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잘하려면 개념과 원리 위주의 공부를 해야 한다." 

이 말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서 식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말이 진리다. 단지 개념과 원리 위주로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지금껏 실패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개념'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개념을 머릿속에 정착시키기 위한 단계를 먼저 살펴보자. 

첫째, 공부하고자 하는 단원 시작 부분의 정의를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수학은 정의의 학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수학은 정의에서 출발하고 이 정의에 따라서 성질이 도출된다. 정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의를 내리기 전에 수학자들이 이미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수학의 출발점으로 그 정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둘째, 정의 중에 나오는 모든 용어의 뜻을 알아야 한다. 용어가 대부분 한자어로 돼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수학사전 등을 찾아서라도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셋째, 기호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수학은 기호의 학문이다. 따라서 기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수학은 문장을 기호로 압축시켜서 쓰는 경우가 많다. 기호를 충분히 이해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수학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렇다고 수학 기호가 도저히 외울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도 아니다. 중요한 기호로는 ∩,∪,≠,∞,∑,∊,∉,(,),,,±, log, sin, cos, tan 정도다. 

다음은 실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화다. 중간고사를 보던 한 학생이 옆 자리의 친구 답을 슬쩍 보고 썼다. 그런데 친구 답은 맞았는데, 본인은 틀린 게 아닌가? 분명 보이는 대로 썼는데 말이다. 알고 보니 본인은 보이는 대로 '1093' 이라고 썼는데, 답은 'log3' 이었던 것이다. 수학 기호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이런 황당한 답을 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넷째, 그 단원에 나오는 성질과 그 성질로 만들어진 공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수학의 공식을 단순하게 외우는 학생들은 시험장에서 그 공식이 생각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공식의 탄생 과정을 이해하고 그 공식이나 성질을 증명할 수 있는 학생들은 공식이 생각나지 않아도 그 공식을 유도해서 쓸 수 있다. 

이 수준이 되면 수학에 대한 두려움은 싹 가시게 된다. 증명할 때 사용되는 내용들은 개념을 공부하기 전에 배웠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증명을 해보는 단계에서 공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숨은 뜻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뿌리부터 튼튼한 수학을 만들어야 사고력과 응용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공식을 그대로 외우지 말고 연필을 들고 유도 과정이나 성질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꾸준하게 공부하기 바란다. 

대부분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과정의 반 정도를 선행학습하고 오는데, 수업을 진행하면서 개념에 대한 질문을 하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답을 하지 못한다. 

이처럼 선행학습을 하더라도 깊이 있는 개념의 이해보다는 문제 풀이에만 집중하면 살얼음판을 걷는 실력, 즉 실력이 들쭉날쭉하거나 문제가 조금만 변형이 돼도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가 돼서 결국에는 수학을 포기하고 말게 된다.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짧은 시간에 수학을 정복하려는 마음이다. 수학공부는 절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성급함은 전체적으로 수학공부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묵묵히 매일 매일 수학공부를 해야 하고, 짧은 기간에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 폭발적으로 그 효과가 이뤄진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자.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531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