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7 백전불태 공동 저자 이호현씨, 천년초 농장주 된 사연

*사진 출처=천년초 식품 연구소

진로교사들과의 만남에서 우스개처럼 하는 말이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진로 탐색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것이다. 그만큼 진로탐색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대기업 명퇴 후 치킨집, 편의점 등을 차리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언가 일은 해야 하는데 할 것은 마땅치 않고 그나마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게 치킨점이나 편의점이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좀 더 진로탐색을 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오늘은 진로교사 2기로 35년간 교직생활을 한 후 현재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어느 명퇴자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 주인공은 2016년, 2017년 백전불태(입시전략서) 공동저자로 참여해 본지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이호현씨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다행히 매우 흡족한 명퇴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진로교육교사로 강서구청장상, 서울시교육감상, 교육부장관상등을 모두 휩쓸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사람이라고 자랑스레 소개했다. 그만큼 교사로서의 삶에 대한 애착이 깊었으리라 짐작한다. 공립학교 34년, 사립학교 1년, 총 35년을 교사로 재직한 그는 수도여자고등학교에서 2년, 등촌고등학교에서 4년, 서초고등학교에서 1년 간 진로교사로 활동했다. 명퇴 후에도 고향 근처인 대전에서 1년간 특성화고 진로교사 업무를 했다.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보면 되겠다. 

입시 관련 직무를 맡고 있던 그가 서초동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학부형들과 학교관리자들의 쏟아지는 관심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다고 한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 일을 계속 하게 되면 제명이 살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사실 입시에 신경을 쓰자면 한도 끝도 없다. 이러다가 한 번 실수라도 하면 욕은 욕대로 먹고 자신만 골병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임기 마지막 1년 간 서초, 강남, 송파, 진학교사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명퇴를 결정했을 때 주변에선 “왜 잘하던 일을 그만두느냐”라며 말렸지만, 박수칠 때 떠난다는 생각으로 35년 교직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그 결정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지금 그는 천년초 재배를 하는 농장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젠 생산 공장도 갖춘 어엿한 사장이 됐다. 그의 하루 일과는 월,화,수,목,금 밭일이다. 물론 주말에는 쉰다. 수확할 때를 제외하고 모든 일들이 호현씨와 그의 아내 두 사람의 몫이다. 작년에는 부부 둘이서 모든 일을 다 하려다 보니 수확을 못해 멀쩡한 천년초를 내다 버렸다고 한다. 

아직 완벽한 배태랑 농사꾼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온 그의 명퇴 후의 인생 2막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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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사 짓는 곳은 어디인가? 
2017년부터 연산군 연산리에 천년초 농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주말에 내려와 은퇴 준비를 한 셈이다. 사실 등촌고에 있을 때부터 농사 준비를 해왔다. 첫해 화분에 1,000개의 천년초를 심었다. 이론과 현장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것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8년에는 1,200평 밭에 천년초를 심었고 작년에도 같은 양을 심었다.

2018년도부터 조금씩 생산된 천년초를 가족과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반응은 좋았다. “세상에 이런 것도 다 있냐”라며 먹고 남은 진액은 트거나 아토피가 있는 피부에 발라보니 의외로 효과가 좋다고도 했다. 올 3월 1일부터 정식 판매가 시작됐고, 본격적인 홍보는 10월부터 하려고 한다. 현재 공장도 리모델링한 상태로 가공 준비도 마쳤다. 향후 가평에 있는 선산 인근에도 천년초 농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천년초 진액 내는 방법은 어디에서 배웠나? 

*이호현씨 천년초 재배 농장

2018년도에 한신대 평생교육원 건강원 창업센터에서 관련 과정을 수료했다. 겨울방학 내내 진행된 수업을 통해 수도 없이 실전 연습을 했다. 천년초 진액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천년초 진액을 낼 때 중요한 건 끈끈한 물질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것을 못하면 효과를 얻지 못한다. 물을 최소화하고 원액을 추출하는 방식의 가공법은 비공개다. 

천년초는 언제 심나? 
봄에 심는 모종법과 가을에 심는 모종법 2가지가 있다. 가을에 심으면 죽을 확률이 높지만, 봄에 심으면 거의 성공한다. 한 달 내에 순이 나오고 그렇게 자라기 시작하면 가을쯤 열매가 달린다. 열매를 가만히 놔두면 겨울에 익는다. 

하루 종일 고생만 하는 것은 아닌가? 
재미있다. 아침에 일찍 밭에 나가서 10시면 오전에 할 일이 끝난다. 오후 3시나 4시까지 개인적인 일을 보고 햇살이 잦아드는 오후 4시가 지나서 남아있는 일을 하면 된다. 사실 천년초는 풀과의 전쟁이다. 제초비닐을 덮었지만 2년 정도는 풀이 계속 나온다. 사실 농사일 중에 풀 뽑는 일이 가장 많다. 

천년초 열매 효능은? 
3, 4월쯤에 따서 사이다에 담가놓으면 열매 속에서 끈끈한 진액이 빠져나온다. 색깔이 엄청 고와지는데, 한 번 먹고 사이다만 더 보충하면 또 먹을 수 있다. 천년초 열매는 심혈관에 좋고, 잔기침을 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인삼처럼 5년근, 6년근 등이 있는데 줄기는 간, 열매는 심장, 뿌리는 신장, 꽃은 위장질환에 효과적이다. 

알로에와 다른 점은? 

*이호현씨 천년초 재배 농장

알로에는 차가운 성질로 갈증해소에 좋지만 약 효능은 조금 떨어진다고 한다. 오래 복용하면 체질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냉기가 쌓인다. 그래서 먹기보다 팩으로 많이 사용한다. 천년초는 차가운 성질까지는 아니지만 서늘한 편이다. 천년초도 알로에처럼 먹기도 하고 로션처럼 바르기도 한다. 관절에 좋아 골다공증, 염증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판매상품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현재 천년초, 배천년초, 양파천년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초 양파즙, 천년초, 영지, 양파가 모두 들어간 천년초영지양파즙과 천년초배도라지즙도 있다. 시음해 본 이들에 의하면 숙취에 좋다고 한다. 아마도 천년초가 간 정화작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효과는 쾌변이라고 했다. 식이섬유가 많다보니 황금색 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수익은 얼마나 생각하는지? 
수익은 판로만 제대로 확장되면 2천 평으로 억대 연봉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에 10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곳도 있으니 말이다. 화장품 연료로도 사용되니까 판로는 앞으로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명퇴 후의 삶을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인생 2막을 준비할 때 최소 3년 내지 5년 동안 진로탐색을 하길 바란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아이들에게만 탐색하라고만 하지 말고 자신의 진로도 탐색해봐라. 일단 현재 직업을 유지해가면서 재능기부를 해 볼 것을 권유한다.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서 구청이나 주민센터의 지역프로그램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해 보는 것이다. 재능기부라도 어느 정도 활동비는 지원해준다. 일단 주변 사람들의 인심을 얻고 나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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