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전체를 기획하고 대본을 담당한다. 모 방송국에서 방송작가로 근무하는 실제 종사자를 만나 직업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일반적으로 방송작가는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한 대본을 작성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잡가(雜家)’라고 할 정도로 프로그램 전체 업무를 다 아우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섭외, 인터뷰, 대본작업, 방송녹화 준비, 편집 후 방송에 들어갈 자막 작업 등 우아하게 글을 쓰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을 위한 온갖 잡일을 다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송작가는 드라마 작가와 비(非)드라마 작가로 나눌 수 있는데 드라마 작가는 말 그대로 TV 드라마를 구성하고 대본을 쓰며, 비드라마 작가는 저와 같이 드라마를 제외한 다큐멘터리, 토크쇼, 음악회, 예능, 교양, 라디오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대본을 담당합니다.  

방송작가의 업무 환경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프로그램마다 달라 작업기간, 업무량이 제각각입니다.   

작업기간은 뽀뽀뽀나 싱글벙글쇼 등의 경우처럼 한 작가가 몇 십 년 동안 담당하기도 하고, 드라마는 단막극, 미니시리즈, 연속극, 시트콤 등의 유형에 따라 제작기간이 몇 개월부터 1년 이상까지 정해지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보통 기획부터 촬영까지 다 참여하여 1년 여 정도 걸릴 뿐만 아니라 시청률에 따라 후속편 제작으로 작업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루 업무량 또한 짧게는 몇 시간이면 되지만, 길게는 3-4일 이상 집에 들어가지 못하며 밤샘 업무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불규칙적인 업무 환경으로 인해 인내심과 체력도 방송작가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연차별로 직무를 나누어 보면 막내작가는 자료조사, 게스트 섭외, 대본 복사, 회의 간식 준비 등의 일을 하며 1-2년은 막내작가로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3-4년차 정도에 서브작가가 되며 프로그램의 10분짜리 작은 코너를 담당하게 됩니다.   

7-8년이 지나면 메인작가가 되어 프로그램 전체를 구성하고 기획하게 되며, 실력이 좋은 메인 작가는 한 번에 3-4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담당하기도 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각 방송사 부설 아카데미, 방송작가협회 등에서 운영하는 미래의 방송작가를 꿈꾸는 분들을 위한 작가교육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방송계의 다양한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진행되는 교육을 통해 방송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드라마·비드라마 분야의 작품 분석과 스토리 구성 및 대본 작성에 관한 이론과 실제에 대한 기초를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은 방송작가의 꿈을 심어주고 방송 세계에 대해 전반적인 사항을 알려주지만 구체적인 방송 실무를 배울 수 없고 교육을 통해 바로 방송작가가 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기에 이론적인 부분을 참고하여 방송작가의 꿈을 향한 준비과정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드라마 작가의 경우 공모전 당선을 통해서 직접 드라마 작가가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지만 기성 작가와 경쟁할 만큼 충분한 실력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 트렌드에 맞는 드라마를 구성하고 기획하는 능력을 끊임없이 키워야 합니다.   

비드라마 작가는 막내작가로 지원하여 실무부터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 특성상 개인 시간이 없고 업무량이 많아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막내작가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 구인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고 관련 직무 경험을 쌓는다면 방송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어린 시절부터 방송작가가 되고 싶어서 대학교 2학년부터 교육원을 다녔고, 전시업체에서 영상 관련 아르바이트도 했습니다. 당시 드라마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비드라마 관련 경력을 쌓았으며 대학 교양수업에서 수화를 배운 덕분에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20대 후반 즈음 방송작가로서 첫 발을 디뎌 다큐프로로 시작하였고, 이후 케이블 방송 등 밑바닥부터 발판을 마련해서 남들이 쉽게 하지 않는 방송들 위주로 했습니다. 또 교회나 기관들의 방송일과 관련하여 열심히 자원봉사 했고 방송기획, 뮤지컬, 연극, 인형극 등 방송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면서 도전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송과 영상에도 관심이 많아 단편 영화도 제작해보고 영상작업에도 참여해보는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사람들과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며 방송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방송일은 연기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듯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 스스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분야입니다. 마냥 기다리는 과정에서 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양한 일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초기에는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다양한 일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일은 전공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방송작가라고 하면 국문학, 문예창작과 출신이 많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방송작가의 경우 전공에 따른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직업이지만 의외로 다른 학과 출신들도 많습니다.   

