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 지원을 염두에 둔 신입생들은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논술고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 등을 통해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어떻게 논술고사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기출 문제 풀이, 모의논술 참여 등은 해당 대학 논술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들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논술전형을 실시한 대학의 2022학년도 기출문제를 총정리한다. 오늘 소개할 문제는 2022 중앙대 논술형 인문사회계열 문제 1번이다. 

문제   
제시문 (가)~(라)에서는 생각이 전환되는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제시문 (가), (나), (다), (라)에서 주인공의 생각이 전환되는 ‘계기’와 이를 통해 주인공이 ‘깨달은 것’을 각각 찾아 하나의 완성된 글로 논술하시오. [40점, 550-570자]   

제시문   

(가) 나는 긴 여름날에 할 일이 없으면 번번이 가서 물고기들이 입을 뻐끔거리며 떼 지어 노는 것을 구경하곤 하였다. 하루는 이웃 사람이 대나무 하나를 잘라 낚싯대를 만들고 바늘을 두드려 낚싯바늘을 만들어서 나에게 주고 물결 사이에 낚싯줄을 드리우게 하였다.   

나는 오랫동안 서울에 살아서 낚싯바늘의 길이와 너비와 굽은 정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그저 이웃 사람이 준 것을 좋게 여겨서 하루 종일 낚싯대를 드리웠으나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였다.   

다음 날 한 손님이 와서 낚싯바늘을 보고 말하기를 “고기를 잡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낚싯바늘 끝이 너무 굽어 안으로 향하였으니, 물고기가 바늘을 삼키기 쉬우나 뱉기도 어렵지 않다. 반드시 끝을 조금 펴서 밖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하므로, 내가 그 손님으로 하여금 낚싯바늘을 두드려 밖으로 향하게 한 다음 또 하루 종일 낚싯대를 드리웠으나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였다.  

다음 날 또 두 손님이 왔으므로 내가 낚싯바늘을 보여 주고 또 그동안의 사연을 말하니, 한 손님이 말하기를 “물고기가 조금 잡히는 것이 당연하다. 낚싯바늘을 눌러서 굽힐 적에는 반드시 굽힌 곡선의 끝을 짧게 하여 겨우 싸라기 하나를 끼울 만해야 하는데, 이것은 굽힌 곡선의 끝부분이 너무 길어서 물고기가
삼키려 해도 삼킬 수가 없어서 틀림없이 장차 내뱉게 생겼다.” 하므로, 나는 그 손님으로 하여금 낚싯바늘을 두드려서 뾰족한 부분을 짧게 한 다음 낚싯대를 한동안 드리웠다. 

손님이 말하기를 “법(法)은 여기서 다하였지만 묘리(妙理)는 아직 다하지 못하였다.” 하고는 내 낚싯대를 가져다가 스스로 드리우니, 낚싯줄도 나의 낚싯줄이요 낚싯바늘도 나의 낚싯바늘이요 먹이도 나의 먹이요 앉은 곳도 내가 앉은 자리였으며, 바뀐 것이라고는 단지 낚싯대를 잡은 손일 뿐인데도 낚싯대를 드리우자마자 물고기가 마침내 낚싯바늘을 머금고 올라와서 머리를 나란히 하고 앞을 다투어 올라왔다. 

내가 말하기를 “묘리가 이 정도에 이른단 말인가. 이를 또 나에게 가르쳐 줄 수 있겠는가?” 하였더니, 손님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법이니, 묘리를 어찌 말로 가르쳐 줄 수 있겠는가. 만일 가르쳐 줄 수 있다면 또 이른바 묘리가 아니다. 기어이 말하라고 한다면 한 가지 할 말이 있으니, 그대가 나의 법을 지켜 아침에도 낚싯대를 드리우고 저녁에도 낚싯대를 드리워서 온 정신을 쏟고 마음을 다하여 날짜가 쌓이고 달수가 오래되어 익히고 익혀 이루어지면 손이 우선 그 알맞음을 가늠하고 마음이 우선 앎을 터득할 것이다. 내 그대에게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나는 이에 낚싯대를 던지고 감탄하기를 “손님의 말씀이 참으로 훌륭하다. 이 도를 미루어 나간다면 어찌 다만 낚시질에 쓸 뿐이겠는가. 옛사람이 말하기를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비유할 수 있다.’ 하였으니, 어찌 이와 같은 종류가 아니겠는가.” 하였다. 손님이 이미 떠난 뒤에 그 말을 기록하여 스스로 살피는 바이다.

