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턴트 조성원 "자신만의 드라마를 만들라"

   
▲ (주)이매진팩토리 조성원 대표

이번 직업인 인터뷰이는 13년째 대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는 기업 컨설턴트인 (주)이매진팩토리 조성원 대표입니다. 조 대표는 "A에서 힌트를 얻어 B에 적용하는 사고방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그런 사고가 필요하니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학교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를 바꾸려면 시간과 사람을 바꿔 사용해보라"고 제시합니다.

Q: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A: (주)이매진팩토리 대표 조성원(43세)입니다. 중3 아들과 초6 딸을 둔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제 직업은 경영 컨설턴트입니다. 청소년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네요.

[주요 경력]
현)
(주)이매진팩토리 대표이사
(주)농심 경영혁신 자문

전)
마케팅 위즈 마케팅 이사
(주)SSMI 컨설팅 사업부 이사
(주)식스시그마경영연구소 이사
사이버에듀(Cyber EDU) 교수
KT 고객서비스본부 서비스기획팀 과장

1997년 인하대학교 통계학과 졸업반일 때 당시 국가경제가 기울어져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을 때입니다. IMF로 인해 대학교를 졸업하면 지금 같은 피나는 경쟁 없이도 무난하게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패러다임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 당시 대학 졸업자들처럼 저 역시 26군데에 입사원서를 넣었지만 불러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길을 가다가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했죠. 당시 매우 인기 있었던 직장 가운데 하나인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공채가 눈에 들어와 바로 공사전문 학원을 등록하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사상 유례가 없는 163대1의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발령이 나지 않아 회사에 연락해 보니 발령이 언제 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랬던 제가 지금은 경영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Q: 그 동안 몸담았던 직업은?
A: 첫 번째 직업
합격은 했는데 발령이 나지 않으니 연락을 기다리며 놀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백수생활을 할 때는 그래도 합격은 했기에 다른 백수 친구들보다는 조금 으쓱하긴 했습니다. 한두 달 놀다보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는데 이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화장실 청소까지 해줘가면서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습학원의 수학선생님 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힘들게 얻은 아르바이트 자리이니 만큼 정말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학부모 상담도 열심히 했더니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가지고 갈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학원을 그만두었지만, 이 때 제가 남을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직업
그 후에 일본에서 주방장을 하고 돌아온 사촌형이 강남역에서 로바다야키(일본식 주점으로 식사와 술을 파는 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그 가게의 운영을 맡아서 했습니다. 그때 자영업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단골손님도 만들고 열심히 운영하던 차에 KT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아버지가 기업을 좀 배워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해 주셔서 저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KT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KT에 입사하면서 저는 딱 5년만 회사를 다니고, 나와서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말이죠. 이렇게 해서 세 번째 공식적인 직업은 대기업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Q: 자신이 현재 하는 일과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168대 1의 경쟁을 뚫고 들어간 KT, 1년이 넘는 대기발령 끝에 입사한 KT, 그러나 제 생각처럼 멋진 직장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멋진 직장은 내가 만들어간다고 결심하고 나에게 주어진 일 이외에도 새로운 일을 찾고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기업경영의 생태계, 경영시스템, 마케팅, 영업 등 기업경영의 많은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제가 잘한 것이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회사 외부의 인적, 지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다른 회사사람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주말과 휴일에 모여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회사 안팎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외부 컨설턴트와 일할 기회들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함께 일하면 일을 할수록 그들보다 내가 더 컨설팅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유명한 컨설팅회사에 노크를 해봤지만, 당시 스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곳 중 하나가 컨설팅회사라서 제가 입사하기에는 그리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장 실현가능성은 없어보일지라도 언젠가는 직접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이때가 5년 3개월 차였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지금은 13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모레퍼시픽, 농심, 서울아산병원, KT, SKT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말이죠.
 

   
 

Q: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어떤 것인가요?
A: 기업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업에 투자하고 실행하여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성장시켜 나가야 새로운 고용이 창출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여 생활의 질을 높여나갈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여주는 일과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을 찾아 기업에 컨설팅을 합니다.

기존에 잘 안 되던 사업이 있었다면 이를 어떻게 잘 되도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을 새로 만들어 주는 일도 합니다. 특정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주거나, 요즘 유행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제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제가 하는 컨설팅이 기존의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나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것들이다 보니 기업 경영인이나 실무자들에게 강의도 많이 합니다.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 수만 해도 500개, 강의 회수도 2,000여회에 이를 정도입니다.

컨설턴트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학 강사를 하면서 발견한 남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재능발견, 장사를 해보면서 알게 된 돈의 흐름과 규모, 단골고객의 중요성, 회사 생활을 해보면서 배운 기업경영시스템, 사업전략, 마케팅 전략, 대학에서 전공한 통계학에 대한 지식 등 이런 다양한 경험이 경영 컨설팅이라는 직업에 수렴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현재 일하는 환경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컨설턴트는 지식, 트렌드, 경험 등을 항상 남보다 앞서 빨리 그리고 먼저 배워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접근이나 경험이 한정적이었고 새로운 지식이 나와서 전파되는데 1년 이상 걸렸다면, 지금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인해 단 몇 시간 안에 전파되고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설턴트는 남들이 다 공유할 수 있는 정보(Information)에서 지식(Knowledge)을, 또 지식에서 지혜(Wisdom)를 발굴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훈련된 사고법과 재능이 필요하고, 프레임사고를 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스스로 프레임을 깨고 생각하는 방법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얼마 전 중3인 아들 친구가 선생님한테 자존심 상하게 혼난 후 무단결석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무단결석을 한 건 학생의 잘못이 확실합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해줬습니다.

