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다운 삶을 위해 만들어진 ‘적정기술’ 
- 저개발국, 선진국 모두 필요해요! 
- 적정기술의 5가지 조건! 
- 세상을 바꾼 적정기술 
- “비싸요, 재미없어요ㅜㅜ” 외면당한 적정기술들 

▲[톡톡 매거진] '똑똑 라이브러리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기술은 인간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어요. 우리가 스마트폰을 하고, TV를 보고, 밤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개발국, 저소득층의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 혜택은커녕 의식주, 교육 등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매우 기본적인 요소들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죠. 최신 기술이나 국가의 선진 제도로부터 소외된 이들을 위한 마음 따뜻한 기술, 어디 없을까요? 

인간다운 삶을 위해 만들어진 ‘적정기술’ 
‘적정기술’이란?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문화적·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을 말해요.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키고자 개발되고 있으며, ‘착한 기술’, ‘따뜻한 기술’ 이라고도 불립니다. 

1960년대 중반 개발도상국의 경제적·기술적·사회적 문제들이 제기되자, 경제학자 슈마허는 인도의 간디에게 영감을 받아 ‘중간기술 운동’을 펼쳤습니다. 간디는 서구의 거대 기술은 인도에 적합하지 않다며, 서구의 방직기계 대신 인도의 전통 물레를 통해 면화를 가공했죠. 

슈마허는 “첨단기술의 눈높이를 낮추고, 저급기술의 눈높이는 높여서 그 둘의 수준을 맞춘 ‘중간기술’을 적용한다면, 개발도상국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어요. 

한편 중간기술이라는 표현은 첨단기술과 하위기술의 중간 정도의 기술이라는 뜻으로, ‘대안 기술’과 같은 이름으로 불렸어요. 그러나 자칫 ‘중간’이라는 용어가 기술적으로 미완성의 단계를 의미하거나 첨단 기술보다 열등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적정기술’이라는 용어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답니다. 

선진 | 문물의 발전 단계나 진보 정도가 다른 것보다 앞섬 
궁극적 | 더할 나위 없는 지경에 도달하는 것 
개발도상국 | 선진국에서 채택되고 있는 기술·지식 및 제도가 아직 충분히 보급되지 않아서 산업의 근대화와 경제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나라 


저개발국, 선진국 모두 필요해요! 
만약 전기가 하루 동안 끊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콸콸 쏟아지는 상수도가 중단됐을 때 식수를 어디에서 어떻게 얻어야 할까요? 더 이상 기후변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머나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됐어요.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기름 값이 계속 치솟아서 덩달아 물가도 상승하게 되면, 아무리 최첨단 기술로 무장된 사회라고 해도 분명 생필품 하나 사기도 벅찬 국민들이 많아질 거예요. 

이처럼 적정기술은 현대 사회의 각종 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발도상국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다양한 적정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적정기술의 5가지 조건! 
적정기술을 개발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우선 순위로 고려해야 할까요? 맞아요. 바로 ‘현지의 환경에 맞추는 것’입니다. 

적정기술을 고려하기 위해선 보통 5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반드시 이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하는 건 아니에요. 적정기술을 통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그 자체로도 훌륭한 적정기술의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렴한 비용 
적정기술의 사용자 대다수는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현지인이 이용하기 위해선 ‘저렴한 비용’이 필수 조건이에요. 

도넛 모양의 드럼통인 ‘큐드럼’은 물을 긷느라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도 학업에 전념할 시간을 갖게 만들어준 획기적인 발명품인데요. 한국 돈으로 약 6만원이라는 비싼 가격 때문에, 현지인들이 구매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갖고 있죠. 

적정기술 발명품의 재료도 적은 자원을 소모하며, 저가이거나 어디서든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해 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죠.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대부분 수입해야 한다면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또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이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죠. 

적당한 크기, 사용법은 간단히 
적정기술 제품의 사용 방법이 복잡하다면 이용횟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따로 교육이나 훈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방법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또한 제품이 너무 크면 유지·보수가 어렵기 때문에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관적 | 판단이나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것 

현지 환경 최우선으로 고려해 개발 
적정기술은 현지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개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전기 및 통신 인프라가 마련돼 있지 않은 지역에서는 10만 원짜리의 값싼 컴퓨터를 제작해도 사용할 수 없을 테니까요. 

따라서 이런 지역에서는 전기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해요. 전기 없이 농수산물을 신선하게 보관 및 저장하게 해주는 아프리카식 항아리 냉장고, ‘팟인팟 쿨러(Pot-in-Pot Cooler)’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현지 기술·노동력 활용해 일자리 창출해야 
적정기술의 목표는 개인과 지역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해,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고 지역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는 데 있어요. 따라서 대규모 사회 기반시설의 도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통 노동집약적으로 생산해야 합니다. 이렇게 적정기술 제품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친 ‘대량 협동 작업’을 통해 탄생하게 되죠. 

