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현 교육, 페스트 창궐 당시 동유럽 따라 회귀하나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것 없다…오히려 졸업생과의 차별성 커질 것 
-새로운 입시 지도 대책 세워야…수능 난도도 조정 필요 

*등교수업이 이뤄진 인천고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인천교육청]
*등교수업이 이뤄진 인천고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인천교육청]

팬데믹 시대 현 교육, 페스트 창궐 당시 동유럽 따라 회귀하나 
중세 말 유럽은 페스트의 영향으로 런던 인구의 9/10가 사망할 정도로 회복할 수 없는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페스트균은 성직자와 귀족, 농노를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이 밀집한 곳 어디서나 무자비하게 퍼져갔다. 

직접 노동을 담당하던 농노들의 피해도 당연히 클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노동력으로 농노들의 인건비가 상승하자, 농노들은 좋은 노동 환경과 임금을 찾아 중세 장원에서 탈출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유럽 도시와 장원의 봉건 영주들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농노들을 해방했고, 이는 서유럽 사회가 다양한 계층과 직업이 공존하는 근대 사회로 발전해 가는 토대가 됐다.  

이와 정반대로 동유럽의 귀족들은 오히려 농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반동적 정책을 취했다. 그 결과 동유럽은 20세기 초반까지 폐쇄적인 중세 유럽의 질서가 유지되는 후진성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 고3 학생들은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졸업생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방역과 안전 교육을 애써 외면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방과후 보충수업 시수 확대를 한시적으로 인정하고, 심야·주말 자율 학습 실시를 학교장 자율로 인정하는 등,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 감염병 예방 관리를 위한 기본 수칙과는 정반대의 입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입에서 교과(내신)와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반으로 한 학교생활기록부는 ‘상수’, 수능 시험은 ‘변수’의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등교 개학의 연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변수인 수능 성적을 다시 상수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들이 보인다. 중세 동유럽 사회에서 볼 수 있었던 반동적인 교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고3 재학생, N수생보다 진짜 불리할까? 
과연 올해 고3 재학생들은 입시에서 N수생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을까? 다소 의문이 든다. 대면 수업이 감소한 점을 제외하면 특별한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 77%, 정시 23%를 선발하고 있다. 통상 이러한 선발 비율과 거의 비슷하게 재학생의 70-80%가 수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고3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입시 성향은 특별한 변화 없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입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재학생이 졸업생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고3 학생들은 정상적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과 활동에서 많이 불리할 것이라는 이유로 수능 중심 입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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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것 없다…오히려 졸업생과의 차별성 커질 것 
코로나19 이전 고3 입시 사이클을 분석해보자. 먼저 고3들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심리적 타격을 받는다. 3월의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세특, 창체활동보다는 모의고사 준비에 전념하면서 4월 학력평가를 맞이한다. 

4월 학평 이후 재학생들은 곧바로 내신 중간고사를 준비한다. 평가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의 여유조차 없다. 이처럼 3학년 1학기는 평가의 연속이다. 올해 말고 이전에도 기말고사를 마칠 때까지는 정상적인 창체 활동을 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유독 고3 재학생들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제에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졸업생과의 차별성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

졸업생의 생활기록부에는 코로나 경험에 따른 심리적인 갈등과 극복 과정, 미래 지향적인 온라인 학습들 통한 배움과 성장의 내용이 전혀 없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과 대처 방안이 전혀 없다. 

온라인 학습, 미래지향적 배움과 성장의 경험 
더욱이 재학생들은 온라인 학습 경험으로 새로운 소통 방법을 학습했다. 구글 클래스룸 등을 통한 다양한 설문 기법 경험으로 졸업생들은 상상하지 못한 다양한 자율 및 동아리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히려 지금까지 진행된 온라인 수업의 사례로 볼 때 금년도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어느 때보다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비대면 학습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등교 개학 이후 다양한 교수 학습 활동과 수행평가가 가능한 교육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9 교육과정과 차별화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라면 더욱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은 포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입시 전략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입시 지도 대책 세워야…수능 난도도 조정 필요 
전혀 다른 새로운 교수 학습 환경이 조성되면서 나타난 다양한 장점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단지 물리적 시간 단축만을 언급하면서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한 교육 철학의 실천으로 보기 어렵다. 

교육과정에 대해 보다 면밀한 분석과 설계를 해야 이전보다 훨씬 유리한 입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이 또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입시 지도의 방향이 될 것이다. 

학교와 교육청은 무조건 '올해 고3 학생들이 입시에서 불리하니까 보충수업을 강화해야 하고 자율 학습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펼칠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가도록 해야 한다.

진로와 적성에 대한 보다 면밀한 입시 상담, 자기주도적 학습 분위기 조성, 독서활동·진로 지도와 연계된 수행평가 지도 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최저 등급에 중점을 둔 재학생들과 수능 표준점수 총점에 중점을 둔 졸업생 사이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능 시험 난도 조정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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