(나) [앞부분의 줄거리]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나’는 도시에서 온 남자와 친해지며 사랑을 꿈꾸지만, 남자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여자와 사귀는 낌새를 보인다. 그는 집에 있었다. 나는 내가 가지고 간 것들을 남자에게 내밀었다.
“무공해 채소예요.”
“무공해고 뭐고 이제 그만 가져오세요.”
“나는 당신에게 이 채소들을 갖다 주기 위해 지난봄 내내 마당을 일구어 텃밭으로 만들었어요. 텃밭을 일구는 동안 손에서 피가 나기도 했죠.” 

남자가 조소했다. 그 조소가 순간적으로 내게 용기를 주었다.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무공해 채소뿐이었어요. 나를 가지고 장난치지 마세요.” 

심장은 격렬하게 떨려왔지만 나는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말했다. 

“야, 내가 아무리 이런 집에서 이렇게 산다고 네 눈에 내가 거지로 보이냐? 이거 필요 없으니 가져가. 에잇, 재수 없어.” 

나는 남자가 내던진 비닐봉지에서 쏟아져 나온 나의 고추와 상추와 치커리와 가지를 수습했다. 손이 심하게 떨리고 심장은 그보다 더 떨렸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후드득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비에 젖어 걸을 때, 뒤에서 누군가도 비에 젖어 걸어오고 있었다. 칠흑 같은 밤이다. 남자다. 대화를 나누는 걸로 봐서 두 사람이다. 정미소 안으로 몸을 숨긴 뒤에야 나는 채소 봉지를 놓친 것을 알았다. 남자들이 정미소 앞에서 딱 멈추었다. 

“잠깐만, 이게 뭘까?” 

두 남자가 정미소 처마 밑에서 뭔가를 펼치고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 몸을 바짝 숨기고 숨을 죽였다. 

“이건 고추야, 싸부딘. 상추도 있어. 월급날, 소주 마시고 삼겹살을 상추에 싸 먹어.” 

생각만 해도 즐거운가. 깐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랑했나 봐 잊을 수 없나 봐 자꾸 생각나 견딜 수가 없어 후회하나 봐 널 기다리나 봐‧‧‧‧‧‧ 나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로 그러나 나도 모르게 입을 달싹여 남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바보인가 봐 한마디 못 하는 잘 지내냐는 그 쉬운 인사도 행복한가 봐 여전한 미소는 자꾸만 날 작아지게 만들어‧‧‧‧‧‧ 

남자들이 노래를 뚝 멈추었다. 나도 입을 다물었다. 빗소리는 점점 더 거세졌다.
“싸부딘, 난 한국에서 슬플 때 노래했어. 한국 발라드야. 사장이 막 욕해. 나 여기, 심장 막 뛰어. 손가락 막 떨려. 눈물 막 흘러. 그럼 노래했어. 사랑 못 했어. 억울했어. 그러면 또 노래했어. 그러면 잠이 왔어. 

그러면 꿈속에서 달을 봤어. 크고 아름다운 네팔 달이야.” 

깐쭈가 다시 노래한다. 나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또다시 따라 했다. 

“싸부딘, 여기 상추도 있고 고추도 있어. 집에 고추장 있어. 소주는 사야 해. 삼겹살은 없어. 삼겹살도 사야 해. 우리 소주 마시자.”  

두 사람이 빗속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명랑하게 사라졌다. 싸부딘과 깐쭈가 사라진 길 너머로 내가 지나온 길이 보였다. 겨우 가라앉았던 심장이 다시 격렬하게 요동쳐 오기 시작했다. 나는 정미소를 나섰다. 나는 빗속에서 악을 썼다.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나는 노래 불렀다. 저기, 네팔의 설산에 떠오른 달이 보인다. 나는 달을 향해 나아갔다. 비를 맞으며 천천히, 뚜벅뚜벅, 명랑하게. 

(다)
“오늘 끝나기는 어렵겠죠?” 

아내는 내일까지 일이 계속된다는 게 벌써부터 지겨운 듯했다. 

“그럴 거야.”
“왔다 갔다 하지만 말고 가서 지켜보세요. 일꾼들이란 원래 주인이 안 보면 대충대충 덮어 버리는 못된 구석이 있다구요.” 

