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에서 최저 91.1점
-스스로 고칠 것 찾자는 자체평가 취지 무색…고칠게 없다는 교육지원청
-'점수 잘 받을 항목만 자체평가하나' 의구심

학교와 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평가기법들이 동원되고 있지만, 그 효과를 본다고 자신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평가 기법들 중 변화를 외부에서 강제하면 너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반영해, 구성원들 스스로 평가하고 개선해보라는 제도가 '자체평가'입니다.  인사고가 등에 전혀 반영되지 않으므로 정말 솔직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평가라기보다는 '자체점검'이란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외부의 진짜 평가에 대비해 스스로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교육지원청에서도 매년 자체평가를 합니다. 학교의 자체평가는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시되며, 교육지원청의 자체평가는 지원청 홈페이지에 게시됩니다. 

오늘은 이 중 경기도교육청 산하 25개 교육지원청의 2019년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일단 결과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상 : 2019년도 경기도교육청 산하 21개 교육지원청 
평균 : 97.15점 (100점으로 환산시) 
최고 100점, 최저 91.1점 

군포의왕, 용인, 의정부, 이천교육지원청은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평가척도 "매우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미흡"만 공개하였고, 거의 "매우 우수" 입니다.
군포의왕, 용인, 의정부, 이천교육지원청은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분석에서 제외됩니다. 
4개 교육지원청은 평가척도 '매우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미흡'만 공개하였고, 거의 '매우 우수'를 받았습니다. 
*표 출처: 경기교육청

현재의 경기도교육청 산하 25개 교육지원청은 못하는 게 없습니다. 99~100점이라면 너무 잘하고 있어서 억지로 없는 문제를 만들어내야 할 수준입니다. 오히려 저는 양평교육지원청의 91.1점을 믿고 용기있는 점수로 높이 평가합니다. 

이 평가에 과연 학부모,교직원,학생들이 동의할까요? 이에 대해 ▲평가 주변 사항 ▲평가 내용의 적절성을 주제로 2회에 걸쳐서 살펴보겠습니다. 


 

1. 평가 주변 사항 

올해의 평가를 위해서는 ①전년도의 평가자료 ②평가위원의 선정과 비율 ③평가문항 작성을 위한 의견수렴 ④확정된 문항에 따른 공개평가 등이 확인돼야 합니다. 

이중 중요한 것은 공무원이 제공하지 않아도 위원들이 스스로 학부모들을 만날 수 있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렇게 진행되었을까요? 

전년도 평가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교육지원청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됩니다. 2019년도 보고서도 홈페이지에서 찾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원청이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첫번째 난관에 부딪힙니다. 

① 전년도 평가자료 

전년도 평가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교육지원청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됩니다. 2019년도 보고서도 홈페이지에서 찾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원청이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첫번째 난관에 부딪힙니다. 

평가자료가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되지 않아,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자체평가'만 그럴까요? 그게 무엇이든 찾기 어려운 홈페이지입니다.

[검색]기능이 없는 가평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초기화면
[검색]기능이 없는 가평교육지원청 *사진 캡처: 가평교육지원청

 

[검색] 기능에 오류가 발생하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 홈페이지
[검색] 기능에 오류가 발생하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 *사진 캡처: 광주하남교육지원청

 

메뉴와 직원/업무만 검색될 뿐, 게시판의 글과 첨부파일은 검색되지 않는 구리남양주 교육지원청
메뉴와 직원/업무만 검색될 뿐, 게시판의 글과 첨부파일은 검색되지 않는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사진 캡처: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이름은 통합검색이나 [메뉴]와 [직원]만 검색되는 군포의왕교육지원청
이름은 통합검색이나 [메뉴]와 [직원]만 검색되는 군포의왕교육지원청 *사진 캡처: 군포의왕교육지원청

다행히도 21개의 교육지원청은 홈페이지에서 통합검색이 됩니다. 그래서 자료를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단, 군포의왕은 보고서가 아니라 축약한 발표자료만이 공개되어 있어, 많은 내용이 누락돼 있습니다. 

자체평가 발표자료 -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의 자체평가 발표자료 *사진 출처: 군포의왕교육지원청

 

② 평가위원의 선정과 비율 

평가에 따라서는 진행되는 과정 중에 평가위원들의 이름과 직위, 소속을 비밀로 유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체평가는 아닙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평가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은 오히려 더 좋은 기회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평가위원들의 선정과정에서 공개접수한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 습니다. 대부분 비공개로 선정됩니다. 

최종 보고서를 통해서 평가위원들의 이름/소속/직위를 공개하는 곳은 김포, 수원, 안성, 이천뿐입니다. 이 중 안성은 학부모위원과 학부모회 네트워크 대표를 평가위원으로 선정해,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이 가능하도록 열린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홍OO, 홍O동으로 표기하고, 소속과 지위도 OO으로 표시하며, 정보공개법상 공개하도록 돼 있는 공무원의 소속과 지위, 이름까지 완벽하게 비공개하는 곳도 있습니다. 고양, 군포의왕, 평택이 그렇습니다. 

평가를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기에, 
무엇이 걱정되기에, 
이들은 이렇게 공무원의 이름까지도 숨기는 것일까요?

오른쪽 하단에 명단이 있지 않았을까요? - 고양교육지원청 *자료 출처: 고양교육지원청

 

완벽하게 지워버린 명단 - 평택교육지원청
완벽하게 지워버린 명단 - 평택교육지원청 *자료 출처: 평택교육지원청

③ 평가문항 작성을 위한 의견수렴과 ④ 확정된 문항에 따른 공개평가 

많은 학부모님들이 말하는 불만은 "평가 문항에서 교육지원청의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100점 맞을 문제만을 낸다는 것입니다. 

평가문항의 큰 주제는 교육청에서 정한 4가지와 지역별 특색사업으로 나뉩니다. 이 자체는 문항으로서의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1) 행복한 배움 (교육과정 혁신에 대한 영역) 
2) 학교 민주주의 (지역/학교 내 의견소통의 원활함 영역) 
3) 안전한 학교 (시설안전, 위기/장애 학생, 기초학력/교육격차 등의 영역) 
4) 교육행정 혁신 (민원개선, 부패방지 등의 영역) 
5) 역점 및 특색사업 (지역별 혁신교육지구사업, 지역공동체 구성 등) 

이 주제들을 가지고 세부 문제들을 발굴해 지역교육청의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작년에 들어왔던 수많은 민원들은 뒤로 덮어둔 채 점수받기 좋은 평가기준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평가문항의 작성과 공개평가에 대한 자세한 리포트는 다음에 계속됩니다.

 

필자소개 
필자는 5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상상교육포럼 상임대표로 3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학생자치의 실현을 위해 
학부모들이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와 교육 관련된 활동을 11년째 지속했고, 
8년을 더 학부모로서 활동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https://band.us/@sangsangforum

대학 길잡이 '나침반 36.5도' 구독 신청 클릭! https://365com.co.kr/goods/view?no=1
대학 길잡이 '나침반 36.5도' 구독 신청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