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전이 느려진지 2주, 지구의 적도 부근이 부풀어 오른다
-자전이 완전히 멈춘 5년 후, 하루의 길이는 1년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시속 1,600㎞의 속도로 자전한다. 이로 인해 24시간의 반은 낮, 반은 밤이 되었고,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만약 지구의 자전이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웃어넘길 수 있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은 실제로 5만 년에 1초씩 느려지고 있다고 한다. 

만약 어떤 우연으로 지구의 자연 질서가 깨져서 자전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고, 그러다 결국 자전이 멈추게 된다면? 여기 한 고등학생이 지구의 자전이 멈추기 시작한 날부터 쓴 가상의 일기가 있다. 지구의 자전이 멈춘 날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상상해보자.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12월호 'Sci&Tech'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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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자전이 느려진 지 2주… 
자전 속도: 시속 1,585㎞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예능 프로그램이 툭 끊겨버리더니 속보가 떴다. 아나운서가 말하길, 지구의 자전이 갑자기 멈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언론은 인류가 곧 종말 할 것이라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일상에 큰 변화는 없다. 나는 예전처럼 계속 학교를 다니고 부모님은 출근길을 나선다. 

그런데 공항에서 그 징후가 처음 나타났다.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간 언니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는데, GPS에 오차가 생겨 결항이 됐다는 것이다. 언니가 있는 싱가포르는 현재 공기가 점점 희박해져 사람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 적도 부근이 부풀어 오른 형태의 지구
[사진 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면 적도 부근이 부풀어 올라 지구의 모양도 달라진다. 원심력 감소로 인해 적도 부근의 바닷물을 잡아두는 힘이 약해지면서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극지방을 덮치게 된다. 이로 인해 러시아, 미국 몇 개 지역이 홍수에 잠겨버린다. 2주 전 북극해의 수심은 4,500m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13,000m가 넘는다. 

해수면의 변화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의 위치도 변하게 만든다. 지구의 대기는 지구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있었지만, 자전이 멈추면 극지방으로 이동한 바닷물과 함께 대기도 이동하게 된다. 

결국 싱가포르를 포함한 열대지방 도시들은 공기가 희박해져 해발 1,500m에서도 해발 4,500m에서 숨 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은 해발 5,000m만 넘어도 생존 한계선에 도달하는데, 점점 그 한계선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지구 자전이 느려진 지 1년 후… 
하루 길이 30시간, 지구 자전 속도: 시속 1,260㎞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진 지 1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매일 전쟁과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엄마는 길어진 낮 때문에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에 시달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력 장애, 통제력 저하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 전 세계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규모의 지진, 해일,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공기까지 희박해진 탓에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땅이 얼마 없어졌다. 사람들은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대규모 이동을 시작했다. 우리 가족도 짐을 챙겨 떠날 준비를 했다. 

GPS도 쓰지 못하고, 바다의 모양도 변해 지도가 쓸모없어져서 위험천만한 여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정착할 곳을 찾았다고 해도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자연재해로 교통망이 파괴되면서 식량 수송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급자족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밤은 길어져 포유류 동물 대부분이 얼어 죽었고, 온대성 어종도 바다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구는 용융 상태의 핵, 고체 상태의 맨틀, 단단한 외부 지각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자전 속도가 감소하면서 각 층이 서로 다른 속도로 느려져 엄청난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시작하고, 마찰열로 변한 해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한 해양 생물 중 60%는 떼죽음을 당하고 만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진 지 1년째, 65억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며 사람들은 숨 쉴 공기가 있고 날씨를 견뎌낼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이동한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북대서양의 바닷물이 북극으로 모여들면서 영국해협과 같은 얕은 해협은 바닥을 드러냈다. 영국에서 파리까지 걸어갈 수 있게 되었고, 호주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새로운 대륙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북극해의 바닷물이 불어나면서 유럽 대부분이 바다 밑으로 잠겨버렸다. 물은 북쪽에서부터 밀려 내려오고 공기는 남쪽에서부터 희박해진다. 결국 사람들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땅, 적도를 중심으로 상하 1/2지점에 모여 살게 된다. 

5년 후, 자전이 완전히 멈춘 날 
하루 길이 1년, 지구 자전 속도: 0㎞ 

지구의 자전이 완전히 멈춰버렸다. 지구는 여전히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기 때문에 일 년의 반은 낮이고, 나머지 반은 밤이다. 낮일 땐 강렬한 햇빛이 지구를 비춰 기온이 55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때 밖으로 전혀 나가지 않는다.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낮이 올 때를 대비해 밤이 된 반년 동안을 버틸 식량을 비축해둬야 한다. 

지구의 자전이 멈춰 기후가 안정된 덕에 사람들은 점점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비는 1년 동안 물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 내린다. 낮에 잠깐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긴 가뭄을 대비해 빗물을 저장하고, 바닷물을 담수화하며 식수를 구하고 있다. 

밤이 오면 사람들과 함께 새로 생긴 바다와 중서부 평원이 만나는 곳으로 이동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대성 어종인 대구, 고등어, 참치를 잡기 위해서다. 

인체가 단 몇 분밖에 버티지 못하는 영하 55도의 추위 속에서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작업한다. 많은 대륙이 바다 밑으로 잠기면서 어류들의 먹이가 되는 영양분이 풍부해졌다. 그러나 모든 피난민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식량은 나오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지구 자전 속도의 감소는 새로운 세상을 탄생시켰다. 중위도에 새로 태어난 초대륙이 지구 가운데 부분을 둘러싸고 있고, 거대한 바다 두 개가 극지방에서 중위도 지방까지 펼쳐져 있다. 

그러나 새로운 대륙의 50%는 고도가 너무 높아 사람이 살 수 없고, 극지방에 새로 생긴 바다는 일 년 내내 얼어붙어 있다. 지구에는 밤과 낮, 추위와 더위, 습한 기후와 건조한 기후, 이 3가지 주기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 자전이 멈추기 전 지구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 자전이 멈춘 후 지구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이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는 45억 년 전 먼지와 가스로 이뤄진 회전하는 구름에서 우연히 생성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성 크기의 물체가 지구에 충돌해 달이 떨어져 나갔고, 이때 지구의 자전 시간도 6시간에서 24시간으로 길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구가 항상 고요하게 자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나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의 자전이 멈춘 날, 당신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흥미로운 질문 앞에 선 당신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 <나침반 36.5도> 12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자료 참조: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인류 재앙, 지구의 자전이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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