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악당 슈레더와 그의 범죄조직 풋클랜의 손아귀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이다. 이를 두고만 볼 수 없는 돌연변이 닌자 거북 넷은 슈레더의 음모에 맞서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한편, 우연히 풋클랜에 맞서는 자객이 있다는 사실을 안 기자 에이프릴 오닐은 닌자 거북의 실체를 알게되고, 그들의 친구가 돼 뉴욕 구하기에 함께 나선다.

'닌자 터틀'은 '타이탄의 분노'(2012), '월드 인베이전'(2011) 등을 연출한 조너선 리브스먼 감독의 영화다. 하지만 연출을 누가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의 제작과 기획은 마이클 베이가 했다.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마이클 베이'가 '닌자 터틀'을 제작, 기획했다. '닌자 터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유튜브에는 마이클 베이를 비꼬는 영상이 하나 있다. 마이클 베이 스타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인데, 주인공 손에 닿는 모든 것은 폭파된다. '닌자 터틀'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트랜스포머'인데 주인공이 닌자 거북인 영화다.

마이클 베이 영화로 쏟아지는 매번 비슷한 비난을 굳이 반복할 생각은 없다. 그는 애초 '이야기'라는 걸 할 생각이 없는 감독이고, 기획자이고, 제작자이다.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을 놓고, 왜 그것이 없느냐고 묻는 건 무의미하다. 있는 것만 가지고 따져도 할 말은 많다.

'닌자 터틀'이 흥미로운 기획이라는 건 인정해야 한다. 1980년대 미국에서 탄생해 30년 동안 다양한 시리즈로 만들어졌고 90년대 초에는 시리즈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종의 공상과학 영화를, 그것도 무술을 하는 거북이 주인공인 이 이야기를 실사 영화로 만들기 위해 누군가는 손을 댔을 것이다.

마이클 베이가 이 만화영화 시리즈에 흥미를 보인 건 당연하다. '무술을 하는'에서 액션을 떠올리고, '거북'에서 CG를 구상했을 것이다. 누가 봐도 그림이 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예쁜 여주인공을 더하고, 악당을 추가하면 마이클 베이식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닌자 터틀'에서 중요한 건 결국 액션과 CG다. 얼마나 창의적인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느냐, 이제는 관객조차 익숙해져 버린 CG로 어떤 시각적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닌자 터틀'은 1보 전진하고, 3보 후퇴한다.

영화 후반부에 펼쳐지는 닌자 거북과 에이프릴 오닐, 풋클랜의 설원 추격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무려 2년 반에 걸쳐 완성한 이 장면은 리브스먼 감독의 말처럼 최신 영화기술이 총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의 압도적인 규모와 섬세한 컴퓨터그래픽, 다이내믹한 촬영 방식은 인정해야 한다. 특히 3D로 관람한다면 눈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자제를 모른다. 그래서 후반부의 이 뛰어난 액션 장면이 잘 살지 않는다. 닌자 거북들이 등장하고 난 후부터는 액션이 끊임 없이 이어진다. 쉬는 장면이 거의 없다. 거의 멀미를 일으킬 정도로 쉬지 않고 이어지던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당분간은 액션 영화를 보지 말아야지' 정도의 다짐은 하게 해준다.

액션에 창의성이 없는 것도 문제다. 거의 대부분의 액션이 관객이 그동안 많이 본 히어로 무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경쾌한 액션을 주로 보여준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그것과는 유사한 점이 더 많다. 빌딩 사이를 뛰어다니거나 하수구와 하수구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은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이용해 도심을 누비는 모습과 유사하다.

거북 형상을 한 영웅의 액션은 뭘 해도 그리 멋지게 보이지 않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거북 영웅을 어떻게 이미지화하느냐가 이 영화의 또 다른 관건인데, 이런 부분에서 '닌자 터틀'은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닌자 터틀'에게 주는 점수라기보다는 컴퓨터 그래픽이 도달한 지점에 대한 칭찬이다.

이유는 관객이 그만큼 CG를 활용한 영화에 익숙해졌고, 대부분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더 이상 눈으로는 쉽게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기술력을 갖추고 영화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닌자 거북을 만들어낸 작업이 정말 뛰어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어려운 작업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랜스포머'가 성공한 데는 변신 로봇의 변신을 통해 관객에게 어떤 시각적 쾌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닌자 터틀'에는 능숙한 CG는 있지만, 탁월한 시각효과는 없다. '변신 로봇'이 아닌 '거북'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림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거북 4총사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측면은 이 영화를 그나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리브스먼 감독은 캐릭터를 활용하지 않는다. 자신이 거북들에게 부여한 성격을 거북들이 두르고 있는 두건의 색깔처럼 단순히 리어나도와 라파엘과 도나텔로와 미켈란젤로를 구분하는 용도로 쓰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메건 폭스의 연기는 최악은 면한 정도다. 폭스는 '섹시 스타'다. 영화 '시스터 액트' 이후 소식을 알지 못하던 국내 관객은 우피 골드버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닌자 터틀'은 이야기할 게 많은 시리즈다. 단순히 코믹 액션영화로 그치기에는 30년 세월이 허무하다. 불행하게도 후속편은 다시 마이클 베이에 의해 기획 중이다.

<영화리뷰 뉴시스 제공>

   
▲ 닌자 터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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