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완벽한 우주이며 고귀한 존재”

수많은 대기업 출신 전직자들을 상담해 온 (주)인덱스루트 코리아 지수근(44세) 대표는 우리 학생들에게 취업 잘 되는 전공이 아닌 내가 사랑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일은 ‘예술’과 같으며, 사람은 그 자체로 완벽한 우주이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든 매우 귀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인덱스루트 코리아 지수근 대표는 영문학과를 나와 한때 시인을 꿈꾸며 시 쓰기에 열중하기도 했지만 매번 등단에 고배를 마시고 공무원이 됩니다. 업무와 관련된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요양원에 가 기저귀도 갈고 움직이지 못하는 어른들을 씻어 드리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 어느 날 문득 이 일이 보람은 있으나 진정 원하고 하고싶은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됩니다.

   
 


이럴 즈음 우연히 상담을 접하게 되면서 상담이 자신과 맞을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닫고 대학원 심리학과에 입학하게 됩니다. 이를 시작으로 상담과 관련한 커리어를 쌓아가다가 지금의 인덱스루트코리아를 창업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지수근 대표가 학생들에게 전하는 인생의 조언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1. 인덱스루트 코리아는 어떤 회사입니까?
저희 회사는 전직지원 프로그램 전문업체로 현재 현대자동차의 퇴직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M&A, 공장 철수, 구조조정 등 인력 변동에 따르는 퇴직 직원의 심리안정과 재취업, 창업을 도와주는 업체입니다. 서울 역삼동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국 지사망을 가지고 있는 국내 전직지원 컨설팅 1위 기업입니다.

2. '전직지원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학생들에게 새로울 것 같습니다.
정보화, 글로벌화, 정보통신의 발달, 교통의 발달 등으로 인하여 세계의 산업구조는 빠르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기업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생산품목과 그 가치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부득이하게 고용 인원을 줄이거나 다양한 형태로 인력 구조의 변화를 시도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그러한 니즈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혹은 미숙한 진행으로 인해 조직 문화를 해치고, 조직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직원들 또한 그러한 변화를 준비 없이 맞이하여 치명적으로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인생에서 매우 유효하고 의미 있는 전직기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않아 의도치 않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는 고용 인원 감축 상황에 놓여있는 기업들과 직원들을 위해 전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취업, 창업, 정년퇴직, 임원퇴직 등을 대비한 각종 상담 및 훈련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사, 1급 직업상담사, 심리치료사, 헤드헌터 등 다양한 전문영역 컨설턴트들이 직원으로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회사는 심리상담, 직업상담 그리고 제2의 인생을 위한 교육을 주로 하는 회사입니다.

3. 직업을 몇 가지 가져 보셨나요?
첫 직장으로 관공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관공서 일은 무척 안정적입니다.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이란 말의 또 다른 면은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일에는 그 나름의 어려움이 있고 도전이 있겠지요. 저는 아마도 보다 더 재미있는 일을 꿈꾸었던 것 같아요.

관공서 일을 3년간 하고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즈음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그 공부는 심리학과 상담과 관련된 공부였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쪽 계통에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싹텄습니다.

제 어렸을 적 꿈과 전공과목은 사실 문학이었고, 시나 소설을 읽으며 문학에의 목표에 정진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심리학과 상담을 공부하면서 마음의 그러한 갈망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심리학과 상담 공부에 정진할 수 있었습니다.
 

   
▲ 프레디저카드 수업 연수 중인 지수근 대표


4. 현재 하는 일과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노동부를 다니면서 상담을 공부했는데 우연하게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새로운 사업 영역을 알게 됐습니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던 사람이 원치 않는 퇴직을 할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무척 상처도 받게 되고 앞날도 막막해서 마치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처럼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상담을 통하여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극복과정을 도와주며 나중에는 제2의 인생을 위해서 재취업과 창업도 도와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이 일은 우리나라에서 무척 희귀한 업종이었습니다. 

그때 상담을 공부하던 저는 바로 그 일에 매혹되었고 남몰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상담이란 말과 그 일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소하게 느끼던 시대였고, 더군다나 직업상담이란 말은 그 당시 막 생겨난 말로서 국내에 그러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채 백 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갓 만들어져서 바로 자격증을 땄고, 대학원에 다니면서 그리고 커리어 일기를 써가며 전직을 준비했습니다. 커리어 일기에는 ‘나는 몇 년 몇 월 며칠에 회사를 옮길 것이다’라고 자기 예언을 했었는데 정말 놀랍게도 그날 관공서를 그만두고 민간업체로 옮겼습니다. 그날이 10월 2일이었습니다.

5. 현재 일하는 환경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비전과 함께 한다는 것은 보람된 일입니다. 그리고 위축되고 상처받은 사람이 회복을 하고 새로운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무척이나 기쁜 일입니다.