옆에서 보고 있자니 임 씨는 도무지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다시 방수액을 부어 완벽을 기하고 이음새 부분은 손가락으로 몇 번씩 문대어 보고 나서야 임 씨는 허리를 일으켰다.  

“예상외로 옥상 일이 힘든가 보죠? 저 사람도 이제 세상에 공돈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거예요.” 

아내는 기다리는 동안 술상을 보아 놓고 있었다. 손발을 씻고 계단에 나가 옷의 먼지를 털고 들어온 임씨는 여덟 시가 넘어선 시간을 보고 오히려 그들 부부에게 미안해하였다. 

“시간이 벌써 이리 되었남요? 우리 사모님 오늘 너무 늦게까지 이거 고생이 많으십니다요. 사장님이야더 말할 것도 없구, 참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돈 드려야지요. 그런데‧‧‧‧‧‧.” 

그때 임 씨가 먼저 손을 휘휘 내젓고 나섰다. 

“사모님, 내 뽑아 드린 견적서 좀 줘 보세요. 돈이 좀 틀려질 겁니다.” 

아내가 손에 쥐고 있던 견적서를 내밀었다. 인쇄된 정식 견적 용지가 아닌, 분홍 밑그림이 아른아른 내비치는 유치한 편지지를 사용한 그것을 임 씨가 한참씩이나 들여다보았다. 그와 그의 아내는 임 씨의 입에서 나올 말에 주목하여 잠깐 긴장하였다. 

“술을 마셨더니 눈으로는 계산이 잘 안 되네요.” 

임 씨는 분홍 편지지 위에 엎드려 아라비아 숫자를 더하고 빼고, 또는 줄을 긋고 하였다. 그는 빈 술병을 흔들어 겨우 반 잔을 채우고는 서둘러 잔을 비웠다. 

“됐습니다, 사장님. 이게 말입니다. 처음엔 파이프가 어디서 새는지 모르니 전체를 뜯을 작정으로 견적을 뽑았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일이 썩 간단하게 되었다 이 말씀입니다. 그래서 노임에서 사만 원이 빠지고 시멘트도 이게 다 안 들었고, 모래도 그렇고, 에, 쓰레기 치울 용달차도 빠지게 되죠. 방수액도 타일도 반도 못 썼으니 여기서도 요게 빠지고 또‧‧‧‧‧‧.”  

임 씨가 볼펜심으로 쿡쿡 찔러 가며 조목조목 남는 것들을 설명해 갔지만 그의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기분,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이 어깨의 뻐근함과 함께 그를 짓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해서 모두 칠만 원이면 되겠습니다요.”  

선언하듯 임 씨가 분홍 편지지를 아내에게 내밀었다. 놀란 것은 그보다 아내 쪽이 더 심했다. 그녀는 분명 칠만 원이란 소리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칠만 원요? 그럼 옥상은‧‧‧‧‧‧.”
“옥상에 들어간 재료비도 여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거야 뭐 몇 푼 되나요.”
“그럼 우리가 너무 미안해서‧‧‧‧‧‧.” 

아내가 이번에는 호소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할 수 없이 그가 끼어들었다.  

“계산을 다시 해 봐요. 처음에는 십팔만 원이라고 했지 않소?”
“이거 돈을 더 내시겠다 이 말씀입니까? 에이, 사장님도. 제가 어디 공일 해 줬나요. 조목조목 다 계산에 넣었습니다요. 옥상 일한 품값은 지가 써비스로다가‧‧‧‧‧‧.”  
“써비스?”  

그는 아연해서 임 씨의 말을 되받았다. 그는 일 층 현관까지 내려가 임 씨를 배웅하기로 했다. 시원한 밤공기가 현관 앞을 나서는 두 사람을 감쌌고 그는 무슨 말로 이 사내를 배웅할 것인가를 궁리해 보았다. 수고했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이 사내의 그 ‘써비스’에 대면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라)
[등장인물] 양회기(35세): XX 종합 병원 폐 외과 과장 / 김인옥(30세): 담배 공장 포장공 / 최상현(39세): 인옥의 남편 / 정금숙(28세): 간호사 

인옥: 선생님‧‧‧‧‧‧.
회기: 나는 환자의 생명을 구해 줌으로써 기쁘게 해 주겠다거나 사회를 위해서 선심을 쓰겠다는 생각은 없소. 나도 이 병원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고용인이니까, 댁과 마찬가지로‧‧‧‧‧‧.
인옥: (다시 애원하며) 그러니 수술을 해 주시면 되잖아요?
회기: 원래 나는 자신 없는 일엔 손을 안 대는 성질이오.
인옥: 환자가 죽어 가도 말씀이에요?  