“OO야,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가 뭐니? 선생님 때문이니? 교장과 교감 선생님들의 자리 때문에 있는 게 학교가 아니다. 학생이 있기 때문에 학교가 있는 거야. 바보야, OO중학교의 주인공은 바로 학생이야. 바로 너라고.근데, 주인인 네가 왜 학교를 안가는 멍청한 짓을 하는 거지?”

물론, 이 대화 앞과 뒤에는 학생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깔려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학생의 고정된 프레임을 깨줘야 한다는 것이었죠.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며, 네가 곧 학교의 주인이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컨설턴트 직업을 갖기 위해서 길러야 하는 능력과 전망은 어떤지요?
A: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가 컨설팅이라고 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믿음직한 누군가에게 기대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고 싶어 하지요.

예전에 장래 희망이 컨설턴트인 어떤 고등학생이 제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해외 MBA를 무조건 나와야 하는지, SKY를 꼭 가야 하는지 등등 말이죠.

저는 SKY도 해외 MBA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가 컨설턴트는 그런 길을 가야만 한다고 규정하였나요?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지금의 중고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학벌은 더욱 필요 없을 것입니다.

미래학자들에게 미래에 없어질 것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대학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대학이 실제 없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학력은 점점 무의미해질 것임은 확실합니다. 무슨 대학을 나왔냐가 아니라 무엇을 해 봤냐, 무슨 경험을 해본 사람이냐, 무엇을 잘하냐 등등이 더욱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컨설팅은 로봇이 대체하기 힘든 분야 중 하나입니다. 컨설턴트는 수행능력(Capability)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역량(Competency)을 갖춘 사람이어야 합니다. 수많은 정보(Information)에서 지식(Knowledge)을 만들어 내고,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지혜(Wisdom)를 도출해 제시해 주는 컨설턴트만의 핵심 수행능력(Core Competency)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대체하기 힘듭니다.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역량 가운데 하나는 아날로지(Analogy) 역량입니다. 아날로지란 쉽게 말해 A에서 힌트를 얻어 B에 적용하는 사고방법입니다. 이런 능력이 고도의 컨설팅에서 필요한 능력이며 다른 직업군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도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바뀔 수 있습니까?
A: 컨설팅은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 컨설턴트는 매우 특별한 존재여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과 스피드로 항상 공부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지적 호기심과 지능이 높아지고, 때로는 법, 의학 등 특정분야 전문가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됩니다.

지금은 실제 기업의 주요 프로젝트를 담당하지만 지금보다 나이가 더 든다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형태보다는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일을 쉽게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해주는 형태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초·중·고·대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A: 머리 좋은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못 따라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못 따라간다는 말이 있지요, 얼마 전 중학생 아들의 중간고사 시험지를 보고 크게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점수가 낮아서가 아니라 제가 중학교 때 보던 시험지랑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육으로는 희망이 없습니다.

한 반 30명 학생 모두가 전 과목을 다 잘해야 하나요? 전 과목의 점수를 다 잘 받는 학생이 모범생이고 우등생인가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그게 무슨 과목이든 배우는 방법과 방식을 가르쳐 주고, 학생들은 어떻게 배우는지 학습이 되어 있으니 나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게 생기면 그게 수학이든 음악이든 즐겁게 배우면 됩니다.

저는 통계학을 전공했어요. 학교에서는 사실 전공과목에 흥미가 별로 없어서 겨우겨우 시험통과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대신 이과생들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프랑스 문화의 이해, 영화의 이해 등 교양과목을 많이 들어 담당교수님에게 꾸중을 듣기까지 했죠.

통계학 과목중 SPC(통계적 공정관리)에는 Tolerance(허용범위)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근데 저는 프랑스 문화라는 과목에서 ‘똘레랑스’라는 관용에 대해 배웠습니다. 전혀 다른 과목이지만 품질공학에서 이야기하는 ‘Tolerance’를 프랑스 문화에서 배운 똘레랑스랑 비교하여 이해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주곤 합니다.

실제 제가 통계학을 나름대로 섭렵한 것은 대학이 아니라 회사입니다. 회사에 입사하니 통계분석이 필요했고 그때 전공서적을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필요하고 흥미가 느껴지니까 4년 동안 배워야 했던 것을 1년 남짓 만에 독학했습니다.

