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성적보다 학업역량 키워라”

   
▲ 평택한광고등학교 학생들이 심리검사를 하고 있다.

학생부기록은 한 아이의 성장의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교사는 학생부를 최대한 자세히 기입해줘야 하고 학생은 어떤 경우이든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에 발간된 “수시 백전불태“는 수시전형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아우른 총서로, 수시의 모든 전형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전형의 학생부기록, 자소서, 면접, 논술전형의 대비를 위한 인문통합논술과 수리과학논술 준비 및 첨삭방법, 적성전형의 개괄, 특별전형의 세세한 정보 제공 등 도시학생들은 물론이고 농촌학생들에게도 수시 준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침서가 되고 있다. 거기에 정시와 관련한 학과별 모집인원, 군별 모집인원 등도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학생부 부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교사의 학생부 기록방법과 학생이 학교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수업의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 등 학생부의 효과적인 기록방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결과적으로 “수시 백전불태”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학생부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인 학교활동을 통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공교육정상화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목고나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개인의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 좌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학생부 기록은 성적과 상관없이 충실히 기록되어야 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업무가 더욱 과중해질 것을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위 1,2 등급 위주의 기록만으로는 공교육정상화를 가져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범위를 넓혀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에 임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학생들을 위해 세세한 기록이 필요하다. 교사의 과중한 업무를 더는 대신 학생부에 더욱 신경쓸 수 있도록 학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진 대학이 한양대학교이다. 한양대 국중대 입학총괄팀장은 “고등학교가 학생부를 생생하게 기록해준다면 대학도 학생부를 믿고 학업역량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을 자신있게 발탁할 수 있다. 학생부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바로 공교육정상화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학도 공교육정상화와 학생부에 기대하는 바가 큰 만큼 일선 학교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할 깜냥이 안 되는 학생들의 학생부는 신경써서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번 ‘수시 백전불태’에 수록되어 있는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한양대 간호학과에 합격한 K학생 사례이다. 이를 통해 학생부 기록에 있어 교사가 지도해야 할 것과 학생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 문답은 현직교사가 직접 상담한 사례이다.


1. 학생의 특징은?
3학년 학기 초에 상담을 시작했다. 당시 내신성적 4.01(국영수과), 모의고사 성적(3,3,3, 2.3)이었다. 의과대학 간호학과를 꿈꾸는 학생이었으며 전체적으로 모의고사 성적과 내신 성적보다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 과목의 학업역량이 우수하고 독서력이 풍부한 학생이었다. 특히 학생부 교과세부사항이 우수한 학생이었다.

학생부 교과세부사항과 독서력을 보고 학생의 학업역량을 높게 평가할 것으로 생각되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 초점을 맞추었다. 모의고사 성적 추이를 살피며 상위권 대학의 논술 전형도 한 방법으로 모색했다.

학생의 특징으로는 동료 학생을 도우며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남을 가르치며 배우는, 완전한 자기주도학습형 학습법을 체득하고 있었다. 독서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늘 성실하게 공부하는 성향을 지녔다. 특히 봉사정신이 투철했다.

2. 수시 방향은?
전체적으로 우수한 학업역량과 학생부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기록을 갖추고 있었다. 나아가 독서역량이 우수하고 봉사정신도 남달라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동아리는 수학과 봉사 동아리로서 1학년 때는 수학, 과학 등의 학업역량에, 2학년 때는 전공적합성 측면에서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적극 북돋아주는 방향을 취했다.

3. 전형의 준비는?
학업역량 증강에 초점을 맞추고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기본학습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성 있게 독서에 초점을 두고, 관련 독서활동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독서활동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수학동아리 활동과 영어 멘토 봉사활동을 통한 진로봉사 동아리 등 전공적합성을 좀 더 확실히 갖추도록 주문했다.

4. 전형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특별히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었다. 다만 1, 2학년 초에 문제풀이식 성적보다는 학업적 역량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하도록 하면서 약간 소통에 애로는 있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 때문에 학생은 내가 제시한 방향에 대해 처음에는 동의하기 어려워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학생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진정으로 학생이 원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렇게 좀 더 멀리 볼 수 있는 학업역량을 기르자고 설득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잘 된 셈이다.

공부라는 게 가장 큰 틀에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보다 결국 대학 진학 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기본역량을 제대로 갖출 때 수능 뿐 아니라 결국 원하는 대학을 진학하는 데도 유용하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렇게 좀 더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고 싶다.

단순히 외워서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것보다 좀 더 먼 미래를 겨냥해 학업적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독서활동을 하는 게 좋다. 영어 학습 또한 제대로 배워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 공부에 중점을 두었으면 좋겠다. 전공적합성 측면에서도 가급적 남을 돕고 가르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교내 동아리 활동도 그런 방향으로 하도록 지도해주고 싶다. 남을 가르치는 게 자신을 위한 가장 큰 공부의 길이기 때문이다.

위 사례처럼 비록 내신성적이 낮은 학생이라도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업역량을 기르고 적극적인 교과외활동을 펼쳐 학생부 기록을 풍부히 한다면, 대학도 당장의 내신성적보다 학생의 발전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진다.

학업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학생과, 성적이 낮은 학생의 학생부도 성실히 관리해주는 고교가 많아질수록 공교육정상화는 한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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