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왜 ‘책 읽기’에 주목할까
-대학은 독서활동만 봐도 학생 역량 알 수 있다 
-고교 성적, 독서역량이 좌우한다 
-의미 없이 어려운 책 읽는 것보다, 쉬운 책에서 깨달음 얻는 독서가 낫다 
-“책 읽고 꿈과 목표가 생겼어요”…독서, 진로 못 찾아 방황하는 학생들의 나침반 
-“글 읽기만큼 글쓰기도 중요해요” 
-꼬리물기 독서법으로 서울대 합격! 

*출처=클립아트 코리아 

서울대는 왜 ‘책 읽기’에 주목할까 
대학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의 주요 전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생긴 변화다.

암기와 문제풀이 능력이 뛰어나지만 학원과 과외로 수동적인 학습을 하는 학생보다, 스스로 관심사를 탐구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며 올바른 인성을 가진 학생을 선호하게 됐다. 

서울대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76.8% 이상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종 본산 서울대에서 학생의 역량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독서역량이다.

서울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수시 일반전형에 수능 최저를 두지 않는다. 반면 자기소개서에 서울대만의 특별한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지원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3권을 선정해 이유를 기술하라는 것이다. 

■ 서울대 자기소개서 4번 문항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 

* ‘선정 이유’는 각 도서별로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500자 이내로 작성 
* ‘선정 이유’는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 

서울대 앰블럼 [출처=서울대]
서울대 앰블럼 [출처=서울대]

대학은 독서활동만 봐도 학생 역량 알 수 있다 
서울대의 자소서 4번 문항은 큰 의미를 가진다. 서울대는 학생의 독서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독서가 모든 학습의 기초이며 대학생활에 필요한 필수 소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주도적 학업역량을 가진 인재는 관심사 탐구를 위해 가장 먼저 관련 책을 찾아 읽는다. 독서를 통해 지식과 사고를 확장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간다. 사회 공동체에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한다. 이런 경험이 쌓여 학업역량, 발전가능성, 전공적합성, 인성 등이 키워지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대학은 학생이 어떤 독서 활동을 해 왔는지만 알아도 그가 가진 역량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고교 성적, 독서역량이 좌우한다 
독서활동은 성적과도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학교 때까지는 독서활동을 활발히 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차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만 열심히 받으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독서역량의 저력이 드러나는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이다. 책을 멀리해온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올라가 십중팔구 성적 하락을 경험한다. 고교 교육과정은 중학교 과정과 비교할 수 없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과서 내용을 읽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도 힘들어 한다. 말 그대로 문해력이 떨어지니, 국어 교과는 물론이고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교과까지 성적이 떨어진다.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독서를 해온 학생들은 문제풀이 학습을 하지 않아도 고등학교에서 어렵지 않게 국어 1등급을 받는다. 

하지만 성적이 낮은 학생일수록 문해력이 가장 필요한 국어를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학업성취도가 낮아서 국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문해력이 낮아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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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신입생 “책 읽으면 성적 오른다” 
서울대 20학번 신입생도 이 말에 동의한다. 서울대 '아로리 웹진'에 고교 시절 독서활동을 소개한 정치외교학부 신입생 K씨는 “독서가 분명히 입시에 도움을 준다”며 “독서는 내신과 수능 성적을 올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와 생활과 윤리 같은 과목의 경우에는 책에서 이미 읽었던 내용들이 많아, 복습 개념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서활동을 활발히 해온 학생인만큼, 국영수 과목 중 K씨가 강점을 가진 과목은 역시 국어였다. 그는 “틈틈이 했던 독서로 생긴 독해력이 문학과 비문학을 읽을 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 덕분에 다른 과목에 비해 시간을 덜 들였어도 국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K씨가 독서를 통해 얻은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독서는 생각을 키워줄 뿐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해줬다.

독서활동이 가장 빛을 발한 때 중 하나가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에서였다. 면접은 지원자의 서류 기록이 사실인지를 확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면접관과의 소통을 통해 자질을 평가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K씨는 “평소 책을 읽으면서 정리했던 생각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의견을 말하는 연습을 했다”며 “꾸준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고, 이런 것들이 나중에 면접을 볼 때도 좋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자유전공학부 S씨 역시 독서가 성적을 올리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S씨는 “희망 직업, 학과와 관련한 분야는 많이 탐독했다”면서도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교과목과 관련한 책은 적어도 한 학기에 두 권 이상 읽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과목과 관련한 책을 여러 권 읽으면서, 교과서에는 나열식으로만 단순하게 제시된 사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이해할 수 있었다. 

