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진로교육

   
 
전 세계 오천년 역사를 뒤돌아 볼 때 고대 국가 중에서 오늘날 까지 나라 이름이 존속된 국가는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BC 8세기경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탄생한 로마가 강력한 국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 시기는 BC 510년 공화정기부터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팍스 로마나’를 구가하며 약 800년 동안 강력한 왕국을 누렸으나, AD 245년‘가이우스 디오클레티아누스 (245~316)’가 황제가 되면서 로마제국은 4등분 되었다.

마지막 세력이었던 비잔티움제국(동로마제국)마저도 1,453년에 몰락을 맞이하고 지구상에서 국가로서의 존재가 사라졌다. 영원히 존재 할 것 같았던 로마제국은 왜 스스로 멸망 하였을 까?

‘로마의 쇠망사’에는 ‘가정의 몰락’이 로마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무력과 총칼로 일어난 나라는 또 다른 무력과 총칼에 의해 멸망한다는 교훈을 역사에서 배웠다.

AD 70년에 로마에 의해 멸망한 이스라엘은 1948년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이후까지 2천년 동안 나라 없는 민족으로 살아왔지만 그들은 ‘가정(Home)’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유지해 왔다. 전 세계에 분산되어 나라 없이 생명을 유지해 왔지만 그들이 잃지 않고 지켜온 것은 가정이었다. 어디에 사는 것도 중요 했지만 그들이 지켜온 가정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보류였다.

그들에게 ‘가정’은 곧 국가였으며, 학교였으며, 성전(聖殿)이었다.

부모는 교사였으며, 대제사장이었다. 그들에게는 토라(모세5경)와 탈무드가 있었다. 토라와 탈무드는 그들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역사며, 전통이며, 삶을 지탱해주는 율법이었고 필수교과서였다. 아이들은 토라와 탈무드를 가정교육을 통하여 부모에게서 배웠다.

3대가 함께하는 격대교육(格代敎育)을 통하여 가정교육은 2천년 넘게 이어져 왔다. 그들이 배우는 공부는 무엇을 성취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경쟁하며, 더 잘 살고, 더 행복하게 살기위해 하는 공부가 아니라 배움 자체가 공부하는 목적이었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왜 공부하는가? 라는 질문에 ‘토라와 탈무드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배우고 익힌 것을 다른 사람(자녀)과 나누기위해 공부한다는 것이다.

아이들 교육은 어머니 배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태교(태담)이다. 아이와 어머니가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토라를 읽어주며 율법을 실천하며 일상적인 행동 하나 까지 부모로서 본보기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유대인의 공부 원리를 ‘4성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영성+인성+전문성+창의성」이 4성교육이다. 어릴 때부터 토라와 탈무드를 기본으로 하는 ‘영성교육’과 613가지 율법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성교육’은 철저히 가정교육을 통하여 부모로부터 그 기본을 배우고 익힌다.

자율적 판단력은 가정(Home)교육에서 배운다.

영성과 인성을 가정에서 배우고 난 후에 학교교육을 통하여 전문성과 창의성을 배운다. 영성과 인성이 기본이고 바탕인 것이다. 힘들고 어려움에 직면하면 영성과 인성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 스스로 판단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익혀 온 가정교육 덕분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성이 핵심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대학진학은 물론, 직업생활과 취업준비 과정에서 인성역량이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기업의 대졸신입사원 체용 과정에서 중요시하는 영역도 인성역량이 60%, 전공역량 40%로 나타나고 있다. 아무리 전문역량이 우수해도 인성역량이 부족하면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절반을 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도 학교성적과 인성역량을 동시에 고려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비교과 영역의 성적을 학부모와 교사가 결탁하여 허위로 작성한 자녀의 성적이 발각되어 대학 입학이 취소되고 아이의 미래는 엄청난 혼란으로 다가온 사례가 인성행동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단면이다. 조작된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 하겠다는 발상부터가 문제 인 것이다.

어릴 때부터 나만 생각하는 극단적 이기주의가 부모는 물론 아이의 장래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긴 것이다. 부모나 어른들의 이러한 행위를 보고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성장하고, 후배는 선배의 그림자를 보고 성숙한다는 말이 있다.

부모의 등 뒤에서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유대인들의 인성교육에는 토라와 탈무드라는 분명한 지침서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삼강오륜이라는 가정교육의 지침이 있었다. 산업화시대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도덕적, 윤리적 기본 틀이 무너졌다.

교육현장에서는 인성역량 보다 전문역량이 우선이다. 전문성 교육만 강조한 결과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혼란을 초래 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된 안전사고의 전반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인성역량의 부재에서 발생된 근원적 사고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부모들은 ‘학교 교육이 잘못되었다.’라고 말하고, 교사들은 ‘가정교육이 문제’라고 탓한다. 무엇이 문제라고 탓하기 전에 부모부터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인성행동을 중요시 할 때 아이들이 등을 보고 따라 할 것이다.

법률로 규정 한다고 해서 갑자기 인성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인성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행동과 말’로 나타나는 요소이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과 행동의 철저한 반복으로 나타난다.

인성을 함양하는 데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영·유아기 때부터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유대인이 가정교육을 통하여 나라를 되찾은 것과 같이 우리는 가정교육을 회복하여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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