저는 응용동물과학과 국어국문학을 복수전공 했는데 작가치고는 특이한 전공 때문에 특히 과학 다큐나 이과 관련 영상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어국문학을 복수전공하면서 고전이나 문학을 공부함으로써 사람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사람의 심리, 내면적인 욕구를 더 알게 되어 창작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이성적인 부분을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데, 본 전공을 통해서 이과적 마인드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감성으로만 흘러가는 것을 지양하고 세상을 골고루 볼 수 있는 시야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반드시 국문학, 문예창작과 관련된 학과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공부한 것들과 그 외의 다양한 경험들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대본을 쓰는 일에 좋은 영양분이 되며, 이것들을 트렌드에 맞게 자신의 방식대로 정리하고 풀어 써내려가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방송작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필요한 노력은 무엇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자신의 내면을 채우는 것입니다. 저는 대학시절 13가지 정도의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하고 혼자 20여개 나라로 해외여행을 했던 것이 저를 많이 변화시켰습니다. 방청객 박수부대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는 6시간동안 손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친 후에 만원을 쥐고 ‘방송 하나를 위해 여러 사람이 고생하고, 제작 과정이 참 어렵구나.’라고 느끼며 방송작가로서 책임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모든 시행착오가 방송작가로서의 삶에 피와 살이 됩니다. 교육을 통해 배우는 전문적인 테크닉도 중요 하지만, 많은 경험을 하고 관련 업무를 조금이라도 접해보며 대본이라는 그릇을 채울 음식들을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방송은 워낙 다양한 변수들이 일어나기에 침착함과 이성적인 판단능력 역시 중요합니다. 또한 메인 작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업무과중과 긴 시간을 견뎌내야 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업무를 묵묵히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방송작가 일은 나 자신과 경쟁하는 일입니다. 홍콩의 한 부호가 말한 것처럼 부족함을 부지런함으로 극복해야 하는 직업이 바로 방송작가입니다. 어떤 직업이든 끈기있게 버티고 새롭게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한 만큼 방송작가로서의 꿈을 위해 자신의 마음가짐을 정비하시기 바랍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방송계는 박봉에 4대 보험도 되지 않고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밤을 새는 일도 많습니다. ‘미생’이라는 말조차 코웃음이 날 정도의 신세를 각오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방송작가의 꿈을 꾸고 있다면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남이 안하고 돈이 잘 안 되는 방송일이라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신의 이력서에 매해 한 줄씩 채워 넣는다고 생각하고 긴 터널을 지나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자신만의 분야를 꼭 하나 만들기를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하던 후배는 TV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고, 음대 출신 선배는 ‘음악방송’과 ‘콘서트’ 담당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직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직업, 다양한 사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유명 인사, 연예인, 전문가, 예술가 등 비롯하여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새로운 주제거리에 대한 논의를 통해 현 시대의 트렌드와 사회 전반적인 사항들을 누구보다 잘 캐치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인맥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송을 통해서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잊혀진 어떤 것을 발굴하거나 캠페인을 통한 후원, 인식개선, 다양한 정보제공 등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하며 나아가 사회변화를 이끄는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라는 특성상 프로그램이 끝나고 휴식기를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정해진 것이 아닌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따른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업무가 불규칙적이다 보니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한 번에 프로그램 3개를 담당했을 당시, 항상 앉아서 쉴 새 없이 작업하다보니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몸이 많이 부어오르는 등의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직업의 특성을 파악하여 미리 건강을 챙기고 관리하는 것도 방송작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직업군과는 다르게 일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확연히 나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할 수 있으며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4대 보험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저축과 보험 등을 미리 계획하여 경제적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일이 있을 때는 돈이 있고 다음 일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돈에 대해 감각이 없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미래나 재정적인 부분을 설계하는 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은 어떨까요? 
누구나 방송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혹은 방송작가가 필요 없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방송가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PD나 VJ가 자막을 쓰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작가 영역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작가가 방송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방송과는 다르게 여전히 공중파 방송에는 많은 작가가 필요합니다.  

게스트 섭외 등 많은 자잘한 일을 하는 데 작가들의 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 방송계에서 한국방송을 벤치마킹하면서 많은 방송프로덕션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방송사만 2,000여개가 존재하고 아시아 쪽 한류 열풍도 아직 상당히 영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시장을 거시적으로 바라봤을때 방송작가의 역할이나 업무에 대한 변화는 있을지라도 앞으로도 유망한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시장을 겨냥하여 중국어를 미리 준비한다면 방송작가를 하는데 더욱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타 
방송작가 아카데미에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현직 방송작가들을 직접 만나보는 경험도 할 수 있으니 관련 정보를 관심있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KBS 구성작가 협의회 | http://www.kbswriter.com/board/ 
(사)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 http://edu.ktrwa.or.kr/cmm/main/mainPage.do

*출처 :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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