S씨는 “서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던 사실들이 하나의 큰 틀에서 이해되기 시작하고, 교과서만으로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던 쟁점들에 대한 여러 입장을 접하면서 지적 쾌감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에서 독서를 중요시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자기소개서 4번 문항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을 기재해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니 독서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꼭 입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미래의 공부와 교양을 위해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의미 없이 어려운 책 읽는 것보다, 쉬운 책에서 깨달음 얻는 독서가 낫다 
그렇다면 서울대 지원자들이 읽은 책의 수준은 어떨까.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 정도면 어려운 전문서적 정도는 읽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신입생은 이것이 편견일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컴퓨터공학부 1학년 K씨는 “제가 서울대 자소서에 쓴 책 3권 모두가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고전이나 수준이 높은 과학서적들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 

K씨가 자소서에 쓴 책 3권 중 한 권은 현직 프로그래머가 쓴 가벼운 수필이었다. 고전이나 전문서적 등과 비교하면 깊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K씨는 그 책을 읽으며 ‘프로그래밍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진로 탐색에 결정적 도움을 준 중요한 책이었기 때문에 K씨는 이 책을 자소서에 적었고, 책에 대한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게 준비했다. 

K씨는 “자신이 읽은 책에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다면, 책 수준이 그리 높지 않더라도 자소서에 넣는 것이 좋다”며 “독서를 할 때 어려운 책만을 읽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책 읽고 꿈과 목표가 생겼어요”…독서, 진로 못 찾아 방황하는 학생들의 나침반 
독서는 진로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소비자아동학부 1학년 A씨는 고등학생이 돼서도 명확한 꿈을 찾지 못했다. 고민 끝에 A씨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며 거기서 답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읽게 된 경제사 책을 통해 자신의 흥미 분야를 찾게 된다. 어렵게만 느꼈던 경제사가 흥미롭게 다가왔고, 이런 관심은 더욱 다양한 경제 관련 서적을 읽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A씨는 소비자학을 깊이 공부해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됐고. 서울대에 도전해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A씨는 “저는 독서를 통해서 꿈과 목표가 생겼고,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며 “독서는 공부를 할 때 가장 큰 동기 부여와 촉매제가 돼 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학생들이 명확한 꿈이 없다고 말한다. 꿈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꿈은 영원히 찾을 수 없게 된다.”라며 “많은 친구들이 독서가 성적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귀찮은 것으로 치부하지만, 사실은 미래를 놓고 봤을 때 이 시기 가장 필요한 것이 독서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글 읽기만큼 글쓰기도 중요해요” 
A씨는 글 읽기와 함께 글쓰기에도 의미를 두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독서와 글쓰기는 성적을 올리고 학업역량을 키우는 데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보고서나 소논문을 쓸 기회가 많았는데, 이때 다양한 분야의 독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전제하면서, “글 읽기뿐 아니라 글쓰기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점이, 고등학교 때 더 많이 책을 읽고 더 많이 글을 써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돌아본다. 특히 글쓰기는 진학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대학에 들어와 보니, 서평, 독서 감상문, 소논문 쓰기, 논평 등 대부분의 과제가 글쓰기 능력이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고등학생 때 보고서나 소논문 쓰기 등을 소홀히 하지 말고, 독서와 글쓰기에 친숙해질 것”을 당부했다. 

꼬리물기 독서법으로 서울대 합격!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 그 해답은 ‘꼬리물기’에 있다. 경제학부 신입생 L씨가 바로 이런 꼬리물기 독서법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장본인이다. 

L씨는 자기소개서 4번 문항에 책 3권을 연계해서 써냈다. L씨는 먼저 관심 가는 책을 한 권 골라 읽은 다음, 더 알아보고 싶은 내용이나 흥미로웠던 부분을 떠올려 이와 관련한 책을 찾아 읽었다. 책을 읽다 의문이 생기거나 다른 견해가 궁금할 때는 다른 관점으로 사안을 다룬 책을 골랐다. 

L씨는 “자소서 4번 문항에 ‘ㄱ책을 읽고 궁금증이 생겨 ㄴ책을 읽었고, 이후 이와 반대편 입장에 있는 ㄷ책을 읽었다’라는 흐름으로 내용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꼬리물기 독서를 하면 한 분야에 대해 상당히 깊이 있는 탐구를 이룰 수 있고, 관심 있는 분야를 찾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독서법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를 모르는 학생이나 진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특히 유용하다.  

어떤 책을 읽는가도 중요하다. 문학 분야만을 편식하면 국어역량을 키우기 힘들다. 이성을 담당하는 좌뇌와 감성을 담당하는 우뇌를 고루 자극해야 한다. 그러니 문학책과 함께 인문, 시사, 역사, 과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비문학 책도 함께 읽는 것이 독서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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