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사업_비전스쿨

 

멘토와 멘티는 단순히 교사와 학생이 아닌, 꿈을 찾아주는 선생과 제자의 관계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수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나만의 꿈 찾기’라면 학생의 진로설계를 위한 멘토링 활동이야말로 효과적인 입사제 대비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신고등학교의 특색 사업인 ‘비전스쿨’은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 유도와 색소폰, 에세이 쓰기 등 입사관 제도의 원래 취지인 ‘전인 양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우신고의 비전스쿨을 찾아가봤다.

 

2010년부터 시작된 우신고의 비전스쿨은 전인 양성을 목표로 매년 학교 특색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신고의 입사제 대비 전략은 비전스쿨과 예술 활동, 그리고 에세이 쓰기로 요약된다.

 

신체적 기능 발달과 상대를 존중하는 예(禮)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유도 과목과 문화적 감각과 창의성 계발을 위한 색소폰 과목을 개설했다. 학생들은 2학년 때까지 의무적으로 두 가지 과목을 이수해야만 한다.

 

에세이 쓰기의 경우 미국의 에세이 수업을 벤치마킹, 단순한 기술적 글쓰기가 아닌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특화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입사제 대비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우신고에서 시행되는 특색 사업을 꿰어 맞추면 자연스레 입사제 전형 대비 프로그램이 된다.

 

우신고는 ‘나만의 비전을 찾는다’는 선언으로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비전스쿨에 참여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2주 동안 방과 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자신의 꿈을 찾는 특기적성

교육을 받고 비전선언문을 작성해 발표하게 된다.

 

자신이 설정한 진학진로에 대한 탐색활동을 벌이는 것. 나만의 비전을 찾는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기질탐색을 통해 꿈의 목록을 통하고 직업 탐색으로 삶의 로드맵을 설정하는 메인 프로젝트를 목표로 삼게 된다.

우신고 비전교육부장 김영태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사명선언문을 통해 일상을 지배할 나만의 가치와 상상의 스토리를 만들게 된다”며 “대학에서 어떤 학과를 전공할 것인지를 구

체적으로 상상한 뒤 현장탐방을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꿈을 이룰 수 있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다

학생들은 비전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기질탐색을 하고 자기흥미나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면서 사명선언서를 작성한다.

 

학부모가 참석하는 선포식을 거쳐 자신의 사명을 발견한 학생들은 학교 성적을 포함해 자신이 해당 대학 진학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긴다.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선언적으로 그려봄으로써 꿈을 갖게 되는 것. 비전스쿨에서 뿌려진 꿈의 씨앗은 ‘프로젝트 러닝’을 통해 진로탐색 활동으로 구체화된다. 모듬 단위로 비슷한 꿈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토론을 하며 필요한 경우 실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현장을 탐방해보기도 한다.

 

우신고는 이를 위해 그동안 토요문학-역사 기행이나 미국 영어-과학 문화 연수, 토요 통섭 인문사회학 교실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김현일 교감은 “단순히 학생들을 비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꿈을 찾고 진로를 설정하는 구체적인 활동으로 대입 진로지도를 하고 있다”며 “입사제의 원래 취지가 꿈을 가진 아이들을 선출하는 것이라면 우신고의 프로그램이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에세이 쓰기로 수시전형 자기소개서 준비

우신고등학교에서 입사제를 위해 도입한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에세이 쓰기다.

올해 처음 시작된 에세이 쓰기는 글쓰기를 유난히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쓰기를 가르치거나 과제 설정을 통한 글쓰기, 수시 면접 때 맞닥뜨릴 수 있는 돌발 상황을 글로 정리하도록 하는 등 매주 한 시간씩 2년 동안 총 34시간을 이수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쓴 글은 주제별로 묶어서 소책자로도 제작된다.

 

“입사제를 목표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시간을 갖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레 대입 준비까지 겸하는 효과가 있어요.

 

그 전에는 여러 사람이 선호하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변호사를 꿈꿨던 학생이 ‘내가 이 직업을 왜 꼭 가져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거죠.”(비전교육부장 김영태교사)

 

2학년에서 전교 1등을 하고 있는 하태웅 군은 비전스쿨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꿈을 발견하고 현재 서울대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는 과학고 진학을 준비했지만 성적대로 진로를 설정하는 대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비전스쿨의 선언대로 의사라는 꿈을 꾸게 됐다.

태웅이가 자신만의 진로를 발견하는 데는 비전스쿨 담당 교사인 김영태 교사의 멘토링이 주효했다.

 

하태웅 군은 “과학고를 가려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우신고에 오게 됐지만 내가 비전이 없는 학생이었다는 걸 알았다”며 “김영태 선생님이 여러 번 상담을 해주시고, 비전스쿨에서 이끌어주신 덕분에 의사의 꿈을 다시 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영태 교사는 “태웅이는 우리가 흔히 아는 직업으로서의 의사가 아닌, 사람의 마음까지 치료해주는 전인적 의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며 “비전스쿨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게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비전 멘티(vision mentee)를 만나다

우신고등학교 2학년 7반 하태웅

 

비전스쿨에 들어오면서 꿈이 바뀐 이유가 있나요?

원래 제가 과학고를 가려고 했던 이유는 중학교 성적 때문이었어요. 어쩌면 그래서 과학고에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웃음). 비전스쿨 하면서 어떻게 내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자기가 쓴 내용을 말하고 발표하고 같이 얘기하는 시간에 자극을 많이 받아서 세상에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친구들 중에서도 꿈이 바뀐 아이들이 있는지?

2주 동안 매일 비전스쿨을 하다 보니 원래 꿈이 없던 친구들이 꿈을 찾게 된 경우가 많아요. 평소에 공부만 하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만화가를 꿈꾸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옆에서 봐도 깜짝 놀라는 일이 많죠.

 

왜 의대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저희 집안에 암에 걸린 가족이 몇 분 계셨어요. 세상에는 아직 불치병도 많잖아요. 암이 아직까지 100% 치료가 안 되는 시대인데, 그걸 제가 수술을 통해서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의대를 목표로 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주변에 의대를 진학한 선배가 없어서 비전스쿨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1학년 때 수암생명공학원에 다녀왔는데 동물 복제 과정을 공부하고 핵 이식하는 것도 직접 해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죠.

 

에세이 스쿨을 하면서부터는 몰랐던 글쓰기 소질도 발견하게 됐어요. 아직 학기초라서 글을 많이 써보지는 않았지만, 수시 전형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쓰기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

 

비전스쿨이 꼭 필요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제 또래 아이들은 진로설계를 하는 방법을 몰라요. 대입 정보도 거의 인터넷이나 학원 선생님을 통해 듣는데 사실 궁금한 게 많은데 비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학원에서 무작정 공부만하는 것보다는 학교의 비전스쿨에 참여하면서 구체적인 꿈을 찾고 내신 대비를 좀 더 잘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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