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일부는 인천공항 소속 정규직 된다” 
-“로또 취업은 불공정” 
-“공항 승객 지키려 한 일은 ‘노력’이 아닌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는 모두 동의 
-정부 “정규직화 본질은 양극화 해소”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지난 6월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는 약 1만여 명의 비정규직 중 일부인 2,143명을 자사 정규직으로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역차별이다’, ‘특혜다’, ‘로또 취업이다’라며 반발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살펴보고, 인국공 정규직 직고용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공정성’과 ‘평등’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이 기사는 <나침반> 8월호 '시사N이슈'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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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난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모습[사진 출처=중앙일보]
*지난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모습[사진 출처=중앙일보]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017년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의 한 구절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흘 뒤인 5월 12일, 문 대통령은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았고, 당시 인천국제공항 사장 정일영은 “공항 가족 1만 명 모두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지난 6월 22일, 구본환 인천공항공사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인천공항 측은 6월 말까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비정규직 일부는 인천공항 소속 정규직 된다” 
그런데 인천공항 측은 비정규직 1만여명 가운데 일부를, 자회사 채용에서 ‘청원경찰’ 신분의 ‘자사 정규직’으로 직고용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에 필요한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전체 비정규직 9,785명 중 7,642명(78.1%)은 공항 운영, 시설/시스템 관리, 보안경비 등 3개 자회사로 고용된다.

하지만 나머지 2,143명(21.9%)은 인천공항 소속 정규직 직원으로 고용된다. 공항 소방대 211명, 야생동물 통제인력 30명, 보안검색 인력 1902명 등 2143명 (21.9%)을 상시·지속 업무이자 생명·안전 업무로 보고 인천공항 소속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시·지속 업무이면서 생명·안전에 밀접한 업무는 자회사가 아니라 해당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2017년 5월 12일 ‘정규직 전환 선언’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과 이후 입사자들의 직고용 방식을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정규직 전환 선언 이전에 입사한 이들은 서류전형, 인성검사, 면접 등을 통한 적격심사를 통과해야 직고용된다.

선언 이후에 입사한 사람들은 서류전형, 인성검사, 필기시험, 면접 등으로 구성된 공개경쟁 과정을 통과해야 하며, 통과 못한 사람은 탈락한다. 

자회사(子會社) | 다른 회사에 의해 지배·종속되고 있는 기업. 자회사의 주식은 지배회사(특수회사 또는 모회사)에 의해서 소유되고 있다 

인천공항 직고용 반대 입장 

“로또 취업은 불공정” 

*사진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사진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인천공항 직원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공항 측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특히 취업 준비생들은 “그동안 공부했던 게 무의미해지는 것 같다”라며 크나큰 허탈감을 호소했다.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고,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34만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인천공항 정규직은 취준생들의 ‘꿈의 일자리’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기업이라 고용이 안정적인 데다, 무엇보다 연봉이 매우 높다. 2019년 기준 인천공항 정규직의 1인당 평균 연봉은 9,129만 8,000원이며, 신입 초임은 4,507만 9,000원이다.

인천공항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019년 기준, 전체 노동시장 평균 6.7년보다 훨씬 긴 11.5년으로 나타났고, ‘가장 가고 싶은 공기업’으로 남녀 통합 11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인천공항 공채(정규직)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많은 스펙이 필요하다. 토익 만점은 기본이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도입된 시험인 NCS에서도 거의 최상위 점수를 맞아야 한다. 한 취업 사이트에서 합격생을 대상으로 평균 스펙을 조사한 결과 평균 4~5개 이상의 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최상위의 스펙을 쌓고서도 1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 필기는 물론이고 두 차례의 면접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어야 정규직이 되는데, 공채 필기 시험도 치르지 않고 정규직이 되는 것은 노력 없이 얻은 ‘로또 취업’이라는 반발이다.

게다가 직접 고용의 여파로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예상에 취준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신규 채용 등 증원 시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게 돼 있는데, 그동안 기재부는 각 기관의 정원(TO) 확대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초임(初賃) | 직장에서 처음으로 받는 임금 

인천공항 직고용 찬성 입장 

“공항 승객 지키려 한 일은 ‘노력’이 아닌가?” 
한편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공항 직고용을 반대하는 수많은 이들의 반응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안검색 근로자들은 최저시급을 받으며, 평균 5년간 하루 12~14시간씩 12조 8교대로 업무를 해 왔다. 10년차 정도가 돼야 겨우 처음 1년보다 고작 1,236원 오른 시급 9,853원을 받는다. 이들은 용역 업체와 3~5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근속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다. 

김대희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은 “시험을 보라고 하는데, 하루 14시간씩 근무하는 보안검색 요원들이 고시원 같은 곳에서 2~3년 준비한 이들과 대결하는 것이 공정한 구조인지 묻고 싶다.

인천공항 정규직이 성과급을 많이 받을 때 우리는 5,000원짜리 식권을 받아도 꿋꿋하게 버텼다. 공사 관계자로 보이는 분이 공항에서 우리들에게 ‘알바몬’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길 듣고 참담했다. 시험을 보는 노력만 노력이고, 공항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계속 일해온 것은 노력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는 모두 동의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비율은 37%에 달한다. 인천공항의 경우도 그렇다. 인천공항 근로자 가운데 사무직이나 현장 관리·감독일을 주로 하는 ‘정규직’은 1,500명이 채 안 된다.

그렇지만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을 부치고, 보안검색을 거치는 동안 마주치는 근로자 1만여 명은 정규직이 아닌 파견, 용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이다. 그동안 비정규직이 절대다수인 기이한 고용 형태를 띠고 있던 것이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려야 하는 등 비정규직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이 동의한다. 비정규직은 ‘고용불안’과 ‘차별’에 노출된다. 승진의 기회
에서도 배제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복지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겪는다.

인천공항 정규직 연봉이 높을 수 있는 이유는 공항 직원의 대다수를 임금이 낮은 비정규직으로 채워 비용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은 더 이상 이들의 희생을 당연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정부 “정규직화 본질은 양극화 해소” 
논란이 계속되자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더 커다란 노동시장에서의 공정성을 지향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논란으로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절박함을 마주하게 됐다”라며 “모든 세대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부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근속(勤續) | 한 일자리에서 계속 근무함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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