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육과정에서 다과목 지도의 발생 원인과 극복 방안

- 고교학점제 다과목 지도 어려움은 상대평가와 수능 부담 탓 - 2022 교육과정은 2015 대비 학점 설계와 평가 방식에 큰 변화 있어 -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학교 통폐합이 다과목 문제 해결 열쇠

2025-09-27     권혁선 전국수석교사협의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당곡고 '스마트컨설트 실무수업]

고교학점제로 다과목 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많다. 언론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쓴다. 그러나, 교육과정 분석을 통한 심층 조사 사례는 거의 없다.

2015 교육과정에서 탐구과목을 학년제로 6단위를 하던 학교에서 볼 때는 과목 시수가 증가한 것이 맞다. 2015는 기본 5단위를 기본으로 설계되었는데 일부 학교는 +1단위를 하여 6단위로 운영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는 –1단위를 해서 4단위로 운영했다. 이러한 차이로 1과목의 추가 이수 여부가 결정되었다.

6단위는 1학기 수업 3시간*2학기로 운영하였기 때문에 1학기 2단위*2학기인 4단위에 비해 교사 1인당 지도 과목 수가 적었다. 이처럼 2015에서도 교육과정을 어떻게 편성하느냐에 따라 다과목 지도에 따른 편차는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에 따라 컸다.

2015에서도 국.영.수 과목은 대부분 학기제로 운영하였다. 3학년에서 일부 학년제를 하기도 했지만, 다수는 아니다. 과목 명칭도 1학년을 제외하면 1, 2학기가 달랐다. 따라서 생기부도 두 과목을 작성했다. 이번 개정으로 학생부 기록은 학기말 마감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국영수 과목은 2015와 2022의 차이가 거의 없다. 대개 국영수 과목은 1학기 3~4과목으로 12~16학점 사이다. 전체 시수(학기당 29학점)의 44% 이내이다.

탐구 과목은 조금 차이가 있다. 대체로 학기당 3, 4과목을 편성한다. 10~12학점이다. 국영수와 탐구과목 합계는 20~24학점이다. 24학점 이상은 불가능하다. 다과목 지도로 힘들다고 해도 도시 학교에서는 교사 1인의 학기당 지도 과목은 2, 3과목이 대부분이다. 교총 조사 설문에서도 2, 3과목의 비중이 75% 정도이다. 그마저도 학교 교육과정에서 과목당 이수 학점을 조정하면 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과목 지도로 어려운 학교나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교는 교과목을 4학점으로 편성하면 선택과목와 교사 1인당 지도 과목도 모두 감소한다. 그런데 대부분 학교가 4학점이 아닌 3학점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였다. 1과목이라도 더 지도하려고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왜? 다과목 지도의 어려움이 있는데 말이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 학점제를 반대하는 교사의 대부분 학교도 3학점으로 탐구 과목을 편성했을 것이다. 상호 모순이다.

결론은 수능 때문이다. 수능에서는 사회와 과학 영역 모두를 요구한다. 1학년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범위라고 했지만, 실제는 2학년 과정인 일반선택까지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영역 하나만해도 물.화.생.지 4과목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게다가 대학들도 권장, 핵심권장의 형식으로 과목 이수를 요구한다.

그러면 사회영역은? 오늘 경희대가 2028 수시 대입 요강을 발표했다. 수시 학종에서 최저등급 기분으로 탐구영역은 2개 가운데 하나만 반영한다고 한다. 의학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탐구 영역의 진로선택은 석차등급과 성취도 가운데 높은 것 하나만을 반영한다고 한다. 탐구영역에서는 상대평가의 부담이 조금 감소할 듯하다.

학교마다 교육과정을 조금씩 수정해야 할 듯하다. 그런데 아직 다른 대학교는 아직 없다. 특히 지방 국립대들은 아무런 소식이 없다. 그러면 고등학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탐구 과목을 개설하면서 다과목 부담은 줄지 않을 것이다.

2015와 2022 차이점은 2015는 진로선택은 성취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였다. 다과목이지만 부담은 적었다. 하지만 2022는 상대평가이다. 그리고 성취도와 석차등급을 병기한다. 이전에는 성취도는 무시하고 석차 등급만 고민했지만 이제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점이 교사들을 당황스럽고 힘들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교사의 반발을 불러왔다.

간단하게 교사의 다과목 지도의 발생을 중심으로 2022학점제를 비판하는 교사의 관점을 고민해 보았다. 명확한 진단이 있어야 해결 방안이 가능하다. 결론은 다과목 지도에 따른 부담보다는 상대평가와 수능 시험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대학의 입시요강에 따라 일부 과목 선택의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자사고와 특목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렵다. 먼저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를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다과목에 대한 고민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상대평가를 해결하면 최성보는 다양한 교육과정 개설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다.

학점제 실시에 필요한 교사 충원 해결은 무조건 교사 증원이 아니라 학년당 10명 미만의 소규모 읍면 단위 학교의 통폐합까지도 포함하여 고민해야 한다.

고등학생은 초중학교 학생에 비해 문제없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다. 현재 만 6세 25만명이 중학교에 입학할 2033년이 머지 않다. 현재보다 학생 수가 20만명 이상 감소한 수치이다. 무조건 증원을 요구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우리나라의 재정 여건과 인구 추이로 볼 때 더 이상 확장이 아닌 현상 유지 혹은 축소 지향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