회기: 그렇다고 내가 죽일 수는 없소. 나는 나를 위해서 사는 거지, 그 누구를 위해서 사는 사람은 아니니까. 
인옥: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선생님은 냉정하시군요‧‧‧‧‧‧ 기계처럼‧‧‧‧‧‧.
회기: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직업이란 사람을 기계로 만들게 마련이죠. 댁의 손처럼‧‧‧‧‧‧.
인옥: 그렇다고 마음까지 기계가 될 수는 없잖아요? 어두운 공장에서 담배 개비를 스무 개씩 집어넣는것은 내 손이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어린것들을 생각하고 나를 생각했어요‧‧‧‧‧‧.  

[중략 부분의 줄거리] 얼마 후 인옥의 남편인 상현이 회기를 찾아온다. 그는 회기가 인옥의 수술을 거절했다는 말에 안심하면서,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아내의 폐 수술을 해 주지 말 것을 거듭 당부한다.  

회기: (추궁하듯) 부인을 미워하시오? 
상현: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증오심을 억제하며) 미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나와 어린것들이 벌써 오래전부터 그 덕으로 살아왔는데‧‧‧‧‧‧. 
회기: 그러나 선생께서 수술을 반대하는 이유를 나는 이해할 수 없는데요‧‧‧‧‧‧. 
상현: 수술을 해서 몸이 회복된다면 내 아내는 더 불행해질 거예요! 그리고 나도‧‧‧‧‧‧.상현: 흥! 내 처가 가족을 위해서 수술을 원하는 줄 아십니까? 
회기: 그렇지만 어찌 되었든 부인 때문에 온 식구가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오? 
상현: (혼잣소리로) 그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회기: 누가 말이오? (미심쩍게) 내가 알기엔 부인께서는 가족을 위해서 수술을 받아야겠다고 한사코 고집하는 것을‧‧‧‧‧‧. 
상현: 아닙니다. 그건‧‧‧‧‧‧.   


회기: (조용하나 위엄 있게) 그렇지만, 내버려 두면 부인께서 어떻게 된다는 건 아시고 계시죠? 
상현: (냉혹하게) 별수 없죠! 죽고 사는 건 인력으로 막을 수 없으니까. 
회기: (뭉클 불쾌감이 솟으며) 아니, 그럼 부인이 죽어도 괜찮단 말이오? 
상현: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그대로 두는 게죠. 그 돈이 있으면 나와 어린것들이 살아날 수 있으니까요! 
회기: (노골적으로 분노를 터뜨리며) 그건 너무 심하지 않소? 
상현: (반항적으로) 심한 건 내 아내죠. 그 병이 어떤 병이라고 수술을 합니까? 그것도 공으로 한다면 또 모르지만, 돈 쓰고 저 죽고 하면, 남은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가라고.   

회기: (외치며) 그건 살인이나 다름없소‧‧‧‧‧‧. 
상현: 뭐라구요? 
회기: (강하게) 아내가 죽어 가도 내버려 두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오? 
상현: 참견 마세요! 내 처를 내가 죽이건 살리건 무슨 걱정이오! 나 살고 남도 있지! 아무튼 실례했습니다!   

(문을 탁 닫고 나가 버린다.)
(회기는 감전된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고 금숙은 회기를 주시하고만 있다.)  

회기: 정 간호사! 
금숙: 예? 
회기: 아까 그 환자의 주소 알지! 
금숙: 예, 접수부를 보면‧‧‧‧‧‧. 
회기: 좋아! 그럼 속달 우편으로 보내요. 
금숙: 예? (가까이 온다.) 
회기: 수술을 받고 싶으면 편지 받는 즉시 찾아오라고! 
금숙: (놀란 표정으로) 아니, 그렇지만‧‧‧‧‧‧. 
회기: 자신은 있어! 그 대신 수혈용 혈액을 충분히 준비할 것을 잊지 마! 알겠어? 
금숙: (빙그레 웃으며) 선생님, 웬일이세요? 
회기: 응? 이번 환자는 꼭 살려 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군! 