이렇듯 공부는 필요나 흥미가 느껴질 때 하는 것이 그 효율과 효과가 배가됩니다. 그래서 청소년기에는 일부러라도 좋아하는 과목을 몇 개 만들어 놓는 게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코스프레’라도 해야 합니다. 가만히 기다려서는 필요성도 못 찾고 흥미도 생기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에 흥미가 없거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공부를 포기하고 그 시간에 무엇을 하나요? 공부를 안 하거나 못하는 것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포기하는 것은 안 됩니다. 왜냐하면 공부를 못하는 것은 인생 낙오가 아니며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주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에 흥미가 느껴지나요? 아니면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요? 이런 것은 어두운 PC방이나 노래방 등에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무엇인가에 절망스럽거나 힘겨운 수능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거나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지금부터 말한 대로 실행해 보시길 바랍니다.

1) 지금 당장 만나는 사람을 바꿔보십시오
늘 학교나 학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만나는 사람만 만나서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기 힘듭니다.

2) 시간을 달리 써보세요
오전 7시부터 8시 사이에 무엇을 하고, 오후 10시부터 12시 사이에 무엇을 하나요. 아마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에는 등교준비를 하거나 늦잠을 잔다거나 했을 겁니다.

지금부터는 그 시간에 지금까지 했던 일 말고 다른 일을 해보세요. 가령 그 시간에 운동을 한다거나(운동을 하려면 기상시간에 변화를 줘야겠군요), 일정계획을 수립한다거나, 아침을 먹는다거나 등등 말이죠. 만나는 사람과 시간을 달리 사용하는 방법 외에 사람이 바뀔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초·중·고·대학교 시절을 통틀어 컨설턴트는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건 탁월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를 수는 있어도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선수여야 합니다.

학창시절에는 좋아하는 무엇이 생기면 내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세요. 머리가 좋은 사람은 그만의 방식으로, 이해가 느린 사람은 또 그만의 방식으로 말이죠.

Q: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살라고 해도 현재까지 살아온 인생보다 더 잘 살 자신이 없기 때문에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가 없단 뜻입니다.

그래도 돌아가서 바꾼다면 당시 소심한 저의 성격 때문에 못하고 허송세월했던 시간이 아까워서 아마도 해외여행 경험을 많이 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 과정의 경험이 나비효과처럼 엄청난 파장을 가지고 올 수도 있을 테니까요.
 

   
 

Q: 10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A: 지금 같은 기업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10년 후에도 컨설팅을 계속 하고 있을 겁니다. 또한 현장에서 경험했던 지식들을 활용하여 저만의 이론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요?

Q: 진로는 정말 학생들에게 난감한 문제입니다. 어떻게 설정하는 게 좋을까요?
A: 제 직업은 경영컨설턴트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 의사나 판사가 되라는 말씀을 해주셨지만 경영컨설턴트가 되라는 말씀을 해주시진 못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미래에 제 자식들이 가질 직업은 과거와 현재에는 없었던 직업일 수도 있고, 있었지만 제가 잘 몰랐던 형태의 직업일 수도 있습니다.

대학 졸업반 때 일이었는데 교수님이 ‘너는 어떤 일을 하고 싶냐’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 진학, 고등학교 졸업하면 대학 진학,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라는 생각 외에는 없었을 정도로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과 취업만이 사고의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진로를 고민해볼 여유가 없었죠.

또한 너의 꿈이 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는 교육 역시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교수님께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싶냐고요?”라고 반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Our Strategy is to have more at bats per unit of time and effort than anyone else in the world’(우리의 전략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단위시간과 노력에서 더 많은 시도를 해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나이키라는 회사 슬로건은 ‘Just Do It’입니다. 저는 21세기에는 이런 방식이 여러분의 진로 찾기에 더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짧게는 1주일이어도 좋으니 진로와 관련해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조금 이라도 흥미가 있는 분야가 있으면 바로 도전하고 경험해 보세요.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Q: 자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가훈을 ‘Do the Right Things’ (옳은 일을 해라) 라고 정했습니다. 공부는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어요. 운동도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과정입니다. 이걸 늘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마음에 들 수도 안 들 수도 있어요. 밤 새워 열심히 공부했는데 시험점수가 잘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어도 그 과정은 자신의 힘과 의지로 컨트롤 가능합니다.

한 번 현재 자신의 관심사를 가지고 아래 매트릭스에 기입해 보세요.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았다면 Best일 것입니다. 그러나 과정은 좋았지만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과정은 나빴는데 결과가 좋게 나온 A 케이스입니다. 이럴 때 사람은 자꾸 요행만 바라게 됩니다. 한두 번은 통하겠지만, 마라톤 같은 인생에서 곧 좌절을 맛보게 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0살에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를 보고 진로를 결정하기 보다는, 30살에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진로를 결정 하는 게 좋습니다. 20살의 모습을 결과물로 생각해 보면 어느 대학에 가느냐를 가지고 성공과 실패를 얘기합니다. 그러나 좋은 대학 가면 성공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것인가요?

30살의 모습을 떠올리면 훨씬 다양한 그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원하는 일을 하는 모습,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원하는 일을 하는 모습 등 두 경우 다 30살의 모습을 그리면서 진로를 결정해보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에 같은 인생은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잘났건 못났건 여러분 인생은 한 편의 유일무이한 드라마입니다.  여러분의 드라마를 재미있게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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