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한 고민을 놓지 말고 사람답게 성장하세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한국항공대 항공교통학과 박상현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창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24살 박상현이라고 합니다.

입학할 때 전공이 학부여서 여러 가지의 전공 중에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항공교통물류우주법학부는 항공교통학과, 물류학과, 우주법학과 이렇게 3가지 세부 전공으로 나누어집니다. 세부 전공은 2학년 1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에 선택하게 됩니다. 저는 세부전공으로 항공교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직업에 대한 꿈은 항공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여서 공부해 보고 싶었습니다. 군대에서 관제병으로 근무했었는데 특기와 전공이 일치하기 때문에 제 적성과 진로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생 시절에는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잘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공부는 됐으니 그냥 바르고 솔직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부모님의 바람대로 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친구관계도 좋았고, 선생님들 기억에도 좋은 학생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공부와 관련해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원래 저는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학생이었는데, 중학교 3학년 2학기 마지막 내신에서 욕심이 났습니다.

그때는 외고나 과고 준비생들이 고등학교 입시가 끝나 다들 공부를 안 하는 분위기였는데 그때 공부를 하니까 성적이 괜찮게 나와서 3학년 2학기가 중학교 생활 통틀어서 가장 잘 본 시험이 됐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잘 나오는 것에 대한 희열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후 고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그 때의 희열을 간직하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 학교 교정에서

고등학교 때는 모의고사, 수능이 고민이었습니다. 내신은 어떻게 공부를 하면 되겠다는 게 잡혀 있는데 모의고사나 수능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고, 공부를 해도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답이 안 보였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해결은 못한 채 졸업을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재수를 하면서 조금은 그 해답을 찾았던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재수를 추천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라 재수도 좋은 경험이긴 하지만 고등학교 때 시행착오 없이 한 번에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좋겠죠.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고등학교 내신은 전학년 전과목 통산 1.7점대였고, 대입에 들어가는 주요과목 내신은 1.3점대였습니다. 대학은 정시 나군으로 합격했습니다.

제가 입학할 당시에 한국항공대학교는 정시 ‘나’군을 내신+수능으로 평가했습니다. 내신은 수업시간에 잘 듣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수학이나 영어는 학원을 다니면서 더 배웠고, 시험기간이 되면 더 열심히 공부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수능은 고등학생 때는 어디서부터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막연하게 학원을 다니고 인강을 들었습니다. 언어영역, 수리영역, 외국어영역은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했고, 사회탐구영역은 인강을 활용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사회탐구영역 선택은 윤리와 사상, 국사, 경제, 사회문화 이렇게 했습니다. 명칭들이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영역 모두 예전 교과과정이라 명칭이 조금 차이가 있는 점 양해바랍니다.

수능 성적이 잘 안 나와서 다음해에 재수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재수학원에서는 내신은 끝났으니까 수능만 준비하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특히 계획을 짜서 공부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줬는데 저는 다른 형태로 변형시켜서 활용했습니다. 손에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빈 종이에 오늘 할 일을 쭉 적어두고 끝나면 빨간펜으로 지워가면서 ‘이거 했구나, 이것도 했구나.’라고 점검하면서 다녔습니다.

재수 기간에 가장 위험한 시기는 자신이 웬만큼 공부가 되었다고 느낄 때입니다. 공부를 이 정도만 해도 수능을 잘 볼 것 같다는 생각에 작은 공부들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수능날 원하는 성적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언어적 감각이 있거나 하는 친구들은 언어, 외국어 공부를 따로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방심을 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올가을 학교축제 무대에서 노래 실력을 뽐내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대학이나 학과 선택에 고민을 많이 할 텐데요. 본인의 적성에 맞고 더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택을 했으면 후회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나아갈 길은,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대학교와 학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대해 너그러웠으면 합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아무도 공부 안할 때 공부를 한 제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그때 공부를 통한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선택의 폭도 좁아졌을 것이고, 공부 외적인 고민들을 많이 했을 거 같습니다. 그때의 선택으로 지금 이렇게 후배님들에게 조언도 줄 수 있게 돼 기쁩니다.

후회가 되는 것을 다양한 활동을 못해본 것입니다. 대학교에 진학하니까 저와는 다른 방법으로 학교에 진학한 친구가 있더라고요. 입학사정관으로 입학한 케이스인데,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공부 외에 저렇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도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나 제 세상은 학교가 전부여서 학교 밖의 다양한 사람들을 못 만나본 게 아쉽습니다.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학생신분일 때는 공부가 본업이어서 공부에 매진하지만 뜻대로 안 될 때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겁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사람답게 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이 잘 나오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그런 곳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사람답게 성장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르게 생각하고, 표현하고, 행동할 줄 안다면 사람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완벽하진 않지만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자신을 표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이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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