사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남을 도움으로서 스스로를 구원받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도 무척이나 기쁜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계는 감정이 없지요. 그냥 기름 치고 고장을 수리하면서 잘 돌아가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사용설명서를 잘 익히고 그에 따라서 처리를 하고 사용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른 사람이며 사람마다 생애, 생각, 감정, 철학, 신념, 목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일방적이고 획일적으로 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은 예술과도 같습니다. 사람은 사랑하는 대상이지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그 자체로 완벽한 우주입니다. 그래서 귀하게 대해야 하지요.

6. 현재의 직업을 갖기 위해서 길러야 하는 능력과 전망은 어떤지요?
앞서 사람을 만나는 일에 대해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무엇을 원하고 또 어떠한 것을 싫어하는가, 사람은 어느 때 위축이 되고 어느 때 이를 극복하는가에 대한 경험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사람과의 상담 능력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 앞에서 강의도 잘해야 하며 강의에 대한 교육기획과 콘텐츠 기획력도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비즈니스이므로 영업 능력도 일부 부서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직업 세계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사라지는 직업과 새롭게 태어나는 직업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려는 개인과 기업의 수요는 날로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은 앞으로도 전망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7. 앞으로도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바뀔 수 있습니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변하지 않으면 사라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컴퓨터의 출현으로 사라진 직업이 무척 많습니다. PC가 보급되지 않은 예전에는 회사마다 타이피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타이피스트를 예로 들자면 타이피스트가 앞으로의 세상을 미리 준비하고 교육을 받았다면 아마도 다른 직무를 익히고 다른 역할을 하며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물론 타이피스트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되겠지요. 그런데 변화하지 않은 타이피스트는 개인 PC의 보급으로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게 되었을 겁니다.

제가 있는 업계와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직업에 대한 그리고 상담과 교육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해 어떠한 상품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면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서 능동적으로 형태와 가치를 바꾸며 성장 발전할 것입니다.

8. 초·중·고·대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 프레디저 카드 활용한 진로수업


학창시절에 미리 어른이 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어른이 되면 몇 가지 편한 것은 있습니다. 시험도 안 봐도 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잔소리를 들을 필요도 없지요. (하하). 그리고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답이 있던 학창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출발점도 없고 목표점도 없는 광야에서 내던져지는 것과 같습니다. 무척 홀가분하기도 하지만 또한 무척이나 두렵기도 합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어른이 됩니다. 피할 수도 없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말이며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직업도 필요하고요.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건전한 가치관과 경험도 필요합니다. 친구도 필요하고요. 그러니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가도 됩니다.

9.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정말로 친한 친구를 한 명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으며 그 친구의 비밀을 내 명예와 의리를 걸고 지켜줄 친구 말입니다. 학창시절의 순수한 마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10. 10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0년 후에는 작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꿈이었으므로 작가로서 생을 마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 꿈을 버리지 않았고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11. 진로는 정말 학생들에게 난감한 문제입니다. 어떻게 설정하는 게 좋을까요?
‘사랑’입니다. 저는 사랑이 좋은 대답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는가를 물어보면 됩니다. 만일 그런 것이 없다면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랑은 서로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줍니다. 멀리서도 서로를 알아봅니다. 사랑만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외롭지도 않습니다.

그게 없다면 지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만드냐고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책도 읽고 여행도 다니고, 부모님의 이야기도 들어 보세요. 어느 순간 마음이 끌리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게 사람이든 일이든 책이든 거기서부터 하나하나 더 알아보면 됩니다.

만약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더 알아봐야 합니다. 사랑하면 궁금해 지니까요. 더 알아보면 내가 그 일을 직업으로 할지 말지에 대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12. 자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 아이들이 중학생입니다. 얼마 전 중3인 첫째 아이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조금 놀랍고 다소 실망도 했었습니다.

첫째 아이는 학과를 선택할 때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선택하고 싶다더군요. 저는 한 번도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또한 그런 것을 기대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고 싶은 것을 전공을 해야지.”라고 하니 다른 아이들도 모두 취업 걱정 때문에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선택할 거라고 합니다.

저는 아이가 벌써 자라서 그런 고민을 하고 친구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때부터 꿈보다 취업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고 인생 공부와 신념의 중요한 터전이 되는 전공 선택에 있어서도 취업을 먼저 염두에 두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지금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이라고 미래에도 그러라는 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자면 ‘사랑’입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무엇을 사랑하는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 무엇에 대해서 더 알고 싶고 그 속에서 살고 싶은가? 에 대한 답을 준비해 간다면 좋겠습니다.  

<편집자주: 현 직업의 현장사진을 쓸 수 없었던 것은 영업기밀의 노출때문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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