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임권택·김기덕 감독 초청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가장 역사가 깊은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축제의 막을 열었다.

2014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 섬에서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버드 맨' 상영을 시작으로 개막한다.

한국영화는 모두 세 편이 초청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은 오리종티 장편부문, 임권택 감독의 '화장'은 비경쟁부문,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베이스 데이즈에 출품됐다.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홍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 진출한 '오리종티' 장편 부문이다. 다큐멘터리 1편을 포함해 18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린 이 부문은 세계 영화계의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자리다. 칸 국제영화제로 따지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해당한다.

지난해까지 '오리종티'는 비경쟁 부문이었으나 올해부터 경쟁부문으로 바뀌었다. 또 초청 작품을 장편과 단편으로 나누고, 작품수를 줄였다. 시상 부문은 작품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등으로 세분화했다.

'자유의 언덕'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한 여인을 찾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인 강사가 서울에서 보낸 며칠 간의 여정을 담았다. 일본의 톱스타 가세 료, 한국 여배우 문소리와 서영화 등이 출연했다.

비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은 작가 김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암에 걸린 아내를 극진히 간호하지만, 부하직원에게 사랑을 느끼는 '오 상무'의 갈등을 다룬다. 안성기, 김규리 등이 출연한다.

비경쟁 부문이기는 하나 라스 폰 트리에, 가르리엘 살바토레, 울리히 자이들, 피터 보그다노비치 등 유명 감독의 작품이 포함됐고 할리우드 스타 제임스 프랭코의 연출작도 승선했다.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장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은 지난해 '뫼비우스'에 이어 올해도 '일대일'로 3년 연속 베니스를 찾는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하는 '베니치아 71'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어벨 페라라 감독의 '파솔리니',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의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의 '맹글혼', 파티 아킨 감독의 '더 컷', 앤드루 니콜 감독의 '굿킬', 왕샤우슈아이 감독의 '레드 암네시아',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노비' 등 20편의 영화가 선정됐다.

2005년 베니스에서 특별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어벨 페라라 감독의 '파솔리니'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면서 영화감독인 파솔리니의 마지막 하루를 담은 영화다. 컬트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감독이 만든 선배 감독의 마지막 순간은 어떨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파티 아킨 감독의 '더 컷'도 눈여겨 봐야 한다. 아킨 감독은 2004년 '미치고 싶을 때'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고, 2007년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천국의 가장자리'로 각본상을 받은 재능있는 연출가다.

올해 베니스에서는 김태용 감독과 결혼한 탕웨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탕웨이가 주연한 중국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가 폐막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9월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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