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과제연구 집중탐구활동. <사진 제공=세종과학고>

전국 20개 과학고의 2016학년도 모집요강이 모두 발표되었다. 8월 4일 충북과학고가 가장 먼저 원서접수를 실시하고, 서울지역 과학고는 8월 10일부터 시작된다. 모집인원은 지난해보다 72명 감소한 1,626명이다. 교육기업 진학사는 2016학년도 과학고 입시전략을 분석해 보았다.

대체로 전년도와 전형방법 상의 변화는 거의 없다. 1단계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통한 서류평가 및 방문 혹은 소집면담으로 1.5~2배수를 선발하고, 최종 소집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전남과학고의 경우 전년도 1단계 1.5배수 선발에서 2배수 선발로 늘리면서 2단계 면접 비중이 좀 더 커졌다.

자소서 작성 유의해야

전형요소별로 살펴보면, 교과성적은 수학, 과학 성적을 반영하는데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제외한 성취도와 수강자수만 표기하여 제출하므로 해당 교과 성적의 성취도가 우수하다면 원점수에 따른 감점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자유학기 기간을 제외한 3학년 1학기를 포함한 최근 4개 학기의 수학, 과학 성적을 반영하는데, 서울, 인천, 제주 지역 과학고는 2단계 면접에서 3학년 2학기 성적을 평가에 반영하므로 2학기 성적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해당 활동에 대해서 탐구 동기 및 과정, 탐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데, 이후 2단계 면접에서도 주요한 질문 소재가 되므로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활동들에 대해서는 면담, 면접을 염두에 둔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

단, 교내·외 경시대회 실적, 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부모의 지위 등은 기재 시 최하등급 처리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인성 부분은 사례 자체보다 사례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이 중요하다. 남들이 생각했을 때 경중은 중요하지 않다. 즉,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찮아 보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본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면 기재하도록 하자.

교사추천서는 수학, 과학 교과 선생님 중 1명에게 받는데, 글자수가 지난해 1,000자에서 2,000자로 늘어 추천서의 비중도 커진 느낌이다. 지원자의 수학, 과학 교과 영역과 인성 영역에 대한 우수성을 글과 함께 매우 우수, 우수, 미흡 등의 척도로 체크하게 되어 있다.

점수를 부여한 이유를 작성하는 것으로 좋은 점수를 주었다고 해서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이유가 불분명한 경우 추천서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학생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무턱대고 성적이 우수한 과목의 담당교사를 찾아가 추천서를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본인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적극적으로 임한 수업의 담당교사를 찾아가 추천서를 받도록 하자.

서울 소재 과학고, 올해부터 면접에서 융합형 문제 출제

과학고 면접은 면접관 2~3명 대 지원자 1명씩 진행되는 개별면접 형식으로 한 명당 15~20분 정도 진행되며, 올해도 면접 방식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창의성 및 문제해결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학에서는 격자점을 활용한 선이나 도형 관련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었고, 과학에서는 자연환경이나 일상을 주제로 하여 과학원리를 설명하는 문제들이 주를 이뤘다.

인성면접에서는 어떤 활동에 비협조적인 교우의 상황을 예로 제시하면서 갈등관리 능력과 배려, 리더로서의 합리적 해결 능력 등을 검증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서울 소재 과학고는 올해 발표된 교육부의 과학고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을 볼 때 2단계 면접 출제 유형이 바뀌어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과학·수학 영역을 구분한 별도의 문항 및 면접평가를 금지하고, 과학·수학에 대한 창의성, 잠재력, 자기주도학습 역량,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융합(STEAM)형 문항을 개발하여 출제하도록 했다.

세종과학고와 한성과학고는 지난해 공동 출제한 공통 문항을 활용했는데, 올해도 일부 면접 문항을 공통 문항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통 문항은 답이 있거나 원리를 해석하고 이론을 대입하는 방식이 아닌, 최근의 상황 또는 문제에 대해 본인의 과학·수학적인 견해를 통해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소재 과학고의 과거 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면 ‘일차 함수가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를 3가지 이상 말해보시오.(수학)’, ‘레몬에 혀를 접촉했을 때 침이 나오는 이유와 봐서 침이 나오는 이유의 차이를 말해보시오(과학)’ 등과 같이 수학과 과학 각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명확하게 평가될 수 있는 문제유형이었다.

올해 융합형 문제의 예시 문항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예로 든다면, “오션클린업 대표 보얀 슬랫은 16살 때 다이빙을 하면서 바다 속에 많은 쓰레기들을 왜 아무도 치우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했고, 해류의 순환에 따라 쓰레기가 모이는 곳에 자신이 개발한 수거 장치를 설치하는 해결방안을 발표했다고 한다. 같은 나이 또래로서, 본인이 생각하기에 심각한 지구 오염원은 어떤 것이며, 그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말해보시오.” 식으로 지원자가 과학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또 과학·수학적 사고를 통합해 얼마나 창의성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지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기소개서의 탐구활동 부분을 활용한 개별 문항의 비중도 커질 것이다. 탐구활동을 통해 얻은 단편적 지식보다는 분명한 탐구 동기와 진행과정의 이해 및 각 과정의 필요성, 탐구활동의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접목할 수 있는 과학 분야 등을 질문할 가능성도 있다.

과학·수학을 분리해서 출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목별 지식을 논리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답변 준비 장소를 별도로 제공하지 않으므로 빠른 판단력이 중요하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과학고에서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은 과학·수학 분야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해왔고, 올해 서울지역 과학고의 경우 면접 문항이 통합형으로 새롭게 출제되면서 사교육을 통한 대비가 더 어렵게 되었다. 과학고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열정과 그 동안의 노력을 평가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6학년도 전국 과학고 입학전형>

-2016학년도 학교별 모집요강 기준 (201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