친환경적 
적정기술은 신재생 에너지원을 활용하거나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지향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태양광으로 조리할 수 있는 요리도구, ‘셰플러 조리기’가 있어요. 셰플러 조리기는 태양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해 온도를 최대 1,450℃까지 올릴 수 있어요. 

덕분에 땔감으로 사용됐던 나무연료의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죠. 이처럼 개발한 기술이 환경친화적이라면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사막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인프라(infrastructure) | 생산이나 생활의 기반을 형성하는 중요한 구조물. 도로, 항만, 철도, 발전소, 통신 시설 따위 산업 기반과 학교, 병원, 상하수 처리 따위의 생활 기반이 있다 

세상을 바꾼 적정기술 
그렇다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저개발국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 적정기술 제품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낮에는 축구공, 밤에는 전구 ‘쏘켓’ 
‘쏘켓(Soccket)’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하루에 3~4시간씩 축구를 한다는 점에서 착안된 축구공 모양 발전기예요. 

쏘켓은 겉으로 보면 일반 축구공과 다름없어요. 하지만 공 안에 작은 소켓(socket)이 들어 있어서 밤에는 LED 램프를 연결해 전구로 활용하는 등 전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낮에 공을 차면서 발생한 운동에너지는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공 안에 저장돼요. 15분 동안 공을 차고 놀면 3시간 전구를 쓸 정도의 에너지가 모인답니다. 쏘켓은 현재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는 나라에 사는 아이들이 밤에 공부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성장기 아이를 위한 ‘자라는 신발’ 
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신발 없이 살아가는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은 3억여 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신발이 있다고 해도 아이들은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맨발로 다니거나 신발 앞코를 찢어 신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이렇게 맨발로 다니면 발에 상처를 입거나 이 상처를 통해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자라는 신발(The shoe That Grows)’입니다. 자라는 신발은 아이들의 빠른 성장속도에 맞춰 최대 5개의 사이즈로 변형해 신을 수 있어요. 또한 거친 환경에서도 5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 정도의 튼튼한 소재로 제작됐습니다. 

소켓 | 전구 따위를 끼워 넣어 전선과 접속하게 하는 기구 
착안 | 어떤 일을 주의하여 봄. 또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잡음 

“비싸요, 재미없어요ㅜㅜ” 외면당한 적정기술들 
한편, 아이디어 현실화 과정에서 물거품이 돼 버린 적정기술 발명품도 있어요. 겉보기엔 그럴 듯 했지만 현지 사정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온 아쉬운 실패 사례입니다. 

아웃도어 상품으로 전락한 ‘생명빨대(Life Straw)’ 
‘생명빨대’는 흙탕물을 식수로 바꿔주는 적정기술 제품이에요. 오염수에 빨대를 꽂아 입으로 빨아들이면 내부에 들어 있는 필터가 각종 균을 걸러내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해 주죠. 또한 휴대가 간편해 목에 걸고 다닐 수도 있고,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도 없어요. 

그러나 뛰어난 성능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생명빨대는 너무 비싸서 실패한 적정기술로 꼽혀요. 생명빨대는 한 개당 20달러, 우리 돈으로 약 2만 3천원이에요. 아프리카 등 빈민국 사람들이 몇 달은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죠. 

빨대 수명이 끝나기 전에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다시 오염수를 마시게 됩니다. 현지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생명빨대는 결국 등산이나 캠핑 등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 적합한 제품이 돼 버렸어요. 

어린이 취향저격 실패 ‘플레이펌프(Play pump)’ 
‘플레이펌프’는 지하수의 물을 끌어올리는 적정기술 장치예요. 놀이기구처럼 생긴 회전 기구에 아이들이 올라타서 놀면 기구가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동력으로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어요. 

그러나 하루 동안 마을 주민에게 필요한 물 1인당 15L의 물을 얻기 위해서는, 플레이펌프가 24시간 쉬지 않고 회전해야 합니다. 노동에 가까운 놀이를 해야만 겨우 물을 얻을 수 있는 거예요. 게다가 수동펌프보다 비쌌고 유지·수리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결정적으로, 물을 끌어올릴 때 기구의 스피드가 떨어지자 아이들은 플레이펌프에서 노는 것을 재미없어 했어요. 결국 2천여 개가 설치된 플레이펌프는 대부분 작동이 중지되거나 철거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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