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숫자엔 '0'이 없었다?
-0이 필요 없던 이집트 숫자!
-'없음'을 표현하는 0의 탄생! 
-외면당하던 0, 세계로 퍼져 나가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세상에 숫자 0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가장 먼저 은행이 난리가 날 거예요. 10원이든, 100원이든, 10,000원이든 모두 똑같은 1원이 될 테니까요. 또 0과 1로만 이루어진 디지털 신호의 조합을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 시스템에도 마비가 올 거예요. 그런데 아주 먼 옛날에는 0이라는 숫자가 없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0은 숫자 중에서도 가장 늦게 태어난 막둥이인 셈이죠. 그렇다면 0은 언제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요? 

 아라비아 숫자엔 '0'이 없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1, 2, 3, 4… 같은 숫자들은 인도에서 탄생한 아라비아 숫자예요. 0부터 9까지 10개의 숫자 를 1의 자리, 10의 자리, 100의 자리에 나열해 수를 표현합니다. 

아라비아 숫자 는 아주 먼 옛날, 400년 무렵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맨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숫자 체계에는 0이 없었습니다. 1부터 9까지만 있어도 수를 세는 데 큰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점차 큰 수를 사용하게 되면서 빈 자릿수를 표현할 방법이 필요했어요. 예를 들어 10이라는 숫자를 표현하고 싶은데, 0이라는 숫자가 없었기 때문에 십의 자리를 표시할 수가 없던 것이지요. 그래서 처음 사람들은 0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공간을 비워서 0을 표시했어요. 예를 들면 202를 표현하려면 2 2 이렇게 썼죠. 

하지만 이 방법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만약 202 가 아니라 2002를 쓸 경우에는 202와 2002가 띄어 쓴 간격에 따라 달라졌기에 간격이 모호할 경우 정확하게 어떤 숫자 를 표현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0이 필요 없던 이집트 숫자! 
그렇다면 다른 숫자 기호를 사용했던 나라들은 어땠을까요? 아라비아 숫자와 가장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숫자는 바로 이집트 숫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집트 숫자의 셈법은 아라비아 숫자와 조금 달라요. 이집트는 1,10, 100, 1000… 단위로 기호를 사용해 숫자를 나타내기 때문이죠. 아래 그림이 바로 각 숫자를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2를 표현하고 싶다면 1을 표현하는 기호 두 개를 쓰면 됩니다. 50을 표현하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10을 표현하는 기호 5개를 그리면 되지요. 그렇다면 302를 쓰고 싶다면? 100을 표현하는 기호 3개, 1을 표현하는 기호 2개를 쓰면 됩니다. 그래서 이집트 숫자는 0이 없더라도 큰 문제없이 어떤 숫자든 표현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집트 숫자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기호를 무수히 많이 그려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999,999,999를 표현하려면 팔 아프게 엄청나게 많은 기호를 그려야 했습니다. 

 '없음'을 표현하는 0의 탄생! 
시간이 흘러 인도에서는 비어있는 자릿수를 띄어쓰기로 표현할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방법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졌어요. 수를 쓰고 계산할 때 0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4세기경, 인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리아바타(476~550년)는 띄어쓰기로 자릿
수를 표현하는 것 대신 그 자리에 점을 찍어 표현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구분이 어려운 22,202, 2002 등을 22, 2·2, 2··2로 표현한 것이죠. 

띄어쓰기 대신 점을 사용하면서 숫자를 구분하고 읽기도 쉬워졌습니다. 게다가 숫자가 클수록 기호를 많이 써야만 하는 이집트 숫자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큰 수를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0은 언제부터 사용됐을까요? 사실 사람들이 0을 언제부터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요. 다만,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최초의 0의 기록은 약 6세기 정도에 새겨진 비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도 차투르부즈 사원은 ‘크리슈나’라는 힌두교의 신을 모시는 곳인데요. 이 사원의 벽에 있는 비문에는 사원을 지을 때 사람들이 바친 제물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를 표시한 숫자 중에 270이라는 숫자에서
인류 최초의 0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외면당하던 0, 세계로 퍼져 나가다! 
아라비아 숫자와 ‘0’의 개념은 이후 9세기경, 무하마드 이븐 무사 알 콰리즈미(780~850년)라는 페르시아인에 의해 유럽으로 처음 전파됐어요. 그러나 처음에 0은 유럽에서 환대를 받지 못했어요. 당시 유럽은 건축이나 자연물 등 실제 있는 사물에 대한 수학을 연구하는 실용수학이 발달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수 0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점차 과학과 학문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0을 인정하고,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0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는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낼 수 있어요. 둘째는 양수(+)와 음수(-)가 대칭이 되는 중심에 쓰여요. 셋째는 숫자 사용해 수를 적는 기수법을 나타낼 때 쓰입니다. 

1202년에는 우리들에게 ‘피보나치 수열’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아라비아 등 각국을 여행하며 발전된 수학을 유럽인들에게 소개한 책 <산반서(Liber Abaci)>를 발표하면서 0은 유럽에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인도와 아라비아 수학에 대한 유럽 최초의 연구서인 산반서에는 0이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답니다. 

인도인들의 아홉 개의 숫자는 다음과 같다. 
9,8,7,6,5,4,3,2,1,
이 아홉 개의 숫자와 기호 0을 가지고 어떤 수든지 쓸 수 있다. 
-<산반서>-

-이 기사는 <톡톡 매거진> 'STUDY UP'에 실린 내용입니다. 
놀기 좋아하는 우리 아이, '책'과 놀게 할 수는 없을까? 재밌는 잡지를 읽었더니 두꺼운 책도 술술 읽혀요! 독서능력이 쑥쑥! 다양한 분야에 걸친 흥미로운 기사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톡톡으로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깨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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