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보니하니’에 폭력과 욕설이?! 
-아동·청소년 인권 사각지대 ‘방송 프로그램’ 
-어린이도 어른과 동등한 사람!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얼마 전 EBS 교육방송의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인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가 커다란 논란에 휩싸였어요. 프로그램의 성인 남성 출연자들이 청소년 출연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기 때문인데요.

어린이가 주 시청자인 프로인 까닭에 해당 영상을 직접 본 시청자들의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어요. 벼랑 끝에 몰린 아동·청소년의 인권, 이대로 방치해도 될까요? 

-이 기사는 <톡톡> 2월호 '똑똑 라이브러리'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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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보니하니’에 폭력과 욕설이?! 
2019년 12월 10일,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출연자 당당맨(개그맨 최영수 분)이 하니(채연 분)의 팔을 주먹으로 때리는 듯한 장면과 먹니(개그맨 박동근 분)가 하니에게 “독한 X”등의 욕설을 계속해서 퍼붓는 장면이 여과 없이 유튜브 생방송으로 방송된 거예요.

그 장면을 생방송으로 접한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이 일로 ‘보니하니’ 홈페이지 게시판은 항의 글로 넘쳐나게 됐지요. 사건을 유야무야 넘기려던 EBS는 하루가 지나서야 사과 발표를 했어요.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제작 시스템 향상을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어요.

특히 ‘아동·청소년 출연자’보호를 위한 대책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어요. 논란을 만든 출연자 2명을 출연 정지했고, 프로그램 제작진도 모두 교체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EBS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논란에도 눈 하나 까닥하지 않다가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자 부랴부랴 사과에 나섰기 때문이에요. EBS는 항의 글이 올라오자 제대로 조사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생방송 현장에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며 “출연자 간 폭력은 없었다.”라고 못박았어요.

아동·청소년 대상 방송 프로그램을 다수 제작하는 EBS이기에 아동·청소년 출연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여느 방송사보다 막중한데도,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사건을 키운 것이죠. 

아동·청소년 인권 사각지대 ‘방송 프로그램’ 

*‘아육대’ 스태프가 여자 아이돌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모습 [사진 출처=스포츠경향] 

‘보니하니’사건에서 주의해 볼 점은 제작진이 ‘평소 출연자들끼리 이런 장난을 자주 친다’는 이유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에요. 그만큼 폭력이 일상화돼 있어 가해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현장을 목격한 스태프들까지도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한 것이죠. 

이 사건은 아동·청소년에게 가해지는 일상적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보니하니뿐만 아니라 나 이 어린 출연자가 다수 나오는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요. 

가까운 예로 같은 달 16일에는 한 네티즌이 방송 녹화 중 스태프가 여성 출연자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SNS에 공개해 논란이 됐어요. MBC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촬영 중에 발생한 사건인데요. 촬영을 돕던 성인 남성 스태프 한 명이 아이돌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채를 당긴 채 끌고 가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긴 거예요. 

이들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사건들도 재조명되면서, 방송사가 아동·청소년 출연자 보호 의무를 다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특히 방송이 가진 엄청난 파급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일상 속 폭력을 재미로 포장한 방송이 전파를 타면, 이를 시청하는 아동·청소년들이 폭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EBS를 비롯한 KBS, MBC, SBS 등 방송사들은 아동보호를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방송 현장에서는 그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왔어요. 또한 방송사의 ‘방송 소재 및 표현’에 대한 규정에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구체적으로 구분돼 있지 않아, 방송사의 재발 방지 약속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린이도 어른과 동등한 사람! 

*영화 '우리집' 포스터 [사진 출처=네이버]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에 개봉한 영화 <우리집>의 촬영 수칙이 아동·청소년 출연자 인권 보호 규칙의 좋은 사례로 화제가 되고 있어요. <우리집>은 영화 출연자 대부분이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어린이 배우들은 촬영 현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의견을 말하는 것에 서투르다 보니 거절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래서 윤가은 감독은 어른들이 이를 충분히 고려해 어린 배우들을 대할 수 있도록 ‘촬영 수칙’을 만들어 지키게끔 한 거죠. 

영화 <우리집> 촬영 수칙
:어린이 배우들과 함께하는 성인들께 드리는 당부의 말씀 

1. 어린이 배우를 성인과 동등한 배우이자 동료로 바라봐 주세요. 
2. 어린이 배우들과 신체 접촉을 할 때는 미리 동의를 구해 주세요. 
3. 어린이 배우 앞에서 욕설, 음담패설,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하지 말아 주세요. 
4. 어린이 배우를 칭찬할 때는 외모가 아닌 행동을 칭찬해 자존감을 높여 주세요. 
5. 어린이 배우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촬영을 준비할 수 있게 해 주세요. 
6. 어린이 배우가 촬영에 집중할 수 있게 불필요한 사담을 자제해 주세요. 
7. 어린이 배우의 건강에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반드시 연출제작부나 보호자에게 공유해주세요. 
8. 어린이 배우의 안전을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혼자 두지 말아 두세요. 
9. 말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 주세요. 

모든 방송사가 이 촬영 수칙만 따라도 아동·청소년 방송 출연자의 인권은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 거예요. 더 나아가 이 촬영 수칙은 방송사뿐 아니라 어른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행동 수칙입니다. 인권은 방송 출연자뿐 아니라 여러분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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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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