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지상주의와 학벌의 시대는 끝났다

   
 

2030년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프리랜서이거나 개인 사업을 영위한다고 2014년 유엔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그렇다. 현재 존재하는 직업 가운데 70%는 2030년이면 사라진다. 새로운 기술의 발달에 따라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없어지는 자리는 또 다른 직업군이 채우게 될 것이다.

이런 대격변의 시대, 직업대멸종의 시대에 창의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아갈 방법은 월급쟁이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시대 직업을 영위하는 사람의 열에 아홉은 직장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직업은 있는데 직장인은 아니다? 이 말은 직업인들이 직장이 아니라 각자 개인의 역량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는 직업전선에서 직업을 영위할 것이라는 말이다.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는 한국의 학부모들에게는 이 유엔보고서가 충격 그 자체일 것이다. 기자도 프리랜서고 광고업을 하는 사람도 프리랜서고 모두가 프리랜서다.

그렇다면 이 시대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자녀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이 시대 자녀가 있는 모든 부모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것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10대인 여러분의 자녀가 바로 이 유엔보고서가 경고하는 2030년 무렵 막 성인으로서 세상에 서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런 세상이 닥쳐오고 있는데도 오로지 지금의 기준과 판단에 사로잡힌 채 자녀가 혹시나 지금의 기준에서 뒤쳐질까 안달하면서 자녀를 무조건 성적과 학벌이라는 무한열차에 태운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자녀의 미래를 얼마나 망치는 것인지 뻔히 내다보이는데도 그 관성을 버리지 않는다.

세상은 더 이상 성적순이 아니다. 성적순으로 삶을 살아가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미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알지만 저마다 애써 외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자기주도학습 전문가들이 공부 잘하는 핵심요소로 누구나 강조하는 게 바로 예습과 복습이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는다면 공부를 잘 하기 어렵다. 공자도 그래서 말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라!’

그렇다. 사람은 배우고 그 배운 바를 익혀서 자기 것으로 온전히 소화해야 그 학습이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데도 요즘 우리 자녀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떠밀려 또 다시 학원으로 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판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건 학원에서 배운 것이건 익힐 시간이 태부족하다. 하루종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시간을 소비하다 보니 설사 시간을 쪼개 익히는 시간을 낸다고 해도 정작 피곤해 졸기 일쑤다.

모든 직업군에게 필요한 핵심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요소가 사회성이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대화하고 또 대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학교에서는 덜 중요하게 여긴다. 아니 그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 최근 어느 항공사 재벌 3세가 벌인 ‘땅콩 회항사건’에서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진로교육은 많은 것을 담아낸다. 개인의 역량증대, 자존감, 자기효능감, 자신의 꿈, 비전, 공부역량, 직업의식 등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역량을 집대성해 교육하는 것이 바로 진로교육이다.

진로교육은 우리가 인생을 설계하고 영위해 가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이것을 홀대해 왔다. 공교육에서 진로교육을 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교육체계로는 20년 뒤에나 제대로 된 진로교육이 학교현장에 뿌리내릴지 모른다.

사교육을 하고 있는 학원이 진로교육을 하면 좋겠지만 새로운 진로전문가를 채용해서 추가로 한다는 것은 무리다. 다시 말해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교육은 현재의 교육체계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의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진로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진로교육이 제대로 우리 사회에 전파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도 희망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2015년 새해 우리 모두가 ‘가정 진로교육’을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진로교육이 가정 곳곳에 확산되어 모두의 행복이 극대화되는 좋은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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