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사 1128명 감축…코로나로 학급 늘려야 할 상황에, 거꾸로 가는 교육부
서울 교사 1128명 감축…코로나로 학급 늘려야 할 상황에, 거꾸로 가는 교육부
  • 박지향 기자
  • 승인 2020.07.29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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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전국 초등 신규교사 채용 시 3년간 약 1300명 감축키로
-교원 정원 줄이면 과밀학급 증가…코로나 방역 어디로? 
-교사단체 집단 반발 “교원 수 유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으로 개별지도 강화해야” 
-경제부처 압력에 교육부 손 들었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전 순천공고 교실 [사진 제공=전남교육청]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전 순천공고 교실 [사진 제공=전남교육청]

교육부가 서울 공립 초·중·고 일반교사 정원을 천명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줄이지 않고 교사 수만 줄이겠다는 것인데요. 교육부 방침대로라면 서울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사를 1~2명씩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를 위한 학급 학생 수 감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학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교사도 더 필요해집니다. 이 때문에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시대착오적 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교육부는 7월 23일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에 따라,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초등학교 신규 교원 채용을 3년 동안 약 1300명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에 '2021학년도 공립 교원 정원 1차 가배정' 결과를 통보했다. 서울시 초등학교 일반교사 558명, 중·고교 일반 교과교사 570명을 감축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교사 수를 감축하겠다는 교육부의 결정이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 2019년 전국 학생 수별 학급 수 현황 (단위: 학급, 명)

자료 출처='2019년 교육통계연보' 자료 재구성 *고등학교: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 합계**최소학생 수: 단위별 최소학생 수 * 단위별 초·중·고 합산 학급 수
자료 출처='2019년 교육통계연보' 자료 재구성
*고등학교: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 합계
**최소학생 수: 단위별 최소학생 수 * 단위별 초·중·고 합산 학급 수

서울시, 평년보다 200~250% 교원 감축폭 커져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에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시도교육감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시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관련 기관과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7월28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 교원 정원 감축 규모를 최소화해달라고 사전에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충실한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방역 지침 준수, 안정적 신규교사 선발 등을 위해 예년 수준으로 교사 정원을 추가배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교원 감축 규모는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3년간 평균 감축 인원 대비 250%가 증가한 규모이다. 중·고교 또한 3년 평균 감축 인원 대비 200%가 증가한 대규모 정원 감축이다. 

교원 정원 줄이면 과밀학급 증가…코로나 방역 어디로?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방역 지침 중 하나는 ‘거리두기’이다.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은 곧바로 과밀학급 증가로 이어져, 코로나 위기상황 대처에 더욱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교육청 관내 공립 초‧중‧고의 경우 학생 수가 1000명 이상인 과대학교와 학급당 학생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교 수는 총 954교 가운데 150교에 이른다. 

교육부는 교사 정원 감축이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규모 정원 감축은 학교 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과밀학급 증가, 교원 1인당 주당 수업시수 증가 등으로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커져, 학교 현장의 불만과 항의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은 느는데 교사를 줄인다? 
한편, 교육부가 1차 가배정을 하면서 서울의 학생 수 추이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의 초등학생 수는 2022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오히려 학생 수가 증가하고, 중학교도 2021학년도는 학생 수가 대폭 증가한다. 

서울교육청은 학급당 학생 수 26명을 기준으로 학생을 배치하고 있으며, 자체적인 중장기 학생 배치계획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를 24명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의 대규모 정원 감축으로 인해 차질을 빚게 됐다. 

또한 교육부의 1차 가배정 공립 교원 정원과 초등 신규 임용대기자 수를 고려하면, 2021학년도 신규임용 교사 선발 인원은 초·중등 모두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대·사대 등 졸업예정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교육감협 “교원 수급정책 만들 때 교육청과의 사전협의 법제화해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육감협은 7월 23일 “교육부가 미래교육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 새로운 교원수급정책 추진 방향을 설정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지 않고 초등교원을 감축하는 단기적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교육감협은 7월9일 교육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과밀학급 해소책을 시급히 내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했을 때 “단기 대안으로 교원 감축을 제시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중 통합, 마을-학교 연계형, 캠퍼스형 등 새로운 학교체제를 고려한 교원수급 정책에 대한 고민이 대안에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년 주기 교원수급 계획 수립을 법제화할 시에는, ‘교육감과 사전협의’를 명시해 현장성과 협치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교사단체 집단 반발 “교원 수 유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으로 개별지도 강화해 가야” 
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상 초유의 교원 감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교사들은 “코로나 19 확산은 우리 사회에 ‘공공성 강화’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한국의 방역 모델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방역의 공공성이 지켜졌기 때문이며, 이는 양질의 보건 의료 인력을 확충함으로써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확산 시기 급격한 온라인 개학 일정과 엄격한 방역 지침을 학교가 잘 지켜가고 있는 것도 우수한 교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아닌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일거에 마비시킬 만한 대규모 감축안을 내놓았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교원 수를 유지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해, 학생 개개인에 대한 개별지도를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쓴소리 "감염병 사태에 교사 감축 신중해야"   
정치권에서도 교육부의 교사 감축안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사 감축은 신중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강민정 의원은 “‘with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3분의 1 등교가 진행되는 등 교육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교육부는 코로나19 대응 교원수급체계를 2021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라 밝히면서도, 계획이 마련되기도 전에 교원 수를 줄이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후 반복될 수 있는 감염병 재해에 대비해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려면 학급 수가 늘어나야 하고, 이에 맞춰 교사 수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일반교실 실내면적을 기준으로 학생당 2m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가 돼야 한다. 하지만 2019년 기준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2.2명, 중학교 25.1명, 고등학교 24.5명이며, 31명 이상의 과밀학급이 전국에 2만3천 학급에 달한다.

72만여 명의 학생들이 과밀학급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 수를 줄이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강 의원은 “단순히 학생 수 증감에 맞춰 교사 수를 조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환경에 맞춘 교육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사 수를 줄이고 교육 투자를 줄이는 행정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 교육에 경제 논리 대지 말라 
정의당도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거리 두기와 기초학력 보장이 가능한 학급 규모를 만드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번 결정이 재정 당국의 입김에 의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의 지적처럼,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이번 교원감축안이 경제부처의 압력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감염병 시대에 학생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작은 학급, 우수 교원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 채 경제 논리로 우리 교육을 흔들려는 시도가 있다면, 이를 묵과해선 안 될 것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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