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장악한 산업에는 ‘혁신’이 없다? 
-일본 카메라가 세계 최고라는 ‘착각’ 
-모방의 신화를 창조한 일본 
-각종 규제로 가득한 ‘그들만의 리그’ 일본 시장 
-빠르게 혁신하는 한국 
-식민잔재 청산하고 미래를 꿈꿔야 

과거, 일본은 조선보다 70년 먼저 선진문물을 받아들였다.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유럽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카피한 덕에 일본은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고, 아시아 여러 나라를 포함한 조선을 수중에 넣었다. 

이때부터 일부 조선인에게 ‘일본은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생겼다. 시간이 흘러 세대가 몇 번 교체될 동안에도 그 인식은 변하지 않았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이 기사는 <나침반> 6월호 '시사N이슈'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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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장악한 산업에는 ‘혁신’이 없다? 
일본이 본격적인 산업화를 시작한 지 150년이 넘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산업이건 50~60년이 지나면 대단한 변화가 있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야 그 산업이 발전하고 생존한다. 

일본이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산업은 TV, 워크맨, 캠코더,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이다. 오디오, 자동차, 전화기 등 일본이 장악하고 있지 않은 분야에서는 70년 전인 1950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상상을 뛰어넘는 굉장한 혁신이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에는 혁신적인 제품이 없었을까? 

사실 TV는 미국에서 발명한 제품이고, 소니나 파나소닉 같은 일본의 가전 기업들이 화질을 좋게 만든 것이다. 워크맨이나 캠코더도 원래부터 있었던 제품으로, 단지 작게 만들었을 뿐이다. 

CD플레이어는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개발한 제품이고 이 역시 도시락처럼 휴대할 수 있게 작게 만들었을 뿐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일본이 개발한 것이 아닌, 100년 전에 스포츠카로 유명한 독일의 포르쉐가 처음으로 개발했다.  

일본은 이처럼 ‘패스트팔로어’ 전략으로 원래 있었던 제품들을 좀 더 좋게, 좀 더 빠르게, 좀 더 작게 개선하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혁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놀라운 건 일본이 독점적으로 세계 최고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메라 산업’에서 발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사 용어 해설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 새로운 제품,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전략 또는 그 기업.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 트렌드세터(trend setter, 시대의 유행 등을 선동하는 자)인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놓으면, 이를 벤치마킹해 1위 기업보다 더욱 개선된 제품을 싼 가격에 내놓는 식으로 이뤄진다. 1970년대 일본 기업과 9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이 이 전략을 주로 채택한 바 있다. 

일본 카메라가 세계 최고라는 ‘착각’ 
일본은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한지 100년이 넘었고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해 수십 년 이상 선두기업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 니콘, 캐논, 파나소닉, 올림푸스, 펜탁스 등의 일본 카메라 회사가 전문가부터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일본이 압도적인 카메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카메라는 셔터 속도가 좀 더 빠르다거나 해상도가 조금 좋아졌다거나 하는 정도만 개선했을 뿐 완전히 다른 혁신은 보여주지 못했다.  

*1950년대부터 가장 최근인 2016년까지 생산된 니콘, 소니사 SLR(DSLR)의 모습 [사진 출처=wikipedia]
*1950년대부터 가장 최근인 2016년까지 생산된 니콘, 소니사 SLR(DSLR)의 모습 [사진 출처=wikipedia]

여기 1950년대부터 2016년까지 생산된 일본 카메라가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일안 반사식 카메라(SLR) 혹은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인데 무려 60여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그 형태가 크게 변한 게 없다. 

크기가 작아진 것도 아니고 무게는 좀 가벼워졌다. 그것도 실은 원가절감을 위해서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바꿨기 때문이지 혁신을 통해서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카메라 산업에 혁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째는, 오토 포커스(자동 카메라)의 등장이다. 오토 포커스는 독일 라이카에서 1970년대에 만들었던 기술이며, 덕분에 미국의 코닥에서 디지털카메라가 개발될 수 있었다. 

미러리스 카메라(Mirrorless Camera) 역시 일본이 개발한 기술이 아니라 1940년대부터 있었던 아주 오래된 독일의 기술이다.  

독일 라이카가 1940년에 만든 ‘Literature’ [사진 출처=lhsa.org]
독일 라이카가 1940년에 만든 ‘Literature’ [사진 출처=lhsa.org]

 

하지만 이들 모두 지금의 중국처럼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저렴한 인건비로 세계를 공략했던 일본을 당해내지 못했고, 일본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이때 만들어졌다. 

