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는 힘이 세다 (3) "왜 3년을 투자해야 할까?"

소통이 어려운 시대다. 미래세대의 교육을 떠맡은 교육계는 더더욱 이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는데도 쉽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저마다 고민과 문제에 눌려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부모는 학생 자녀와 소통할 방도를 찾지 못해 초조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에 교육경력 30년 동안 다양한 상담 교육 및 집단 코칭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작업을 펼쳐온 에듀진스콜레 김성범 연구소장의 동기 부여 방법론을 연재한다. 100여 편의 예화를 활용해 소통과 동기 부여에서 큰 성과를 낸 비법을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자세히 공개한다.


고등학생! 왜 3년을 투자해야 할까?
 

   
 

고등학생! 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 대입 공부도 해야 하고 놀고도 싶다. 하지만 자신의 수준을 알기에 걱정이 앞선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기는 한다. 고등학교 3년! 황금 같은 청춘의 시기에 왜 3년간 공부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지가 막연할 뿐이다. 왜? 세상에 나아가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칫 포기하기도 쉽다. 부모나 교육자들은 따라서 이들이 미래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인생의 전반에 뜻을 제대로 세우고 이루기 위해 그 무엇보다 먼저 동기 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동기 부여는 여러 대상을 놓고 비교해 볼 수 있는 비교예화가 제격이다. ‘파이프라인 우화’에 나오는 ‘파블로’처럼 3년만 투자(고생)하면 평생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예화를 통해 전달하고 각인시키면 된다. 그게 동기 부여다.

신약성경을 보면, 예수도 다양한 비유를 통해서 뜻깊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부처나 공자 그리고 동서고금의 수많은 성현들도 예화교육를 통해 가르침을 펼쳤다. 예화는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인생에서 맨 처음으로 본격적인 의미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의 경쟁에 내몰리고 또 그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요받는 고등학생들... 이런 아이들이 여러 유혹을 물리치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도록 돕기위해 예화를 활용했고 큰 효과를 거뒀다.

미국에 있는 어느 시골 마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파블로와 브르노란 두 청년이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마을 촌장이 두 사람에게 일자리를 하나 제안했다. “마을에 물이 필요한데... 3km 밖 호수의 물을 길어오면 품삯을 주겠다.”

파블로와 브르노는 아주 신이 났다. 돈을 벌면 집도 사고 장가도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물 긷기 작업에 나섰다. 덩치가 큰 브르노는 체격이 왜소한 파블로를 계속 다그쳤다. 한 번이라도 더 물을 길어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파블로는 체력의 한계를 느낀 나머지 하는 일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루는 지친 파블로가 호숫가에 벌렁 누워 하늘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았다.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졌다.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지나가는 모습이 꼭 자신의 신세와 비슷하게 보였다.

갑자기 목이 말라진 파블로는 호수의 물이라도 마시고 싶어졌다. 옆에 있는 풀 하나를 꺾어서 빨대를 만들고 물을 빨아 마시기 시작했다. 순간 한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쳤다. 파블로는 브르노에게 소리쳤다. “브르노야! 우리 이제 부자 됐어!... 내 말 좀 들어봐!”

(이 대목에서 긴장감을 증폭시켜야 한다. 이야기를 중단하고 질문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질문 - 파블로는 어떻게 생각하였기에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하였을까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해답은 “바로 호수 물을 마을로 끌어오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브르노는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파블로의 제안을 묵살한다. “야, 도대체 그 먼 데까지 무슨 수로 파이프라인을 만드냐? 일 하기 싫으니까 별 바보 같은 소리를 다 하는구나!”

핀잔을 들은 파블로는 포기하지 않고 혼자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일에 나섰다. 온갖 어려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파블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파블로는 바보 소리를 들으면서도 3년이 지나도록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동네 아주머니가 우물에 나와 보곤 큰소리를 지르며 동네 사람들을 깨웠다. “동네 사람들! 우리 마을에 천지개벽할 일이 생겼어요. 다들 나와 보세요!”

질문 - 아주머니가 동네 사람들을 나와 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는 친구?, 이웃집 사람?... 등의 질문을 하여 아이들로부터 답을 유도해 낸다. 물론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정답은 '마을 한복판에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었다'이다.

다시 질문 - 파블로는 이 물을 어떻게 했을까요? 마을 이장에게 팔았을까요? 아니면... 아는 친구?
(역시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팔았을 거라는 둥, 팔지 않았을 거라는 둥) 정답은 ‘팔았다’이다. 파블로가 고생해서 파이프라인을 완성한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파블로는 이장에게 물을 팔았다. 하지만 이전 물값의 반값만 받고 팔았다.

(여기서 필자는 다시 아이들에게 퀴즈를 낸다. 발상의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가올 미래를 통해 가늠해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퀴즈 - 이후에 브르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브르노는 결국 일자리를 잃고 매일같이 술타령을 하며 살았다. 
 

<수업 적용을 위한 이미지 맵핑>

   
 

교훈 - 그 뒤 파블로는 많은 돈을 벌어서 이웃마을에도 파이프라인을 건설했다. 그리고 파블로는 브르노를 설득하여 함께 사업을 해서 더 크게 성공한다.

학생들에게 예화는 처음에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전달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차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무언가 뭉클하고 다가오는 느낌! 그 느낌이 강렬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무언가 변해야겠다는 동기부여 의식이 싹트게 된다.

지금 현실은 비록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꿈과 비전을 위해 그만한 고통쯤은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깨우치는 것이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기적의 첫걸음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자각! 3년을 몰입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깨닫는다면 비로소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동기가 부여되는 것이다.

부모님이 공부를 요구하시는 이유도 실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다만 그 전달 방식이 강압이나 강요로 느껴지는 것이 문제라는 것만 인식시키면 아이들이 부모님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도 긍정적 관점을 갖게 된다.

비록 눈높이에 맞는 대화가 부족하여 부모님의 말씀이 잔소리로 들리고 짜증이 나더라도 그 근본 마음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끝으로 “부모님께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리자! 감사합니다!” 이렇게 유도하며 마무리를 짓는다.

월간 진로진학매거진<나침반 36.5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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