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평의 고난도 출제…학교 교육 정상화에 반해  
-영어 1등급 3.67%, 2등급 9% …상식 벗어난 지옥불 난이도  
-한국사 1등급 비율 7.33%…절대평가 실시 이래 최고난도  
-통렬한 반성과 더불어 공교육 위한 평가 실시해야

*사진 제공=창원명지여고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3월 학평 고난도 출제…학교 교육 정상화에 반해  
서울교육청이 주관하고 출제한 3월 전국연합평가가 난이도 조절에 크게 실패하면서, 학교교육 정상화라는 기본 전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교육청은 창의적 민주 시민을 기르는 혁신 미래 교육'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지만, 이번 2021학년도 3월 학평 결과는 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특히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 2개 이상의 영역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이 커지고 정시 비중이 늘었는데, 이것만을 감안한 출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아마 수능 시험 자체가 중위 40% 이하 학생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그렇지만 당해 수능의 지표가 되는 평가로 중요도가 높은 3월 전국연합평가에서 최근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고난이도로 문제가 출제됐다는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올해의 수험생들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상대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불안전한 수험생이라는 점을 봤을 때 더욱 그렇다.

많은 언론은 수학에 집중하면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인문 성향의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특히 인문계열 학생의 경우 1등급 학생이 불과 6%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인문계열 수능 최저등급 미달 학생 대량 발생에 따른 정시 이월 인원 증가, 자연계열 학생들의 인문계열 교차 지원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 보도하면서 불안 심리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이 학교 교육 정상화에 부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온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금년 3학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내신 부담이 적은 진로 및 전문 교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편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이러한 현상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수능까지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년 3월 전국연합 모의평가 응시 학생은 34만 6,950명이다. 2020년의 응시인원은 32만 972명이었다. 다만, 작년에는 인천 교육청 응시인원이 1만 1,600명 정도가 감소했다는 점을 볼 때 2021년과 2020년 응시인원의 차이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응시인원이 조금 증가했다. 그런데 2021학년 수능 시험 재학생 응시인원은 29만 5,116명이었다.

약 5만 명의 편차가 발생했다.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 2020년 9월 수능 원서접수에서는 금년도 수학 가형 선택 학생은 15만 5,720명, 나형 학생은 31만 6,039명이었지만 실제 수능에 응시한 학생은 가형 13만 9,429명, 나형 26만 7,483명이었다. 가형에서는 1만 6,291명, 나형에서는 4만 8,556명이 감소했다. 금년도 '확률과 통계'에 해당하는 수학 나형의 응시자가 훨씬 더 많이 감소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3월 '확률과 통계'에 응시한 학생의 상당수는 수능에 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위 60%의 학생들에게는 수능이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응시 학생의 대부분은 수학 성취도가 높지 못한 학생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 응시 학생의 평균은 3월 전국연합에 비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3월 전국연합의 결과를 바탕으로 '확률과 통계' 과목에 대한 난이도 조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월 학평, 영어 1등급 3.67%, 2등급 9% …상식 벗어난 '지옥불' 난이도  
오히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언론에서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은 영어 영역이다. 한마디로 기가 차다. 2021학년도 수능 시험에서는 영어 1등급이 12.66%였다. 2020학년도에는 7.43%, 2019학년도에는 5.3%였다.

■ 2021 수능 영어 영역의 1~3등급 비율

과연 이것이 적정한 난이도였는가는 변별력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정상화 여부를 통해 판단해야만 한다. 2020학년도의 영어 1등급 비율은 7%였다. 나름 난이도가 높아 절대평가의 기능을 발휘해 자칫 발생할 수 있었던 대규모의 수능 최저 등급 미달 문제를 막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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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에는 급격한 수험생 감소로 인한 대학 입시 제도 자체의 붕괴를 영어 절대평가 영역의 적절성으로 겨우 막을 수 있었다.

만약 2021학년도 입시에서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이 5~7%였다면 코로나에 따른 학교 현장의 대혼란 이상의 입시 혼란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처럼 지난 2년 동안 영어는 절대평가의 실시에 따른 수능 최저등급 적정성 유지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금년 3월 전국연합평가에서는 1등급 3.67%, 2등급 9.03%라는 정말 터무니없는 결과가 나왔다. 과연 누구를 위한 평가인지 반문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성적 결과표를 받은 수험생의 입장에서 볼 때 하늘이 노랗게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금년 입시에서 학교 내신은 아무런 의미가 없구나.' '오로지 수능 최저등급만 맞추면 희망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런 불수능이 학교 교육 정상화에 커다란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 3월 전국연합평가 영어 영역의 1~3등급 비율

3월 학평 한국사 1등급 비율 7.33%…절대평가 실시 이래 최고 난이도  
여기에 작년 수능에서 언론의 조롱감이 됐던 한국사 영역마저도 보복 출제를 했나 보다. 2021학년도 수능 한국사 영역 1등급 비율은 34.32%였다. 마지막 20번 문제 이상으로 충격적인 비율이었다.

과연 한국사 평가가 필요한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코로나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을 줄여주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내릴 수 있었다.

■ 2021 수능 한국사 영역의 1~3등급 비율

문제는 금년 3월 전국연합평가이다. 1등급 비율이 불과 7.33%로 한국사 절대평가 실시 이래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보였다. 1·2·3교시 대혼란에 이어 마지막 시간 탐구 영역에서도 수험생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 3월 전국연합평가 한국사 영역의 1~3등급 비율

통렬한 반성과 더불어 공교육 위한 평가 실시해야  
상황이 이런데도 대다수의 언론들은 인문계열의 '확률과 통계' 선택 학생들을 위한 흑기사처럼 말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수학 영역보다 더 큰 문제는 영어와 한국사 영역이었다. 최근 수능과 전국연합평가 가운데 가장 변별력 높은 문제를 출제했다. 학생들은 코로나 대유행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 교육은 엉망진창이 되고 오로지 EBS 수능특강과 사설 문제 풀이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마 주말이면 수많은 고3 그리고 수험생들이 정신없이 사설 학원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는 입시 전쟁터를 만들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

누군가는 명백하게 책임져야 하고 겸허한 사과 그리고 반성을 통해 정상적인 공교육과 2015 교육과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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