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딸 고3 학생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 대한민국 청소년들 '자랑스러운 역사 한 페이지를 남기다' - 선생님들도 “너희들 어제 잠은 다 제대로 잤냐?"

2024-12-27     이아영 기자
[사진=깨어있는대구시민들 유튜브 캡쳐]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 소재 고등학교 3학년이며 이번 주에 진학하고 싶은 어떤 학교의 논술과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치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의견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여기 집회에 매일 참여했었는데 그래서 지금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응원봉을 흔드는 저조차도 이런데 가장 앞에서 투쟁하시는 분들의 노력에 먼저 감사드리겠습니다.

12월 3일 윤석열은 다 자는 밤에 갑자기 비상계엄을 말했습니다.
저희 고3은 수능이 끝나서 반에서 보드 게임하고 신나게 놀던 분위기였는데 그날은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들어오시는 선생님들도 “너희들 어제 잠은 다 제대로 잤냐”라고 물어봤습니다.

또 시험 기간인 중고등학생들은 공부를 하면서 밤을 새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보면서 밤을 새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입법 기관인 국회에 군인이 총기를 들고 들어간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이게 민주 국가에서는 도저히 말이 되지 않습니다. 또 12월 7일 김건희 특검의 반대를 누르고 국회에서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무기명 투표를 거부한 국민의 힘은 진짜로 떳떳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게 정녕 국민의 뜻입니까? 아닙니다. 국민의 힘은 도저히 국민에게 힘이 되지 않습니다.

추가로 계엄 문건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권리를 되찾기 위한 이야기들이 폭동 반란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시민들도 모두 폭동 관련 취급할 생각이십니까?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권리를 반란으로 칭하고 회의에서 도망친 국민의 힘은 국가의 주인, 국민이면 버림받은 것이 정녕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 현재 입장을 밝혀야 할 자리에 서서 칩거하며 대통령의 역할을 하지 않는 윤석열을 규탄합니다.
자신의 역할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탄핵 소추가 부결한 그날 밤 집에 돌아오니 전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국민을 생각하지도 않고 계엄령을 내려 내란을 일으킨 자가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 자리에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또 기다려 줌에도 회의장에 가지 않은 국민의 힘 의원들이 너무 미웠습니다.
지역 가르기의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투표만 하면 빨간색으로 가득한 대구 경북이 너무 원망스러웠고,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발급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주민등록증에 적혀 있는 대구광역시가 너무 미웠습니다.

저는 올해 총선 때 처음으로 투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온 선거 우편물들을 확인하고 학교에서도 생일이 지나지 않은 친구들한테 저는 투표권이 있다라고 자랑하고 들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변 어른들은 모두 저에게 그래봤자 여긴 대구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예상은 했지만 결과를 본 저는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압도적인 차이였습니다. 제 표는 한 표의 역할을 할 수 없었고 좋게 쳐줘야 상자의 표인 플러스 마이너스 0표였습니다.

제가 이곳에 나온 이유는 저의 한 표를 다시 한 표의 가치로 만들기 위해 더 이상 스스로를, 그래도 제 고향을 원망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또 잃어버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여기 정말 많은 분들이 모여 있는데 응원봉 정말 알록달록하고 예쁩니다. 여기 계신 청소년 분들 혹은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부모님 몰래 집안 몰래 나온 사람들 많을 것입니다. 아직은 대구 경북이 보수의 도시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연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정말 아름답고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응원봉의 다양한 불빛은 자유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불빛으로 길을 밝힙시다. 민주 국가의 정의로운 시민인 우리가 아름다운 모습 보여주면서 끝까지 함께 연대해 봅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