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가 국민직접선거로 바뀐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모든 선거중에서 교육감 선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과 내용들이 유독 많이 있다. 

무엇보다 교육감 선거 경선과정 중의 후보단일화 과정이 투명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게 진행되고 있다. 

후보단일화는 정당의 경선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교육감선거의 단일화 과정은 정당의 경선절차보다 훨씬 더 낙후돼 있고 비민주적이다. 

우선 단일화와 관련된 기본적인 법규나 기타 규정들이 없다. 이건 완벽한 법의 불비이고 결함이다. 규정도 없이 그저 몇몇 시민단체 활동가라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일화 기구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서 단일화와 관련된 모든 내용은 비공개이고 아무도 모른다. 
 

▲원미선 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
▲원미선 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

누가 운영위원인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단일화 투표인단을 모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후보를 선정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기사가 나오면 기사를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유권자들은 철저히 배제된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 그러니 투표인단을 모아달라는 문자가 와도 관심이 생길리 없고 투표인단이 모아지지 않아서 단일화기구에 참여한 단체들이 또 투표인단을 따로 모집한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경선관리인단이 선거운동도 하는 꼴이 된다. 이게 공정한 선거를 위한 후보단일화인가? 당연히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두 번째는 교육감선거는 정치적 중립성, 교육의 전문성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러한가? 어차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리  선거전이라는 것을 이미 국민들은 안다. 

보수교육감 후보와 진보교육감 후보로서 양당의 공감과 협조를 얻지 않을 수가 없는 선거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출마하는 보수의 임태희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정당에서 잠시 나와 있으면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세 번째 문제는, 모든 선거는 공무원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교육감 선거만은 교사단체들이 교육감을 만든다고 공언하는 선거이다. 전교조 교사 출신의 후보가 나와서 전교조는 단일화도 거부하며 교육감 선거의 전면에서 뛰고 있는 것이 그 구체적인 예이다. 

다른 선거들은 공무원들이 경선과정은 물론 일체의 선거활동이나 선거개입을 할 수 없는데,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사단체들이 경선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교사단체는 공무원조직인데 어떻게, 왜 유독 선거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교육감 선거가 정당선거는 안 되는 대신 노조나 이익단체들의 조직선거가 돼 버려 유권자들의 투표권이 공정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의 선거 불개입 원칙은 교육감 선거라고 예외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들 중에서 교육감 선거 단일화 기구의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한 운영과 활동문제는 심각한 지경이다. 이렇게 교육감 선거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이것은 선거의 민주주의 원칙에 많이 어긋난다. 단일화 기구는 지금부터라도 단일화 관련 규정을 공개하고 단일화기구에 참여한 인사들이 누구인지도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참여단체와 시민운동가들은 단일화 투표인단 모집에서 손을 떼어야 마땅하다. 경선을 진행하는 스태프들이 선거운동도 하겠다는 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단일화 기구는 경선에 개입하지 말고 공정하게 실무만을 담당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선거가 끝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교육감 선거제도에 관한 근본적인 개선안들이 논의돼야 한다. 국회차원의 논의도 이루어져서 법 제정이나 개정의 과정을 거쳐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교육감선거를 치르는 데 국민 세금을 몇천 억씩 쏟아붓는 것은 이 나라 교육발전에 도움이 아니라 해악이 될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이며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침해하는 기형적인 교육감선거에 수천억의 국민 세금만 쏟아부울 바에는 차라리 보수측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도지사 선거의 러닝메이트제로 교육감선거의 근본적인 변화를 논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직접선거제로서의 교육감 선거가 가치와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남은 선거기간 동안 단일화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유권자의 투표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더 큰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며 교육감선거를 통한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 교육자치 구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경기도 진보교육감 후보단일화 기구의 공정한 후보경선을 촉구하는 바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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