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열의 자취를 따라 밟으며 4.19를 되새기다

김주열 열사 생애를 설명한 금판 [사진=권혁선 교사]
김주열 열사 생애를 새긴 금판 [사진=권혁선 교사]

4.19혁명 60주년 하루 전날에 동료 교사분들의 모임인 민주시민교육연구회 일원으로 민주주의의 뿌리를 찾아 남원 김주열 열사 기행에 나선다.

가장 먼저 전북대에 들러 4.4. 민주 시위 기념 비석을 살펴보고 우리 전북 지역이 4.19 운동의 첫 횃불을 당긴 역사적인 지역이라는 것에서 의미를 찾아본다. 아직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을 극복할 방안에 대해 고민도 해 본다. 

그리고 남원이다. 남원으로 가는 길에 1949년 농지개혁이 갖는 의미와 6.25 전쟁, 그리고 50년대 일반 농민들이 어찌보면 처음으로 본인의 땅을 갖게 된 의미와 그것이 자녀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일정 부분 설명을 한다.

전쟁 통에 이루어진 사회 계층의 변화, 그리고 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 경제, 원조 중단과 대충자금이 가져온 경제적 혼란도 함께 설명을 한다. 

(*대충자금: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원조 도입액을 운용할 때 원조를 받은 나라 정부가 원조 증여분만큼의 달러액을 같은 액수의 자국통화로 특별계정에 적립한 자금) 

이처럼 전쟁 이상으로 커다란 사회 변화가 몰아 닥치고 있었지만 자유당 수구 세력들은 이러한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했던 상황이 4.19 혁명을 이끈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의 시간을 함께 한다. 

김주열 열사 생가 [사진=권혁선 교사]
김주열 열사 생가 [사진=권혁선 교사]

먼저 김주열 생가다. 물론 관리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추모관의 사진처럼 최소한 하나라도 초가집 원형을 유지했으면 하는 생각인데 모두 기와집으로 만들어 버렸다.

심지어는 화장실과 외양간도 모두 기와집이다. 화장실이 기와집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우습게 이야기 한다. 무엇이든지 성역화 해버리는 근래의 모습들이 이곳에서도 여지없이 등장한 풍경에 헛웃음이 나온다.

그 다음 졸업 초등학교와 중학교다. 조금은 심한 느낌이다. 헌법 전문에 4.19 혁명 정신이 등장하고 도로 이름도 김주열로 했지만, 이것이 김주열 열사의 정신을 구현하는 올바른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모든 것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습성이 이곳에서도 나타난 것이 아닌가 우려가 들기도 한다. 

김주열 열사가 졸업한 중학교 [사진=권혁선 교사]
김주열 열사가 졸업한 중학교 [사진=권혁선 교사]

중학교 운동장은 완전히 민들레 농장이다. 아무리 학생들이 없다고 해도 이것은 최근 한 달의 모습은 아닌 듯하다. 농어촌 학교의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더 슬프게 한다. 아무튼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농촌이나 도시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곳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마음 껏 뛰어노는 모습을 하루빨리 보고싶다. 

마지막으로 열사의 묘소 참배를 한다. 묘소는 더욱 숭배의 현장이 되어 있었다.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지나치게 큰 봉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셨다. 

기념비의 내용도 그리고 온갖 석상들도 학생 김주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선 시대 문인의 무덤이요, 불교 신앙이 투철한 신앙인의 묘소이기도 했다. 고인의 초상 또한 학생 김주열이 아니라 어느덧 어른이 되어버린 김주열의 모습이어서 지나치게 성인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주열 열사 동상 [사진=권혁선 교사]
김주열 열사 동상 [사진=권혁선 교사]

이제는 시대와 인식의 폭이 많이 변화됐다. 천진난만한 고1 학생의 모습으로 다시 돌려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고1학생이 너무나 엄숙하고 장엄하기까지 하다.

다행히 추모관에는 애띤 소년의 모습이 남아있다. 민주주의 탄생기에 이루어진 혁명이니만큼 학생 김주열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혁명 정신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지나치게 미화하고 권위적으로 만든 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청년' 김주열의 모습이 다시 보고싶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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