니다.

영화와 책의 흥행의 법칙도 그런 과정에서 이루어진 연구로, 저자는 영진위 홈체이지에서 자료를 찾아 총 관객 100명이 넘은 영화 6495 편을 분석했습니다. 영진위 홈피에는 총 2만 편의 영화가 리스트업 되어 있으니 영화 관객 100명이면 전체 영화 흥행 순위 상위 30%에 드는 셈입니다.

세상에, 100명도 안 본 영화가 그렇게 많았다니, 전 국민이 영화팬이라고 생각한 제가 틀림없이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1000만 영화가 2019년만 해도 5편이나 나온 해니 놀라울 수밖에 없는 통계죠. 

저자는 지니 계수를 직접 구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0.9가 나왔습니다. 참고로 국내 근로 소득의 지니 계수는 0.47입니다. 보통 0.4가 넘으면 불평등한 사회로 인정 받는데 0.9라니 경악할 만한 소수의 집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흥행의 시계열 분석을 곁들입니다. 그리고 이를 전염병 발생 후 누적 관객 수를 비교하죠. 흥행 영화는 초반에 엄청난 기세를 치고 나가다 어느 시점부터는 평평해집니다. 전염병과 반대죠. 즉 입소문으로 영화 흥행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초반의 광고가 흥행을 결정짓는 요소라는 설명이 됩니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 하루 관객 수의 반감기도 흥행 영화의 경우 19일입니다. 19일이 지나면 관객이 절반으로 주는 거죠.

*출처=yes24

출판 시장은 어떨까요? 저자는 한 인터넷 서점에서 2014년 11월 이후 판매된 책들을 대상으로 빅 데이터 분석을 시도합니다. 일단 저자가 속한 과학 책과 가장 대중적인 소설 책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일단 소설 책 시장은 과학 책 시장의 10배 정도 됩니다. 역시 출판 시장도 시간에 따른 반감기 가속화 현상이 심각합니다. 최상위 베스트셀러 소설은 8주, 차상위 베스트셀러 소설은 4주에 불과합니다. 과학책의 반감기는 최상위 베스트셀러 소설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책들은 1년이 지나면 판매율이 1%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에측해냅니다.

저자는 영화처럼 지니계수를 구해 봅니다. 저자에 따르면 출판계는 80대 20의 법칙이 아니라 64대 36 법칙을 따른다고 하네요. 즉 3분의 1 정도의 책들이 전체 판매량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는 이야기죠. 지니계수로 표현하면 0.38이니 0.9인 영화시장보다 훨씬 더 양호합니다.

영화시장과 출판시장의 지니계수가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뭘까요? 제 생각에는 도서관의 존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에 있는 도서관이 신간 모두를 사주지는 않지만 일정 정도는 사주니까 영화처럼 100명 이하의 관객이 나오지는 않는 거죠.

물론 1년에 출간되는 신간은 극장 개봉되는 영화보다 적어도 50배는 될 테니 100부 이하 판매 책들이 숫자 상으로는 많겠지만 비율로 따지면 영화보다는 적을 것 같습니다. 국내 과학 작가들이 수적으로 적은데다 쉽고 재미있는 책이 상대적으로 적어 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정도라면 중고생들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진상
▶대입 컨설턴트
▶'공부 완성 독서법' 저자
▶전 ebsi 강사
▶전 유웨이 중앙교육 입시 컨설턴트
▶전 강남대성학원 강사
▶전 대치 대찬학원 입시연구소장
▶전 신우성학원 입시 연구소장
▶전 조선일보 조선에듀케이션 칼럼리스트
▶전 스피트북 스터디포스 입시 연구소장
▶'학생부 합격의 법칙', '수시의 진실' 등 20여권의 교육서 저자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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