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Smart+Elite)

   
 

어느 아침, 엄마와 아이가 아파트 베란다로 나와서 출근하는 아빠를 배웅하려는 듯합니다. 주차장에 나온 아빠는 가족이 있는 베란다 쪽을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저~기 아빠 가시는 거 보이지? 아빠한테 손 흔들면서 인사해 봐.”라고 하자 아이가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아빠! 또 올 거지~?”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주 못 보는 아빠를 간혹 한 번씩 집에 오는 사람이라고 여긴 모양입니다. 도시에서라면 이런 웃지 못할 해프닝을 간혹 볼 수 있을 텐데요. 바깥 일에 치여 일찍 출근하고 늦게 귀가하는 우리 아버지들에게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씁쓸한 현실을 말해 주고 있는 듯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라면, 과연 위의 에피소드가 나의 가정에는 해당이 안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엄마 혼자만 주도하는 자녀교육은 자체로 한계를 가집니다. ‘전통적으로 아빠는 돈을 벌어 오는 일에 집중했으므로, 자녀교육에서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조금은 수정을 가해야 합니다. 자녀들은 엄마와의 교감과 아빠와의 교감을 서로 다르게 느끼기 때문인데요. 아버지의 역할은 학습동기부여 측면이나 사회성-감성역량에 매우 특별한 영향을 끼칩니다.

또한, 자녀교육에서는 교과목의 학습지도도 중요하지만, 학습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와 비전을 깨쳐주고 또 굳건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아버지가 도와준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아빠가 돈만 벌어다 주면 됐지, 뭘 더 바라?”하는 식의 태도는 자녀의 학업수행능력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아이를 인재로 만드는 스마트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정당당한 위엄을 갖추고 가족 이기주의를 버려라
자녀가 아버지의 말을 따르고 행동하는 원천이 단지 아버지라는 권위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와 우리 가정이 가지고 있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정신에서 기인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가족에게는 비겁함이나 불공정한 것이 용납되지만 남들은 용서하지 않는 아버지의 태도는 아이에게 진정한 위엄을 느끼게 하지 못합니다. 아버지의 정정당당함이 다른 사람들도 인정하는 중대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 그것은 자녀에게 실로 막강한 자부심을 가지게 합니다.

자녀와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정례화하고 공동경험을 쌓자
자녀에게 교육비를 투자하듯이 자녀에게 할애하는 시간도 매우 중요한 투자입니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진 않습니다. 주 1회, 30분씩이라도 자녀와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내어 보세요.

특히, 이 시간에는 학교성적 이야기나 학업 이야기를 피하고, 새롭게 공동경험을 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야 합니다. 아빠가 잘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 서로 서툴러도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3개월 정도 되면 교감은 더 끈끈해져, 아이는 아빠와 더 긍정적인 관계가 될 것입니다.

자녀에게 고통과 인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라
자녀를 편안하게만 만들어주거나 모든 일을 해결해주는 태도는 자녀의 자존감을 저해하기 십상입니다. '우리 아이는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은 얼핏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 해결하면서 고통을 맛보고 인내하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자녀를 진정으로 성장시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마음 아프지만, 때로는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아이의 나태함을 경고하고, 어디에든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줘야 하겠습니다.

자녀의 친구, 좋아하는 것 등 사소한 것을 기억하자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 둘이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내게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이끌릴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사랑을 느끼는 척도가 바로 관심입니다.

관심의 대상은 자녀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친한 친구, 관심사, 근래 에피소드, 취향 등이 그것입니다. 단지 용돈이나 선물로 사랑을 보여주려 할 때, 아이는 공허감을 느끼고 진정한 교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마치 아이의 수호신처럼 늘 곁에 있는 것처럼 ‘알아주기’를 거듭할 때, 아이는 아버지를 든든한 버팀목으로 여기고 미래에 맞닥뜨릴 두려움에 도전하게 됩니다.

일하는 기쁨을 알게 하고, 성공자체를 목표로 두지 말라
가정에서 먹고 노는 문화 위주의 경험으로만 채우게 되면, 그렇게 향유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있었는지 아이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미래 삶에서, 일하는 것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해야 하는 행위라고 이해한다면 아이는 큰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일은 그 자체만으로 기쁨을 주고, 스스로에게 보람을 주는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평소에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얘야 너는 꼭 성공해야 한다!”라는 말보다, 자녀가 스스로 기쁜 일을 찾고 일이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임을 터득할 때, 진정 성공에 가까워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글은 <나침반 36.5도> 9월호 [진로탐색] 섹션에 실린 송민성 작가강사의 칼럼입니다.

송민성 님은 모티베이터, 작가강사, 교육컨설턴트, CS리더십 전문가, 서울디지털대학교 학생지원팀장으로 일을 하면서 <나침반 36.5도>와의 인연으로 진로교육에도 참여하여 학생과 학부모 강연도 열정을 다해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저서: <비하인 더 커튼(Behind the Curtain)> (연경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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