출제의도  
문제 1의 출제 의도는 동일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제시문을 읽고 그 핵심 요지를 파악하는 독해력과 제시문의 내적 요소들을 다양한 맥락에 비추어 해석함으로써 제시문의 논지를 밝히고 그 논지의 차이를 비교하고 종합하여 결론을 도출해 내는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주어진 네 제시문을 ‘생각의 전환’의 키워드로 꼼꼼하게 읽음으로써 각각의 지문이 인식전환에 관해 어떤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한 후, 각 제시문에서 주인공의 생각이 전환되는 ‘계기’와 이를 통해서 ‘깨달은 것’을 서술하고, 결론에서 이를 자신의 언어로 압축하여 논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예시답안 
제시문 해설
제시문 (가)는 고등학교 『국어』(교학사, 2021)에 실린 남구만의 「조설(釣說)」(성백호 번역)을 출제의도에 부합하도록 일부 재편집한 글로서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일부를 삭제했으며 일부 중략 표시를 생략한 글이다.   

이 제시문은 서술자가 낚시를 배우는 과정에서 타인의 조언과 충고에 따라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생각의 전환을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는 내용을 서술한 글이다. 글쓴이는 낚시의 방법이 아니라 이른바 '묘리'를 깨닫는 과정에서 이치는 단순히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자기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나아가 이를 삶과 세상의 이치에 적용할 수 있음을 깨우친다. 

제시문 (나)는 고등학교 『문학』(좋은책 신사고, 2019)에 실린 공선옥의 「명랑한 밤길」을 출제의도에 부합하도록 일부 재편집한 글로서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일부를 삭제했으며 일부 중략 표시를 생략한 글이다.   

이 제시문에서 사랑에 실패하여 상처받고 좌절감에 빠진 여성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타국에서 겪는 현실의 고단함과 삶의 애환을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해소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다. 이를 계기로 여인은 자신의 절망감을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제시문 (다)는 고등학교 『문학』(천재교육, 2021)에 실린 양귀자의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를 출제의도에 부합하도록 일부 재편집한 글로서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일부를 삭제했으며 일부 중략 표시를 생략한 글이다.   

이 제시문은 주인공이 한 수리공에게 욕실공사를 맡긴 후 인부에 대한 선입견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수리공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데다가 뜻밖의 호의까지 베풀자 자신의 편협하고 이해타산적인 사고방식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제시문 (라)는 고등학교 『국어』(좋은책 신사고, 2020)에 실린 차범석의 「성난 기계」를 출제의도에 부합하도록 일부 재편집한 글로서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일부를 삭제했으며 일부 중략 표시를 생략한 글이다.   

이 제시문은 직업을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여기던 의사가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술을 거부한 이후 환자 남편의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접하면서 일어나는 생각의 전환을 다루고 있다. 기계와 같이 냉정하던 의사는 환자 남편의 태도에 분노하여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환자의 수술을 시행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모범답안   
제시문 (가)~(라)는 특정 계기로 생각이 전환되어 깨달음을 얻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의 ‘나’는 타인의 충고에 따라 낚시질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면서 인식의 변화를 겪는다. 이 과정에서 이치는 남에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경험을 통해 스스로 터득해야 하고, 이는 세상사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깨우친다.   

(나)에서 좋아하는 남자에게 상처받고 좌절한 ‘나’는 타국에서의 고단한 삶을 극복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목격한다. 이를 계기로 절망을 딛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다)의 ‘그’는 수리공이 성실하고 정직한 데다 호의까지 베푸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꾼다. 이를 통해 특정 직업군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과 이해타산적인 사고방식을 뉘우친다.   

(라)의 회기는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인 환자의 남편에게 분노하여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이후 그는 의사로서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환자를 살리기로 결심한다.   

결론적으로 주인공은 타인의 조언, 타인의 삶의 태도, 진정성과 호의, 타인의 파렴치함 등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고, 이를 통해 삶의 지혜, 삶의 희망, 편견의 문제점, 생명의 존엄성 등을 깨닫는다. (568자)  

*출처=2022학년도 중앙대학교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999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1%만 아는 대입 성공법칙' 출간 [배너 클릭!]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