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성의 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SmartElite)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라면 한 번쯤은 “요즘 아이들은 무서워! 앞으로 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하는지 걱정이야. 쯧쯧,…” 이란 한탄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학교 폭력사건들은 이제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 일상이 되어버렸을 정도다. 일선에서 지도하시는 선 생님이나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님이라면 정말 남 일 같지 않은 심정일 것이다. 우리 학급,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하고 노심초사 하는 경우도 주위에 많은 듯하다.

과거 이웃나라 일본의 학교에서나 일어났던 일들이 이제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 상황을 잘 회복시 켜서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는 것일까?

학교폭력이 치명적인 이유는 바로 학생(자녀)에게 ‘상처(Scar)’를 남긴다는 점이다. 이 상처는 집중력, 사고능력, 협업, 학습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결과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로 두렵고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되면 학습하기가 매우 곤란해질 것이다. 마치 내 옆에 뱀이 있을 때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학교폭력에 노출될 때, 학습에 재미를 못 느끼게 되어 학습부진으로까지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여기에 있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상처가 주로 욕설이나 협박 그리고 모욕적 언행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생겨난다는 사실이다. 이를 ‘언어총알(Verbal bullet)’ 또는 ‘심리적 총알(Psychological bullet)’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는 교실에서 학생과 학생 간 언어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 선생님과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과 학부모님 간 모두가 포함될 수 있다. 학교생활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상처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에서 진단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초, 중, 고교 모두 욕설, 비방, 사이버폭력 등 언어폭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학교에서 선생님을 자신의 멘토나 정서적 지지자로 설정하고있는 학생들의 경우, 선생님의 언행에서 상처를 받을 때 더욱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어느 한 교육기관의 흥미로운 연구에서 진행한 학생과의 면담기록이 있다. 이 면담에서 우리의 교실과 가정에서도 부지불식간에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학생들이 기억하는 선생님>
면담자 : 선생님이 해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 있어요?
학생 1 : 좋은 기억이 없어요, 오늘 실내화 안 가지고 와서 꾸중들은 것. 음… 기억이 안나요. 기분 나쁜 말
만 들어서…
면담자 : 그러면, 선생님이 해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안 좋은 말이 있다면 뭐 있어요?
학생 2 : 담임선생님이 우리 반은 4반인데 매번 5반이라고 그래요.
학생 3 : 맞아, 선생님은 우리 반에 관심이 없어.
학생 4 : 담임선생님이 저보고 더럽다고 했어요.
면담자 : 받아 보고 싶은 칭찬 있어요?
학생들 : 착하다, 성격 좋다, 공부 잘한다, 그냥 여러 가지 칭찬 다. 완벽하다. 다 뭐든지 잘한다. 친절하다.
없어요. 공부 잘한다. 예쁘다…
면담자 : 선생님들이 칭찬 많이 하는 애들은 누구예요?
학생들 : 공부 잘하는 애들…
면담자 : 주로 어떤 칭찬을 선생님들이 하세요?
학생들 : 성적 많이 늘었다… 주로 공부에 관한 것이요.


학교폭력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감성자질’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기쁨, 슬픔, 혐오, 분노, 놀라움, 두려움의 6가지 감정은 타고나지만, 그 외 모든 감정들은 가르쳐주지 않으면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교실에서, 또 사회에서 필요한 ‘10가지 감정반응’(겸손, 관대함, 공감능력, 낙관주의, 열정, 동정심, 인내심, 수치심, 협동심,감사)에 대해서 학교교육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상황에 따라 어떻게 적절하게 감성적인 반응을 해야 하는지 지도해주지도 않고, 폭력이 없어지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학업성적에 너무나 치중한 우리 학교교육이,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목적에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결과로 학교폭력이 양산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또한, 학교폭력의 가해자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교육환경을 제공한 우리 어른들 모두가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기사 제공=진로진학의 나침반36.5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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