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 '사탐런 광풍' 최대 변수…황금돼지띠·N수생, 경쟁 격화

- 사탐 응시율 역대 최고치…"과탐 수능 최저기준 확보 어려울 것" - 재학생 급증에 N수생 규모는 여전…의대선발 축소에 최상위권 경쟁 치열

2025-11-12     이지민 기자
[출처=연합뉴스]

13일 시행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최대 변수는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로 대거 몰리는 이른바 '사탐런' 광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 급증에 더해 졸업생이 여전히 16만명 가까이 몰리면서 응시생이 작년보다 3만명 넘게 늘어난 것도 적지 않은 변수다.

◇ 사탐 응시생 비율, 역대 최고…"탐구영역 점수 예측 어려울 것"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13일 치러지는 2026학년도 수능에는 총 55만4천174명의 수험생이 응시한다.

특히 올해 수능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탐구 영역에서 사회탐구만 선택한 지원자는 32만4천405명(61.0%)으로, 지난해(26만1천508명)와 비교해 24.1% 급증했다. 사회탐구 1개 과목과 과학탐구 1개 과목을 선택한 지원자는 8만6천854명(16.3%)인데, 이 역시 전년(5만2천195명)보다 66.4% 뛰었다. 41만1천259명이 사회탐구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것으로, 전체 탐구영역 지원자의 77.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수능(62.1%)보다 15.2%포인트(p) 증가한 수치이자, 2018년 사탐 9과목 체제가 도입된 이래 최고치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사람은 12만692명(22.7%)으로 역대 가장 낮다. 지난해엔 전체 응시생 중 37.9%인 19만1천34명이 과학탐구만 선택했다.

이른바 '사탐런'이 올해 대입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사회탐구, 과학탐구 과목별 유불리 상황이 매우 커질 것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사탐런이란 자연계 학생이 과학탐구 대신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과목으로 갈아타는 현상을 말한다.

입시전문가들은 특히 과탐 응시생의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이 어려워지고, 정시 점수 예측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사탐에선 고득점자가 속출하면서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 인원이 늘어, 내신 변별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 '황금돼지띠' 재학생 급증했는데 N수생은 소폭↓…좁아진 대입 관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생 55만4천174명 가운데 재학생은 37만1천897명(67.1%), 졸업생은 15만9천922명(28.9%)이다. 작년 수능 대비 재학생은 무려 9.1% 증가했고, 졸업생은 1.2% 감소했다. 응시 총인원은 작년보다 3만1천504명이나 늘었다.

재학생 응시생이 급증한 것은 '황금돼지의 해'인 2007년 출생자(현 고3)가 예년보다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졸업생 응시자는 올해 약간 줄었는데 이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 응시자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따라 지난해 16만명을 돌파하며 2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

졸업생 응시 지원자 중에는 대학 입학 후 1학기를 마치고 재수에 뛰어드는 '반수생'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이 추정한 반수생은 9만2천390명으로 작년(9만3천195명)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이는 평가원이 자격별 응시자 수를 공개한 2011학년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재학생 급증에 N수생 역시 역대급 규모를 기록하면서 올해 수능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대 문(門)을 넘기 위한 자연계 최상위권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전국 39개 의과대학은 2025학년도보다 1천487명 적은 3천123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데 따른 것이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수능 응시인원 자체가 지난해보다 많아져 전반적으로 고득점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그러나 의대 모집인원은 증원 전으로 돌아가면서 최상위권의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