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 필요해요"

   
 

우리는 여러 영화 속에서 사람과 특별히 다를 바 없는 컴퓨터와 로봇을 봐왔다.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로봇, 컴퓨터가 우리 일상 아주 가까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지능로봇연구개발자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로봇의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생각하는 로봇을 탄생시키는 로봇연구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로봇제어연구실장 김성훈 씨를 만나 '지능로봇연구개발자'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로봇제어연구실장 김성훈 씨

Q. 지능로봇연구개발자로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인공지능기술의 결정체인 로봇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로봇기술 분야 중에서도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이 제 일입니다. 로봇과 사람이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로봇의 주행과 관련된 기술, 미래형 로봇 컴퓨터·로봇용 OS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는 로봇 중엔 어떤 로봇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A. 사람의 말과 의도를 알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로봇,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원하는 곳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무인 셔틀 로봇 등이 있습니다. 또 사람을 대신해 전쟁을 하거나 공장에서 하는 힘든 일을 대신 하는 로봇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로봇들이 나올 수 있도록 기술연구를 하는 게 저희 일입니다.

Q.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일하고 계시는데요. 정부의 연구과제만 있는 건 아니죠?
A. 정부로부터 연구 과제를 수주받아서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기업으로부터 기술개발을 의뢰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제안하는 연구과제일 경우, 공개 경쟁을 통해 연구개발을 담당할 곳이 정해집니다.

국가에서는 국가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으로 청사진을 만들고 여기에 따라 국가 R&D를 진행합니다. 정부출연연구소에서는 연구결과물을 직접 상용화하는 게 아니라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를 진행합니다.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어떤 건가요?
A. 현재 제가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연구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스마트 기기, 전자제품 등에 인공지능 기능을 부여하는 연구입니다. 요새는 집안의 기기들 사이에서도 홈네트워킹이 됩니다. 미래에는 집안의 기기들끼리 소통하고 각자 역할을 맡아 역할을 수행하는 일이 더 늘어날 겁니다.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 기기 스스로 생각하고 조절하는 기능 등 기기들 사이의 자율지능형 협업이 가능하게 될 겁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협업기술 개발을 하기 위해 연구 중입니다.

또 하나는 무인 이동 로봇에 관한 연구입니다. 도로에서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아도 차를 움직일 수 있는 무인 자동차, 도로교통법에 제한을 받지 않는 대학 내부나 놀이동산 등에서 움직이는 무인 셔틀 로봇 등이 스스로 길을 인식하고 운행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A. 대학교 학부 때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연구원에 입사했습니다. 로봇의 인공지능 분야는 대학교에서 전산학이나 전자공학 등의 학문을 전공한 학생이면 누구나 진출이 가능합니다. 다만, 연구원으로 일하려면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합니다.
 

   
 

Q. 이 분야로 진출하려면 실질적으로 어떤 준비와 노력 등이 필요한가요?
A. 제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해보자면 공학계열 공부뿐 아니라 이학, 인문사회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연구원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 로봇을 만드는 연구개발의 경우 의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취업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평소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통신 분야 등의 공학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받아야 입사가 가능합니다.

Q. 이 직업만의 매력은 뭔가요?
A. 세상에 알려진 기술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해외 석학들이나 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기회가 많습니다. 학회나 전시회를 통해서 프로젝트를 열어 새로 개발한 기술을 전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요. 이렇게 세계적인 인공지능 전문가들과 경쟁할 수 있고, 세계 최고의 연구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직업적인 매력입니다.

Q. 힘든 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A.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건 그만큼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하고, 시간 소요도 많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이 힘든 점입니다. 하지만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일하기 때문에 연구개발물이 중소기업에 이전되어 상용화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때는 보람이 큽니다.

Q.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우리나라 로봇산업 초창기에 등장한 ‘청소로봇’의 경우, 로봇 스스로 자기 위치를 찾는 기술이 없어서 이동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로봇이 자신의 위치를 찾는 기술은 로봇기술의 핵심이자 기본인데 연구소의 연구원이 획기적인 방법으로 이 기술을 개발해서 2005년 당시 대통령이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시연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청소기 로봇에 제가 다니는 연구소의 기술을 사용한 건 아니지만 위치를 찾는 기술이 없었으면 현재의 청소로봇도 없었을 겁니다.

Q.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은 어떨까요?
A. 정부출연연구소는 국가의 산업과 시장을 이끌어가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기술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봐도 학문적으로 매력이 있는 직장입니다. 미래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잘 맞을 겁니다.

다만, 어떤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운영 정원에 제한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입사 기회가 적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세계적인 연구원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면 지능로봇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Q.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싶다면 언제든 대학원에 진학해서 열심히 공부하세요. 연구원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에서 전문적인 학위를 받고, 논문도 많이 쓰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개인적인 소양을 키우기 위해 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제공=한국고용정보원 '색다른 직업, 생생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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