삼성 카메라의 ‘NX1’ 모델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14년도에 발표된 삼성 NX1은 세계 최고 카메라 기업 소니의 것보다 평가가 좋았다. 그만큼 삼성 카메라의 기술은 일본 카메라 기술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일본 카메라 기업 소니 카메라보다 평가가 더 좋았던 삼성 카메라 ‘NX1’ 모델[사진 출처=dpreview.com]
*일본 카메라 기업 소니 카메라보다 평가가 더 좋았던 삼성 카메라 ‘NX1’ 모델
[사진 출처=dpreview.com]

 

삼성이 카메라 사업을 그만둔 이유는 카메라 산업이 쇠퇴기에 있고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었다는 게 더 정확한 분석이다. 삼성이 하드디스크 산업, 프린터 산업, 군수 산업 모두 정리했던 것과 유사하다. 

지금도 대다수의 사진작가들이나 영상촬영전문가들은 목과 어깨가 결릴 정도로 무거운 카메라와 고가의 렌즈들을 낑낑 메고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누빈다. 일본이 특정 산업의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 발전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모방의 신화를 창조한 일본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1930년대부터 독일제 카메라를 100% 카피해 만들어서 판매해왔다. 다른 선진 업체들이 R&D(연구개발) 자금에 돈을 쓸 때 연구자금 하나 안들이고 쉽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전쟁을 통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산업 기계들도 많이 구비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대량생산 시설들을 기반으로 독일제 카메라를 그대로 베껴 대량판매하다 보니 독일 카메라 산업은 완전 고사됐고, 일본 카메라 산업은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일안 반사식 카메라(single-lens reflex camera) |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스틸 카메라. 보는 것과 촬영이 모두 가능해 ‘반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수(有數) | 손꼽을 만큼 두드러지거나 훌륭함. 


각종 규제로 가득한 ‘그들만의 리그’ 일본 시장 
일본은 너무도 많은 일본만의 유통구조를 구축해 놓는다. 예를 들어 경차를 수출하고 싶은데 일본은 경차의 배기량만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 차체의 길이나 차체 높이까지 기준을 만들어 놓아 외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없다. 

또 일본 수산물 차량은 부산에 들어와 마음 놓고 배송을 하지만 한국의 수산물 차량은 일본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도로규정이나 각종 규제를 만들어 일본만의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각종 규격들이 모두 제각각이다. 충전기도 다르고 렌즈도 다 다르다. 이것저것 카메라 규격들을 만들어 신생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을 구축했다. 

빠르게 혁신하는 한국 
반면, 한국은 매우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이나 더 나은 작업 방식이 있으면 빠르게 받아들여 적용한다. 방위산업에서 가장 많이 팔린 ‘K-9 자주포’는 독일제 자주포와 비교했을 때 성능 면에서 큰 차이는 나지 않지만 가격이 독일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이 유일하게 한국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자동차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기아차도 일본차의 수준과 동등하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앞선다. 유럽에서는일본 도요타 차보다 현대기아차가 더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제네시스는 독일 BMW, 벤츠 수준에 근접한 기술 수준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미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 자동차 등과 같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대비해서 오래전부터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미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다. 

만약 전기차 사용이 대중화된다면 유일하게 뛰어넘지 못했던 일본의 도요타 역시 한국 현대기아가 압도하게 될 것이다. 시대를 리드하는 혁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은 산업 기술뿐만이 아니라 문화적인 역량에서도 대단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K-POP, K-드라마, K-푸드, K-뷰티, K-헬스까지 세계 곳곳에 한국의 문화 역량을 빛내고 있다. 

식민잔재 청산하고 미래를 꿈꿔야 
“우리나라가 만든 건 참 한심하다”, “일본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라는 등의 말을 하는 어른들이 있다. 이러한 ‘엽전 의식’은 일제강점기, 일본인과 친일파들에 의해 우수한 한민족의 역량을 깎아내리기 위해 주입된 프레임이자 식민잔재다. 

한국은 일본이 150년에 걸쳐 이뤄낸 산업화를 단 70년 만에 이룩한 선진국이 됐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군수품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세상은 이렇게 바뀌어 나간다. 약 5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당시에도 수많은 민초들이 의병을 자원했다. IMF 시기의 금 모으기 운동 역시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시민의식을 갖고 있다. 

최근 일어난 코로나19 사태에서처럼 정부가 사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도움을 구하자 우리 국민은 일부를 제외하고 코로나 확산 방지에 적극 협조했다. 정부의 정책 이전에도 코로나 관련 대응앱을 만들고 그것을 다운받아 공유하기도 했다. 

한 시대의 미래는 진취적으로 꿈꾸고 실천해가는 젊은이에게 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엽전 | 우리나라 사람이 스스로를 낮잡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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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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